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19호 (2019년 04월 10일)

“전기차로 대전까지 매일 출퇴근, 아내 차도 전기차로 선택했죠”

[커버스토리=원더풀! 전기차 라이프]
- 세종시 타운하우스 이웃 신욱현·이창호 씨…“정숙성·가속력·경제성 모두 압도적”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KTX 오송역에서 차로 25분 거리. 세종시 외곽에 자리한 신축 타운하우스에서 신욱현(34)·이창호(37) 씨를 만났다. 집집마다 태양광 패널이 있는 단독주택 단지였다. 전기차 사용자 모임에서 만나 이웃 주민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곳에서 친환경 전기차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전기차를 두 대씩 보유하고 있는데, 출퇴근용 세컨드 카일 뿐만 아니라 3~4인 가족의 ‘생활 자동차’가 된 지 2년째다.


1만km 기준 약 100만원 비용 절감
 
신 씨는 대전 소재 우주항공 전문 기업 쎄트렉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평일 기준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왕복 60km 거리를 오고 간다. 르노삼성의 SM3 ZE(주행거리 217.2km)는 출퇴근용이다. 지난해 3월 사전 예약을 거쳐 9월에 구입한 기아차의 니로 EV(주행거리 385km)는 부인이 쓴다. 주말이 되면 니로를 타고 4인 가족이 나들이를 떠난다. 니로를 구입한 이후 부쩍 주말 여행 횟수가 늘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얼리어답터인 신 씨는 미국의 테슬라의 돌풍을 보며 전기차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그의 인생 첫 전기차는 레이 EV(주행거리 91km)였다. 2016년 당시 시중에 출시된 전기차 모델은 BMW i3, SM3 ZE, 소울 EV 등에 불과했다. 레이는 셰어링카·렌터카 업체가 보유하던 차가 중고차 시장에 풀리면서 구입했다. 신 씨는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주행거리가 짧은 레이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고 SM3 ZE로 차종을 바꿨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이 씨는 밤샘 근무를 할 때가 많다. 대전 병원 인근의 아파트에 살던 이 씨는 전기차를 타기 좋은 환경을 찾아 이사를 결심했다. 이 씨는 “차 때문에 집도 바꿨으니 삶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로 촉발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탈 것’에서 ‘살 곳’으로 이어졌다. 태양광으로 자가발전하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신 씨와 나란히 타운하우스에 안착한 이 씨는 “전기차 유저 옆에는 전기차가 있다”며 “전기차 두 대를 보유한 가정만 세 곳”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현재 니로 EV와 i3(주행거리 120km)를 소유하고 있다. 대전까지 출퇴근하는 이 씨가 니로 EV를 타고 가정주부인 그의 부인이 i3를 이용하고 있다. 2017년 구입한 첫째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주행거리 191km)은 중고 시장에 내놨는데 1년간 5만km를 주행한 중고차임에도 불구하고 최초 구매 가격에서 200만원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전기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심지어 웃돈을 받기까지 한다”고 귀띔했다.

전기차는 흔히 세컨드 카로 알려져 있다. 신 씨와 이 씨는 내연기관차를 처분하고 두 대의 전기차를 보유한 데 대해 “전기차만으로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때 전기차의 장점은 확실했다. 신 씨는 “첫째는 소음이 없어 좋았고 둘째는 가속 능력이 탁월하며 셋째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때 경제적”이라며 “처음 진입 장벽을 한 번 넘어 전기차 한 대를 보유한 사람은 두 대 타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처음 생각으로는 전기차로 가까운 곳, 장거리는 내연기관차를 타야겠다고 했는데 멀리 갈 때도 전기차를 타게 돼요. 기름 값이 싸고 톨게이트 비용도 반값으로 할인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지만 더 경제적이죠. 1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면 내연기관차가 방치되기 때문에 굳이 비싼 유지비를 내면서 고집할 필요가 없어요. 가족이 타기에는 크기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충분히 메인 카로 쓸 만해요. 지난해 코나와 니로가 출시되면서 주행거리 400km 정도면 탈 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확 늘기 시작했어요. 퍼스트 카를 대체하는 일종의 분기점이 된 것 같아요.”(이창호 씨)


주행거리 400km 이상 나오면서 수요 폭발
이 씨와 손 씨가 첫째 전기차를 구입할 때와 비교해 둘째는 더 꼼꼼하게 선택했다. 전기차 모델도 다양해졌다.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쏘울 EV, SM3 ZE, 아이오닉 일렉트릭, 볼트 EV, 테슬라 모델S, 닛산 리프 등 10여 개 국내외 모델이 있었다.

