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상반기 히트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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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 부문 1위 'KT 기가지니'
-KT의 20년 음성인식 노하우로 최적화한 경험 제공
-3분기 기가지니 라인업 2종 추가 예정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1000명의 소비자 설문을 통해 상반기 ‘히트 상품’ 9개를 선정했다. 일반 가전, 신가전, 뷰티 가전, 인공지능(AI) 스피커, 편의점 자체 브랜드(PB) 상품, 식음료, 가정간편식(HMR), 주류, 신유통 서비스 등 9개 분야에서 소비자를 사로잡은 제품들이다. 상반기 히트 상품을 통해 올해 소비 트렌드를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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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 부문 1위를 차지한 KT의 ‘기가지니’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보유 중인 TV와 셋톱박스에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접목한 다기능 제품이다.

KT는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2017년 1월 기가지니를 처음 선보였다. KT가 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할 당시 내부적으로 우려가 많았다. 경쟁사와 비슷한 전략으로는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KT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장고 끝에 국내 1위 IPTV 서비스 ‘올레tv’와의 결합을 시도했다. 당시만 해도 AI 스피커에 TV 셋톱박스를 접목한 제품은 기가지니가 처음이었다.

KT는 20여 년간 음성인식을 연구해 온 노하우를 기가지니에 반영했다. 콜센터로 걸려온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는 기술을 기가지니에 접목했다. 고객이 ARS에 상호명을 말하면 전화 연결을 해주는 기술도 요긴하게 쓰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가지니는 지난 5월 가입자 170만 명을 돌파한 상태다. 서비스 가입자 수 기준 국내 1위다.

KT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로서 오랜 기간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고객에게 최적화한 음성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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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교육·건강 콘텐츠 대폭 강화

KT는 최초 출시한 TV 셋톱박스 형태 기가지니에 이어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KT가 2017년 11월 출시한 ‘기가지니 LTE’는 국내 최초로 롱텀에볼루션(LTE)망에 연동해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AI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KT는 또한 지난해 2월 어린이를 위한 AI 서비스인 ‘무민키즈폰(기가지니 키즈워치)’과 새로운 디자인의 ‘기가지니2’를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인 ‘기가지니 버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 제품은 하만카돈 스피커를 적용했음에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춰 학생과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올 3분기 안에 2종의 기가지니 라인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제품 대비 이동성과 디자인을 대폭 강화한 개인형 AI 기기로 개발한다. 특히 호환성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기가지니 전용 스피커가 아닌 다른 제조사의 관련 제품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가지니 인사이드’가 대표적이다. 냉장고·안마의자·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은 물론 차량이나 스마트 홈 기기에 삽입해 기가지니 호출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키즈·교육·건강 등 기가지니 콘텐츠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선보인 ‘내 목소리 동화’가 대표적이다. 내 목소리 동화는 개인화 음성 합성(P-TTS) 기술을 적용해 기가지니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다. 총 300문장을 녹음하면 P-TTS 기술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오디오 동화책을 만들 수 있다. 한 번 녹음하면 추가로 녹음할 필요 없이 동화책을 추가할 때마다 새로운 동화를 부모 목소리로 들려준다.

KT는 지난 1월 모바일 헬스케어 글로벌 1위 업체인 눔(Noom)과 제휴해 ‘기가지니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신체 부위에 따른 운동 영상을 제공해 집에서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며 “바쁜 일정과 비용이 부담이었던 직장인과 학생 등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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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호텔·자동차로 서비스 영역 확장

KT는 기가지니 서비스 영역을 아파트·호텔·자동차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T는 2017년 8월 국내 최초 ‘AI 아파트’ 부산영도 롯데캐슬 블루오션을 시작으로 ‘기가지니 아파트’ 사업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현대건설·대우건설·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60여 개 건설사·공공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기가지니 아파트에서는 음성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조명과 엘리베이터 등을 제어할 수 있고 아파트 공지 사항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음성뿐만 아니라 TV 화면을 통해서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KT는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국내 최초로 ‘AI 호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는 음성인식과 터치스크린으로 조명·TV·냉난방 제어, 객실 비품 신청, 호텔 시설 정보 확인 등이 가능하다.

KT는 ‘기가지니 호텔’ 솔루션을 서울 레스케이프 호텔, 부산 베이몬드 호텔, 제주 헤이 서귀포 등 전국 8개 호텔 700여 개 객실에 상용 적용했다.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호텔 특성에 맞게 영어 모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KT는 지난해 7월 집 안에서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홈투카(Home to Car)’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홈투카는 KT 기가지니의 AI·음성인식 기술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접목해 완성했다. 집 안에서 음성 명령으로 밖에 있는 차량의 에어컨·히터를 미리 틀어놓거나 문 잠금, 비상등·경적 등을 조작할 수 있다.

KT는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K7 프리미어’에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를 탑재하기도 했다. 차량에서 집 안 조명과 에어컨·TV·가스차단기 등의 홈 IoT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 관계자는 “AI는 차세대 네트워크인 5세대 이동통신(5G)과 결합해 무궁무진한 가치를 만들어 낼 혁신 기술 중 하나”라며 “KT는 1위 AI 스피커·서비스인 기가지니를 지속 확대해 누구나 쉽게 AI의 편의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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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