[커버스토리 = 주 52시간 근로시대, 생산성 높이는 50가지 방법]
-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생산성 높이는 30가지 방법 PART1 시공간을 혁신하라
[생산성 높이는 50가지 방법①]팀원 간 물리적 거리를 좁혀라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3%의 개선은 직원 혼자서도 실현할 수 있지만 생산성을 30%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일본 최고의 조직 혁신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생산성’의 저자인 이가 야스요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보다 경영자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52시간 시대, 생산성 혁신을 위해 경영자가 할 수 있는 혁신 개선안 30가지를 공개한다. 그 첫 시작은 ‘시공간’의 혁신이다.

01. 팀원 간 물리적 거리를 좁혀라

하루 8시간, 많게는 주52시간. 당신이 사무실에 머무르는 시간이다.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분야는 바로 ‘공간’이다. 지금 당장 사무실을 한 번 살펴보자.

팀원 간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은가. 독일 145개 소프트웨어 개발팀 285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무 공간 내 팀원 간 물리적 거리는 의사소통은 물론 팀워크와의 협업, 구성원 간 친밀도를 결정하는 요소라는 것이 증명됐다.

공간 관리를 분석한 문헌들은 자신의 시야에 팀원(혹은 팀장)이 들어오는지 여부가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므로 서로의 ‘시야’ 안에 배치할 것을 주문한다.

▶등을 맞대는 ‘배향(背向)식’ 대신 ‘대향(對向)식’ 구조로 사무 공간을 설계하자.

◆02. 그날그날 자리 배치를 바꿔라

일본의 혁신 기업 유니클로의 사례는 보다 극단적이다. 직원 간 물리적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직원의 개별 책상을 없애고 그날그날 해야 할 업무나 함께 일해야 할 팀에 따라 자리 배치를 달리했다.

직원 스스로 업무에 맞게 적절한 장소와 사람을 직접 고민하고 자리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공간을 개혁한 후 유니클로의 직원들은 전보다 더 자주 모였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공유했다. 직원이 늘고 줄었을 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유니클로’의 저자 김성호 솔로몬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각자 자기 구멍 속에 들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무실은 ‘죽은’ 사무실이다.”

▶각자의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사무실로 구성해 보자.

◆03. ‘따로 또 같이’를 허용하라

업무에 ‘협업’만 있는 것은 아닐 터. 개방적인 사무 공간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독립된’ 사무 공간이다. 사무 공간의 개방성으로 상호작용을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업무 집중도를 방해하거나 직원들의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미국의 사무 가구 제조사인 스틸케이스는 독립된 사무 공간을 ‘시간 단위’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업무 몰입을 높인다. 공유 오피스 위워크 역시 공중전화 부스처럼 1인 공간을 제공해 개인의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

▶폰 부스처럼 꽉 닫힌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시간 단위로 예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04. 난(蘭), 버리지 마라

자리 배치만큼 중요한 것은 시각적 환경이다. 사무실이 어떤 색으로 꾸며지고 어떤 소재 등으로 구성됐느냐에 따라 업무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다.

생산성 제고와 시각적 환경의 연관 관계를 분석한 논문들은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등 가공된 소재보다 나무와 같은 자연 소재 재질이 창의성 발현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또 사무 공간에 식물이 많을수록 더 높은 업무 성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색채도 중요하다.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에는 파란색이 효과적이며 세세한 작업을 하는 데는 빨간색이 더 효과적이다.

▶녹색식물을 놓아 두자. 햇빛 없이도 잘 자라는 식물로 테이블야자·산세비에리아·엽란 등을 추천한다.

◆05. 공간의 개념을 확장하라

주52시간 시대에 ‘스마트 워크’ 운동이 확산되면서 유연근무제도도 보편화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는 기존 법정 노동시간 안에서 노동시간이나 장소에 유연성을 더해 직원 개개인별 자율성을 강조한 근무 방식이다.

예컨대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을 조정한 시차출퇴근제 △주 40시간 내에서 1일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탄력근무제 △노동자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제도인 재택근무제 △출장지·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원격근무를 사용해 출근하는 원격근무제 등이 있다.

유연근무 도입 시 이윤율은 높아지고 이직률과 결근율은 낮아질 것이다.

▶관리자의 눈에서 멀어진 원격 근무자들은 오히려 더 많이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

◆06. ‘무엇을 하지 않을까’를 결정하라

“한 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다.” 몽골제국의 명재상 야율초재의 조언은 8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하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업무를 추가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새로운 일에 착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관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불필요한 업무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다.

일본의 광고업체 사이버에이전트는 일명 ‘버리는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사내 관행을 32건이나 폐지했다. 업무 시간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병목현상까지 줄이는 일석이조를 거둘 것이다.

-경영자 주최의 ‘버리기 회의’를 반기별로 개최하자.

◆07. 4일의 ‘미팅 없는 날’을 만들어라

당신이 ‘버리는 회의’를 개최한다면 무엇을 먼저 버릴 것인가.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무의미한 회의가 생산성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프로그래머이자 벤처기업 투자가인 폴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미팅은 될 수 있으면 특정 요일에 몰아서 잡고 가급적 한 번도 미팅이 없는 날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하루에 한 시간씩 미팅하는 것보다 차라리 미팅을 하루에 몰아 4일의 미팅 없는 날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말이다.

관성적 회의로 인한 시간 낭비를 덜기 위해 주간·월간 등의 정례 회의를 없애고 필요할 때만 회의를 개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반드시 필요한 회의라면 ‘타이머’를 준비해 예정된 시간을 넘기지 말자.

