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39호 (2019년 08월 28일)

20대 넘어 60대까지…‘지갑 여는 남성’이 늘어난다

[커버스토리=화장품·명품·의료용품…판 커진 ‘남성 소비시장’]
- 20~30대 자기관리·30~40대 워라밸에…백화점 카드, 남성이 평균보다 2배 더 많이 써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는 남성 전문관에는 자전거 편집 매장, 바버숍,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 등 남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브랜드가 밀접해 있다./ 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남성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20~30대 남성은 물론이고 명품 패션과 자동차·건강식품 등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30~40대 남성들, 스포츠·여행·미술·음악 등 취미와 관련된 분야에 투자하는 50~60대 남성들까지 대한민국에 남성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전 연령대에 걸친 남성들의 소비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가 이끌어 낸 풍경이다. 우선 20~30대들에게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수가 됐고 아이돌 가수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꾸미는 법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일반화됐다.

사회생활이 한창인 30~40대는 정장 차림을 선호하던 기업들이 복장에 대한 자율화를 속속 도입하면서 패션에 눈을 떴고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가능해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자동차 구매와 건강을 돌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50~60대들은 취미 용품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남성들이 퇴직 후 늘어난 여가 시간을 취미 활동에 집중하면서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 각종 데이터로 증명되는 ‘큰손’ 남성



남성의 소비 증가는 백화점, 온라인 쇼핑 사이트, 헬스&뷰티(H&B) 스토어 등 여러 곳의 데이터에서 확인된다.

우선 백화점의 경우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남성 전용 카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연간 실적(백화점 내 매출로 한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 백화점 제휴 카드의 연간 평균 사용액이 300만원에 그친 반면 남성 전용 카드 연간 평균 사용액은 두 배가 훌쩍 넘는 700만원에 달했다.

특히 남성들은 여성보다 백화점에 자주 오지 않지만 한 번 오면 여성보다 4배 더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에서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29.5%, 2017년 30.2%, 2018년 30.9%, 2019년 상반기 31.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저렴한 제품을 여러 개 사는 대신 만족도가 높은 제품 하나를 구매하려는 가치 소비 현상이나 ‘나심비(가격과 성능을 비교한 기존 소비 형태가 아닌 내가 만족하면 지갑을 여는 소비 심리)’와 같은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명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1~6월) 명품을 구매한 20~30대 남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는데 명품 수입 시계(34.6%)의 구매율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명품 수입 브랜드들의 지난해 국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메가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스와치그룹코리아는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300M’ 판매 호조에 힘입어 작년 매출 40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2877억원)보다 41% 늘어난 실적이다.

명품 시계의 강자 롤렉스도 지난해 3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롤렉스는 2016년 3106억원에서 2017년 2994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가 지난해 ‘서브마리너’가 20~30대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3112억원을 기록했다. ‘서브마리너’는 1000만원대에 달하지만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영 데이터에 따르면 그루밍족의 증가로 남성용 색조 화장품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이 상반기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77%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최근 3개년 연평균 매출 신장률도 40%가 넘는다. 특히 남성용 립케어 제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19배로 치솟았다. 입술에 붉은빛이 감돌게 만드는 제품이지만 소비자 호응이 높다.

남성용 쿠션과 BB크림·CC크림 제품의 매출도 31% 늘어났다. 아이브로·컨실러 등 남성 눈 화장 제품도 지난해보다 41% 더 팔렸다.

20~30대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던 뷰티제품 판매량은 4050대 남성으로까지 확대됐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의 비율은 2017년 29%에서 2018년 39%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연령대별 거래액 증가율 순위는 50대 남성(149%), 40대 남성(132%)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젊은 남성층에만 한정됐던 남성 뷰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이다.



남성 제품 판매 신장률과 관련한 데이터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한 달(7월 19일~8월 18일) 기준으로 명품 슈즈 88%, 명품 남성 시계 79%, 명품 남성 가방 78%, 명품 의류 58%, 화장품 메이크업 베이스 94%, 애프터 셰이브 로션 31%, 보디 케어 화장품 30%, 남성 올인원 25%, 필링젤·스크럽 16%, 남성 향수 7%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30~40대 남성이 주도하는 자동차 소비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의 구매 비율 중 남성이 85%가 넘는다. 이는 국내 자동차 구매 남성 평균 비율인 75%보다 10%포인트 넘는 것이다.



스포츠·여행·미술·음악 등 취미 관련 품목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50~60대의 지출 역시 성장세가 뚜렷하다. 음악을 취미로 하는 5060세대가 늘어나면서 고가 상품이 많은 오디오 시장에서도 이들이 주요 구매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50대의 오디오 구매는 지난해보다 56% 증가했다. 60대 이상도 39% 늘어났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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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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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8-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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