신 씨는 “주행거리에서 니로와 볼트, 코나의 세 후보가 있었고 그중 실내 공간이 가장 큰 니로를 선택했다”고 했다. 또한 “신기술을 좋아하다 보니 주행 보조 기능이 꼭 들어갔으면 했는데 기본 옵션으로 들어가 있는지도 체크했다”고 했다. 

이 씨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봤다. 그는 “스펙보다 디자인, 그다음으로 공간을 봤다”며 “혼자 탈 것인지, 가족이 탈 것인지 기준으로 나눴고 성능이 뭐가 더 뛰어나다고 논하기에는 배터리 성능이나 최대 출력 등 스펙이 대동소이하다”고 했다. 신 씨는 “비유하자면 주행거리는 예선이고 본선에서는 공간을 본 셈”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물었다. 신 씨는 주로 마당에서 가정용 220볼트로 밤 시간을 활용해 충전하고 있다. 신 씨는 “완전 충전하는 데까지 7~8시간 걸린다고 하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차를 쓰지 않는 밤 시간을 이용하면 실제로 내 시간은 5분 정도 쓰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전기차의 경제성에 대해 “기름 값으로 보면 한 달에 10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같은 1000km를 달린다고 볼 때 예전 하이브리드차는 10만원 유류비가 들었다면 전기차는 1만원 정도다. 거기에 하이패스 할인, 고속도로 톨비 할인, 정비 비용 등을 포함하면 더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충전 관련 부품이 고장이 나면 약 300만~400만원으로 비싸긴 하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고장의 횟수나 확률이 낮다고 한다.

신 씨는 “전기차는 많이 탈수록 이익”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제성은 유비지에서 나온다. 반면 최근 줄어드는 보조금으로 차를 구입할 때 부담이 더해진다. 신 씨는 “1만km를 탈 때 가솔린차 대비 100만원이 절약된다고 본다”며 “자동차세·주차비·톨게이트비·유류비·엔진오일 교체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대략의 평균을 내볼 때 꽤 정확한 수치”라고 말했다.

배터리 수명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이 씨와 신 씨는 여기에 대해 “실제로는 차 자체가 노후되거나 다른 차를 구입하기 위해서이지 배터리 수명이 다해 폐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터리도 수명이 있지만 차보다는 길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신 씨는 “과거에는 전기차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는데 요즘은 오히려 장밋빛이 많다”며 “좋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1년에 1만 km 주행하지 않는데 전기차를 산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 씨가 전기차를 타면서 체감하는 가장 큰 매력은 ‘즐거움’이다. 그는 “주행거리가 짧아도 일단 타보면 조용하고 안락해 ‘나만의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진동이 없어 장거리를 뛰어도 피로도가 현저히 적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어른용 장난감을 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가장 불편한 점으로는 공통적으로 ‘공간’을 꼽았다. 그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의 전기차가 나오면 또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최근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용 충전소에 대기자가 생기거나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 시비가 붙는 등의 자잘한 이슈들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 신 씨는 ‘솔루션’이 있다고 했다. ‘분산형’이 아닌 ‘집중형’ 공용 충전기를 설치하는 게 이득이라는 의견이다.

“총합이 같을 때 집중형과 분산형에서 사용자 경험의 차이는 상당하다. ‘그곳에 가면 무조건 충전이 가능하다’는 심리적인 안심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민간 자본의 참여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신 씨는 전기차에 대한 정보가 담긴 오픈 소스 ‘EV Wiki’를 운영하며 전기차 라이프를 공유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9호(2019.04.08 ~ 2019.04.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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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4-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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