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 영업팀 36] 아모레퍼시픽 브로앤팁스

20년 만에 탄생한 남성 브랜드…‘남성’이 아닌 ‘브로’ 노린다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아모레퍼시픽 사옥 21층. 공유 오피스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인 ‘린 스타트업’ 공간에서 새로운 남성 화장품 브랜드 ‘브로앤팁스’가 탄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오딧세이를 출시한 지 무려 23년 만이다.

브로앤팁스는 아이오페 맨·오딧세이 등 남성 브랜드를 거친 홍성해 팀장이 주축이 돼 꾸린 사내 벤처다.

아모레퍼시픽의 린스타트업 제도는 2년 동안 운영된다. 브로앤팁스는 2017년 처음 팀을 꾸린 후 2년 동안 제품 개발과 브랜딩에 매진했고 올해 정규 브랜드로 승격됐다.

“브로앤팁스팀은 ‘열정 만수르’예요. 각 영역에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구성원들이 모였죠.”
6명의 구성원이 제품 기획부터 개발·커뮤니케이션·영업까지 모든 영역을 전담하고 있다.

브로앤팁스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제품 기획은 사내 벤처였기에 가능했다.

스타트업으로서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반면 최근 중소 브랜드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대두되는 고객만족(CS)이나 품질력은 철저하게 아모레퍼시픽의 프로세스를 따랐다.

홍 팀장은 “제품의 생산부터 테스트까지 모두 아모레퍼시픽 연구소와 공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 브랜드답지 않은 품질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모레’ 명함 떼고 시작
처음엔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인 것을 철저하게 숨겼다. 유통 업체들을 만날 때는 아모레퍼시픽이 아닌 ‘브로앤팁스’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처음부터 아모레퍼시픽 명함을 떼고 시장에서 평가받으려고 했어요. 그러자 유통 협상력이 현저히 낮아졌고 유통사 상품기획자(MD)들과의 미팅조차 어려웠습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전혀 없었고 한정된 예산으로는 오프라인 입점이 어려웠다. 마케팅과 영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첫 영업채널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잡았다.

그 결과 2차 완판과 3차 앙코르까지 진행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제품력과 인지도가 입증되자 영업 채널을 서서히 넓혔다.

브로앤팁스의 주력 상품인 올인원 제품은 피부 타입별로 네버 드라이(Never Dry), 네버 오일리(Never Oily), 네버 워리(Never Worry)로 구분된다.

제품에 ‘퍼펙트’, ‘프레시’ 등 긍정적인 단어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부정과 부정의 단어 조합으로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 팀장은 “남성 고객에게는 미래의 피부 변화를 말해주는 것보다 현재의 고민을 단순하게 어필하는 방법이 더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브로앤팁스의 목표는 새로운 화장품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남성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남성 브랜드는 화장품업계의 주연이 되지 못했다. 대부분 여성 브랜드의 하위 버전으로 ‘맨’이나 ‘옴므’ 라인이 출시됐다.

브로앤팁스는 ‘맨’과 ‘옴므’로 대표되던 남성 화장품 시장의 고정관념을 깼다. 이들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20대 남성을 ‘브로(브러더의 준말)’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홍 팀장은 “남성 소비자들이 여성 화장품을 쓰는 이유는 기존 남성 브랜드가 20대 남성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남성 소비자들의 요구가 세분화되는 만큼 남성을 위한 카테고리를 채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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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