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투자 변곡점’… 다시 짜는 2019 재테크 전략]
- 서울·지방 양극화 심화 전망
- “장특공제 대상 축소로 투자 수요 급감” 주장도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그래도 서울 집값은 내년에도 오른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언제까지나 달아오르기만 할 것 같았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지난 9월 이후 빠르게 식었다. 정부의 계속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까지 더해진 결과다.

이 때문에 최근 주택 수요자들이 내년 집값 하락을 우려해 내 집 마련을 미루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 악화에도 주택 보유자들이 매도 호가를 좀처럼 낮추지 않아 매수자들이 선뜻 거래에 나서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거래 절벽’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항상 굴곡진 흐름을 보여 왔다. 더욱이 올해처럼 불확실성이 대두되던 시기에는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였다.

한경비즈니스는 다양한 부동산 전문 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내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펴봤다.

◆ 지난해엔 ‘틀린’ 부동산 전망, 올해는

우선 부동산 기관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그 어느 해보다 신중하게 그리고 보수적으로 분석했다. 올해 시장이 극심한 혼돈을 겪어 1년 전 내놓았던 예측이 크게 어긋났던 영향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11월 29일 ‘2019년 주택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정부 규제 정책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거래·공급 모두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금리, 공급량, 가계 부채, 입주량 등의 변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집값 예측에 대해선 서울 상승 폭 둔화와 경기도·지방의 하락세 지속으로 전국 매매가격이 0.4% 하락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은 입주 물량 감소로 하락 폭이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은 올해 대비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잠재된 상승 압력 요인으로 매매 1.1%, 전세 0.3%의 강보합세를 전망했다.

특히 주산연은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단독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를 상쇄해 전국 주택 가격 하락 수준은 현장에서 체감되는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11월 초 2019년 전망을 발표한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역시 2019년은 거시경제 상황이 자산시장을 압도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나 홀로 강세’가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이 밝힌 2019년 예상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마이너스 1.1%, 수도권 역시 0.2% 뒷걸음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전문 기관들의 전망과 분석은 선택과 판단을 내리는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 내놓은 이들의 추정치는 실제 시장 움직임과 크게 어긋났다.

특히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에 대한 전망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건산연은 당초 올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제자리걸음, 주산연은 약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까지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3.0% 올라 2010년대 들어 10월 누계 기준으로 2015년(3.8%)에 이어 둘째로 높다. 전문 기관의 전망을 믿고 수도권 집을 팔았다면 낭패를 본 셈이다.

이처럼 전문 기관들의 전망이 틀린 것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정부 규제가 있었다. 4월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등으로 잠시 수그러들었던 시장이 3분기 들어서자 풍부한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활화산처럼 솟구쳤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국 단위의 집값 예측은 의미가 없어질 정도였다. 당초 올해 집값이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던 건산연 관계자는 ‘엇나간 예측’을 인정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올 한 해가 주택 시장의 초양극화로 정부와 민간의 갈등·대립이 이어져 오며 시장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들 기관들은 정부의 주택 관련 대출 규제와 양도세 강화 등으로 내년 거래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산연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올해(90만 건 예상)보다 6% 정도 줄어든 85만 건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주택 가격이 조정되는 서울·수도권에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 공급량도 올해보다 10~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봤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그래도 서울 집값은 내년에도 오른다?
◆ 불확실성 더욱 커져

반면 부동산 시장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리서치 연구원, 애널리스트, 칼럼니스트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총 5명에게 물어본 결과 ‘상승’ 1명, ‘보합’ 1명, ‘강보합’ 2명, ‘하락’ 1명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데다 불확실성이 높다 보니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승을 전망한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서울 아파트 값이 8% 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은 “규제는 올해와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결국 아파트 값은 올랐다”며 “9·13 대책 효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된 것을 볼 때 내년 상승 폭은 줄겠지만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3기 신도시처럼 호재가 있는 지역은 규제가 상승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규제 부작용으로 비규제 지역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보합세를 전망한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변수에다 12월 보유세 국회 통과 여부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등 시장이 어지러운 상황”이라며 “당장 내년 집값을 예측하기조차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확실한 것은 집값이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보합을 예측한 전문가는 아기곰 칼럼니스트와 정민하 부동산지인(부동산 시장 빅데이터 분석 업체) 대표다.

