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16호 (2019년 03월 20일)

물관리 20년 베테랑들의 새로운 도전…벤처 성공신화 쓴다

[COVER STORY]
-한국수자원공사 워터아이즈·세종강우…
초소형 수질 센서·0.4mm 이하 정밀 강수량계 개발

20년 물관리 기술 노하우로 무장한 한국수자원공사 사내 벤처 워터아이즈와 세종강우 두 팀이 공기업 벤처 성공 신화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신대윤 세종강우 대표, 김주환 워터아이즈 대표, 정우성 세종강우 이사, 김정호 세종강우 이사, 정연욱 워터아이즈 공동대표. /김기남 기자


[한경비즈니스=대전ㅣ안옥희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사내 벤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정예 물관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내벤처팀은 물 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혁신 기술 개발로 회사의 신성장 동력을 이끄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광역시 전민동 수자원공사 연구원에서 3월 6일 7개 사내벤처팀 중 ‘워터아이즈’와 ‘세종강우’ 두 팀을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 물관리 시스템에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

워터아이즈는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수질 관리 시스템을 사업 아이템으로 김주환(공학박사)·정연욱 공동대표가 한 팀을 이루고 있다. 두 사람은 창업에 대한 꿈을 안고 의기투합했다. 김 대표는 25년간 수자원공사 연구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관로·관망(하수·상수) 분야를 연구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그동안 많은 국가 과제와 연구 과제를 수행해 왔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연구·개발(R&D) 특성에 따라 부족한 완성도를 다시 높일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며 “예를 들어 연구 완성도가 80%였다면 조금만 더 연구해 100%로 높이면 상용화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수요도 발생시킬 수 있다. 서울시·광역시·지자체 상수도사업본부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사내 벤처를 통해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사 입사 이후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과 수도 관리 분야 지원 업무 등을 두루 거치며 안정적인 삶을 영위했지만 늘 가슴 한쪽에 창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외환위기 시절 가족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두 번 있다. 이후 창업보육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청년 창업자 육성 업무를 한 적 있는데 이때 과거 실패를 복기할 수 있었다. 실패 경험을 기반으로 사내 벤처를 통한 창업에 재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정보화 시대지만 매일 물을 먹고 사용하면서도 하루 평균 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수질은 안전한 수준인지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한다. 정 대표는 “보통 수돗물을 바로 마시길 꺼리는데 사실 수돗물은 깨끗하게 정수돼 공급되므로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수공의 물관리 기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자리할 정도로 굉장히 뛰어나지만 실제 수돗물 음용률은 5% 이하에 그치는 실정이다. 음용률을 높일 방법을 찾다 보니 수질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로에서 오염된 부분을 찾아내 해결하고 곳곳에 작은 센서들을 설치해 센서에서 측정된 각종 데이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김주환 대표가 오랜 기간 관련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개발 가능성 있다는 판단 아래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워터아이즈가 이제까지 없던 서비스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사내벤처 워터아이즈와 세종강우가 3월 6일 대전에 있는 K-water 연구원에서 창업 도전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이제까지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pH·수압·수온 등 여러 가지 물 관련 데이터를 정확한 수치로 알려주는 서비스는 없었다. 또 기존 수질 측정 장비가 크기 때문에 설치 공간에 제약이 있었지만 워터아이즈는 이 같은 단점을 개선했다. 제품을 소형화하고 선택적 수질 항목 측정으로 저가형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수질 데이터는 수질 관리 정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워터아이즈는 사람·사물·공간·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돼 정보가 생성·수집·공유·활용되는 IoT 기술을 통해 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센서링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향후 물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정보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먹는 물 수질 모니터링이 가능한 초소형 다항목 멀티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가정 내 수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서비스가 이제까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또 상수도 관로에서 사용되는 기존 장비 가격이 비싸고 크기도 커 공간 확보가 어려웠고 전기·통신 인입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는데 워터아이즈 제품을 통해 비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역시 워터아이즈 기술이 수돗물 음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수자원공사는 2014~ 2016년 경기도 파주시에 ‘스마트 워터 시티(SWC)’를 조성해 수질 전광판을 통해 수돗물 품질을 직접 확인하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수돗물 정보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아졌다. 스마트 워터 시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환경부·세종시와 함께 2020년까지 ‘세종시 스마트 워터 시티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K-water 강수량계 검교정실에서 세종강우팀이 현재 개발 중인 혼합형 강수량계의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배대현 물산업플랫폼센터 차장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에서 물을 정수해 안전하게 공급하는데도 가정 내에서 막연한 불신감으로 못 마시고 가정용 정수기를 들이거나 생수를 사 마시면 환경적·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며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 해소 방법이 고민이었는데 수질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준다면 수돗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물관리 기본인 강수량 측정 정확도 높여