◆08. 자료 설명을 금지하라

“자료 3쪽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혹시 생산성 제고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면서 임직원 앞에서 회의 자료를 읽고 있지는 않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회의 방식을 재검토해 보자.

조직 혁신 전문가는 회의 시간에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일은 자료를 준비한 사람이 그 자료를 설명하는 데 허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회의 시간에 자료를 미리 배포하고 훑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자료를 한 장씩 넘기면서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 시간적으로나 생산적으로나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자료 설명은 이제 그만, 질의응답으로 대체하자.

◆09. 프레젠테이션 없이 회의하라

2016년 3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파격 실험’이 시작됐다. 회의 자료로 PPT(파워포인트)를 없애고 그 대신 모든 보고서를 간단한 엑셀로 만들거나 손으로 적도록 하는 이른바 ‘제로 PPT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PPT 금지령’이 내려진 두 달 이후 정 부회장의 소회는 다음과 같다. ‘△보고서들이 대부분 한두 장으로 짧아지고 다 흑백이다 △회의 시간이 짧아졌다 △논의가 핵심에 집중된다 △다섯 가지 원칙, 세 가지 구성 요소 등 PPT 그림을 위해 억지로 만드는 말들이 없어졌다 △연간 5000만 장에 달하던 인쇄 용지와 잉크 소모가 대폭 줄기 시작했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한두 장으로 줄이거나 없앤다면 본말전도를 예방할 수 있다.

◆10. 보고서나 계약서의 길이를 줄여라

보고서나 계약서도 마찬가지. 하루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계약서 양식을 만드는 데 쓰고 있지는 않은가. 세계적인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100쪽 분량의 계약서 길이를 20쪽으로 줄임으로써 운영과 관리에서의 시간 효율과 비용을 절감했다.

보고서를 간결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지엽적인 내용 기술을 지양하고 특정 문제의 핵심 원인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내용의 개선 대책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실행할지 구체적으로 기술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1페이지는 무성의한 것이 아니다. 페이지 수를 늘리기 위한 파워포인트의 오용과 분석 기법의 남발이 더 문제다.

◆11. ‘진짜’ 전자 결재를 실현하라

최근 절대 다수의 기업들이 대면 보고 대신 ‘전자 결재’ 시스템을 기본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앞으로 원격 근무와 유연근무제가 확산되는 주52시간 시대에서는 전자 결재의 활성화가 더욱 빠르게 이뤄질 터.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기업들에서는 실제로 대면 보고 후 결재만 전자로 이뤄지는 곳이 적지 않다.

조직 혁신 전문가들은 의사결정권자의 결재를 받기 위한 사전 조율과 합의, 결재 과정이 지나치게 많고 복잡하다면 전자 결재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자 결재의 실효성을 다시 생각할 때다.

▶전자 결재의 승인 단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GE는 모든 승인 단계가 기안자의 상사와 상사의 상사, 즉 2명의 서명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생산성 높이는 50가지 방법①]팀원 간 물리적 거리를 좁혀라

◆12. 의사결정은 70% 선에서 끝내라


의사결정이 느려지는 것은 조직 규모가 클수록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거대 조직을 이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진 곳이 있다. 바로 세계적 혁신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70% 정도의 정보가 모인 시점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조직에 속도를 부여한다. 100%의 정보를 모으는 데 드는 시간과 역량을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에너지와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이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100%보다 70%에서의 시점이 복구비용이 훨씬 적고 궤도 수정도 빠를 것이다.

▶'완벽함만 추구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Perfect is the enemy of good).’

◆13. e메일에도 ‘상한선’이 있다

e메일이 쌓이는 만큼 직원의 업무 피로도도 쌓인다. 수신함 용량이 적은 경우에는 메일을 삭제하는 데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쓸 수도 있다. 이러한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 영국의 멀티미디어 기업인 텐알프스는 오전에 e메일을 보내고 받는 일을 금지했다.

직원들은 e메일 없는 시간 동안 수신함과 씨름하는 대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얻었다. ‘집중근무시간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상상외로 e메일과 전화 업무가 직원들의 중요한 일을 방해하는 데 사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롯이 본인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집중 근무시간을 도입하는 것도 좋다.

◆14. NNTR을 활용하라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뒤 산더미처럼 쌓인 e메일로 고통 받은 적이 있는가. 컨설팅 업체 퓨처싱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심플, 강력한 승리의 전략’의 저자 리사 보델은 상대방이 응답할 필요가 없는 참고용 e메일을 보낼 때 ‘NNTR(No need to resopnd)’, 즉 응답할 필요가 없다는 이 문구를 기재할 것을 권고한다.

독일의 헬스 케어 기업인 머크의 한 사업부에서는 NNTR을 기재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e메일을 20% 감소시켰다.

▶참조(CC), 응답할 필요 없음(NNTR) 등 e메일에 상용화할 수 있는 표현들을 제목에 기재해 보자.

◆15. 신입 직원의 교육 시간을 줄여라

“뽑으면 무얼 해. 반년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고 마는 걸.” 많은 기업들이 신입 직원의 퇴사를 우려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신입 사원의 이직으로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해당 인력의 1년 치 연봉에 해당한다. 신입 직원의 이직을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교육 시간’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

길고 지루한 오리엔테이션 대신 근무하면서 틈틈이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의미다. 오리엔테이션은 근무 시작 1개월 후 기본적인 업무 내용과 질의응답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도 늦지 않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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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