아기곰은 “내년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서울은 오르고 지방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현재 정부의 정책이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양도세 부과나 임대 사업자 등록이라는 정책이 반대로 집을 못 팔게 하는 정책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는 지방에선 주택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져 하락하겠지만 서울에선 팔면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기곰은 지방은 하락세, 서울은 2~3%대의 강보합을 예측했다.

정 대표 역시 강보합을 전망했다. 정 대표는 “지방과 서울, 고가 주택과 중저가 주택 사이에 가격 차가 더 벌어질”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서울은 집값이 높은 지역이 여럿 있기 때문에 1~3% 사이의 강보합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일하게 하락을 예상했다. 하락 예상치도 생각보다 많은 8%대로 봤다.

채 애널리스트는 “서울 집값도 내년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9·13 대책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 요건에 ‘공시 가격 6억원 이하’라는 금액 기준이 새로 생겼는데, 서울 주요 지역의 85㎡ 이하 물건 중 상당수가 공제 대상에서 빠지게 돼 투자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장기적으로 소형 평형 인기 높아질 듯

부동산 시장 가격 전망과는 별개로 주택 시장 트렌드의 변화 흐름도 알아봤다. 투자를 염두에 둔 주택 구매자라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보여 온 주택의 선호 유형을 살펴보면 정부가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를 시행해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보였다.

부동산114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서울 아파트 집값 상승률 중에서 전용면적 60㎡ 이하의 아파트가 평당 매매가 상승률 39%를 달성,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양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의 청약 성적이 두각을 보인다. 지난 3월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영등포 일대에 분양한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46㎡의 청약 경쟁률은 915.5 대 1로 전체 평균(79.9 대 1)보다 11배 높았다.

지난 6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분양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40㎡의 청약 경쟁률도 78 대 1로 전체 평균(7 대 1)보다 약 11배 높았다. 최근에는 60㎡ 미만 소형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인 가구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은퇴한 고령층도 부동산 시장의 수요층이다. 따라서 소형이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편의 시설이 강화된 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주택 값이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이들을 위한 주택은 여전히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소형 아파트의 공급이 많이 늘긴 했지만 1~2인 가구 추세를 따라가긴 부족해서다. 소형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은 상태로 앞으로도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생산 인구보다 부양 인구가 늘어나는 인구구조를 맞이하고 결국 부동산 수요의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 증가율은 낮아지는 반면 가구 수는 증가하면서 부동산 수요 역시 늘어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당분간 고령 인구의 주택 구매 수요가 남아 있고 1인 가구와 이혼 가구 역시 늘어나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한국 전체 가구 수는 약 1975만 가구다. 장래 가구 수 추계를 보면 2028년에는 2141만여 가구에 달한다. 즉, 지금보다 166만 가구(8%)가 늘어나는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1인 가구 수도 126만 가구, 2인 가구 수도 135만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지금보다 22%, 25%라는 매우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1인 가구는 약 574만 가구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수는 올해 738만 명에서 2028년 1210만 명으로 470만 명(64%)이 늘어날 전망이다.


[TIP]◆ 2019년 꼭 체크해야 할 부동산 상식


2019년 주택 구입을 염두에 둔 수요자라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그리고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공급 정책 등은 꼭 체크해 봐야 한다.

첫째 대출 규제는 부동산 자체가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구입할 수 있는데 대출을 금지하면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택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금리 인상이다. 주택 구매자들에게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으로 돌아와 구매력을 낮출 수 있다. 물론 금리가 한 번 오르고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종합부동산세 인상이다. 아직은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실감할 수 없지만 내년 12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그 때문에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내년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매년 인상될 것이고 조세 부담은 주택 시 장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하강 국면에서는 매우 큰 부담으로 돌아와 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가능성이 높다.

넷째 정부의 공급 대책이다. 공급은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고 매수에 나서는 수요를 대기 수요로 남게 해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공급은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공급량만큼 공급될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하지만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가격은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정부는 금년 말까지 미니 신도시 4~5곳을 발표하면서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렇게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수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그리고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공급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 집 구매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는 무주택자에게 청약 시장에서 많은 우선권과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무주택자에게 2019년은 ‘내 집 마련’의 최고의 적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청약 과열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지역이나 비인기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무주택자들 중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들은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의 중소형 평형에 청약을 노리면 되고 청약가점이 낮은 사람들은 교통 여건을 감안해 비인기 지역이나 중대형 평형을 노린다면 내 집 마련이 좀 더 용이할 전망이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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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2호(2018.12.10 ~ 2018.12.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