세종강우는 기존에 사용돼 온 전도식과 무게식 강수량계의 단점을 보완해 두 가지 방식의 장점만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강수량 측정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세종강우는 기상청에서 24년 근무한 후 4년 전 위성활용부장으로 수자원공사에 합류한 신대윤 대표(환경학 박사)를 필두로 23년간 수자원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활약해 온 정우성 이사(공학박사), 25년간 수공에서 정보기술(IT) 업무를 책임져 온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인 김정호 이사로 구성됐다. 이날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박용길 이사는 29년간 수자원공사에서 설계를 담당해 온 전문가다. 팀원 4명의 경력만 도합 한 세기를 훌쩍 넘어선다.

세종강우는 기존 전도식과 무게식 강수량계의 한계점을 극복한 혼합형 정밀 강수량계 개발이 목표다. 강수량의 정확한 측정은 물관리의 기본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전도식(0.5mm)과 무게식(중량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도식은 0.4mm 이하 강수 측정이 불가하다는 단점이 있다. 무게식은 정밀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배수 시 오차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0.4mm 이하 소량의 강수량은 이제까지 무시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하지만 강수량은 건설공사 지체상금(채무자가 계약 기간 내에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에게 지불하는 금액)에도 영향을 미친다.

K-water 연구원 내 성능시험센터에서 세종강우와 워터아이즈의 모습. /김기남 기자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할 때 소량의 비가 내리면 현재 측정 시스템으로는 정확한 측정이 어렵고 우천으로 공사를 연기했다고 증명하기 어렵다. 즉 부실 공사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건설공사를 할 때 0.1mm 이상의 강수만 있어도 강수에 대한 기상 증명을 받아 공사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강수량을 증명하지 못하고 만약 100억원짜리 공사라면 1일 배상금이 1500만원에 달하고 서울은 0.4mm 강수 일수가 연 29일 정도이므로 총 지체상금은 4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규모로는 수백억원의 지체상금을 물게 되는 것이다.

정 이사는 “미세먼지가 많은지 적은지 대부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알 수 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10마이크로미터(㎛) 이하를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라며 “마찬가지로 이제까지 무시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0.4mm 이하 소량의 강수량에 대한 피해와 대책이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등을 통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상에 내린 비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적은 강수량이어도 건설공사나 농업에 피해를 줄 수 있고 댐 관리 의사결정 지원과 특히 건설공사 분쟁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WMO는 0.1mm를 권장하고 있다. 강수량의 정밀한 측정은 결국 국민의 편익과 공동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혼합형 정밀 강수량계는 정밀 관측 기준(0.1mm)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존 강수량 측정 장비의 대체재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신 대표는 “세종강우의 개발 제품은 기존 장비보다 편의성이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강수량계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세종강우 제품이 상용화하면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IoT 기술을 이용해 기존 PC에서만 표출되는 강수량 값을 스마트폰으로 표출·제어·고장 진단하고 관측 값의 통계 기능까지 부여할 계획이다. 정확한 지상 강수량 관측이 가능해져 홍수 유출 모형 자료 정확도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신규 아이템을 개발,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대열에 합류해 성장 스토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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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6호(2019.03.18 ~ 2019.03.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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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3-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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