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44호 (2019년 10월 02일)

데이터 도시 ‘세종’ 로봇도시 ‘부산’…전국에 부는 ‘스마트 시티’

[커버스토리=한국 대표 스마트시티를 가다]
- 정부 차원 시범·실증 사업 본격화

- 지자체도 지역 특성에 맞는 스마트 시티 구축 추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2월 열린 혁신의 플랫폼 함께 만드는 스마트 시티 혁신 전략 보고회에서 정재승(오른쪽) 세종 마스터플래너, 황종성 부산 마스터플래너가 국가 시범도시 마스터 플랜 발표를 하고 있다.(/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지금 대한민국 도시는 ‘스마트 시티’로 변신 중이다. 스마트 시티 국가 시범도시를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스마트 시티 구축이 한창이다.

10년 전 ‘U시티’로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정부는 국가 차원의 스마트 시티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존 도시를 스마트 시티로 탈바꿈시키는 것과 새로운 부지에 스마트 시티를 짓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새로운 첨단 도시를 만드는 ‘스마트 시티 국가 시범도시’와 기존 도시를 대상으로 ‘스마트 시티 연구·개발(R&D) 실증도시’를 선정했다. 지난해 1월부터 스마트 시티로의 변신 채비에 들어간 세종·부산·시흥의 준비 모습을 살펴봤다.

◆세종 5-1 생활권 : 데이터의 도시 

스마트 시티 국가 시범도시는 현재 백지 상태라는 부지의 장점을 살려 미래 스마트 시티 선도 모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월 부산 강서구와 세종시가 선정됐고 같은 해 7월 기본 구상, 연말부터 시행 계획이 진행됐다.

세종시 연동면 일원에 자리한 ‘세종 5-1 생활권(274만㎡)’은 KTX 오송역, 경부·호남 고속철도를 비롯해 경부·중부·천안논산·서울세종(2025년 준공) 고속도로와 근접해 교통 입지가 좋다. 청주공항을 통해 하늘길과도 밀접해 입지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종시는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해 국책연구단지·카이스트·대덕연구단지·오송생명과학단지·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주거·행정·연구·산업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세종 5-1 생활권을 ‘자족 도시’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로 탈바꿈할 세종 5-1 생활권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AMI 및 전력 중개 판매 서비스 도입, 제로 에너지 단지 조성으로 주거비용을 절감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구현한다. 교통에서는 자율주행 정밀 지도와 3차원 공간 정보 시스템, C-ITS 등 스마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특화 도시로 조성한다.

지난 2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세종과 부산에 조성하는 스마트 시티 국가 시범도시 시행 계획을 발표하고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인 ‘융합 얼라이언스 발족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층 구체화된 스마트 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됐다.

세종시는 인공지능(AI)·데이터·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시민의 일상을 바꿔 나간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 등 7대 스마트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된 공간 계획이 추진된다.

자율주행과 공유 기반의 첨단 교통수단 전용도로가 건설되고 개인 소유 차량 진입 제한 구역이 지정된다. 개인 차량 진입 제한 구역은 자율차 전용 도로로 둘러싸고 구역 안에서는 개인 소유 차의 통행과 주차를 제한해 자율 셔틀과 공유 차 이용을 유도한다. 국토부는 전체 면적의 15%를 개인 소유 차량 제한 구역으로 지정할 도시 내 개인 소유 자동차의 수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여 보행자 중심의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세종시 스마트 시티 조성의 총괄계획가(MP : Master Planner)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7월 세종 스마트 시티를 ‘데이터 서비스 기반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재승 MP는 “도시 전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토목·건설로 도시가 완성되기 전 데이터 기반 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도시를 구성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 물과 로봇의 도시
 
세종시와 함께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된 곳은 ‘부산 에코델타시티’다. 이곳 또한 세종시 못지않은 교통의 요충지다. 김해국제공항·제2남해고속도로·부산신항만 등 국가 교통망이 교차한다. 또 사상스마트밸리 등 첨단산업단지가 밀집된 동남권 산업벨트로 혁신 수요가 풍부하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수변 도시’다. 워터 시티라는 특징을 살려 국제 물류망과 연계하는 스마트 시티를 구현할 수 있다. 근거리의 공항과 항만을 동시에 두고 있는 우수한 교통 여건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수열 에너지 시스템, 부산형 정수 시스템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저영향 개발(LID) 등이 접목된 스마트 워터 시티로 조성한다. 시민들의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각종 도시 생활 정보, 5G 프리 와이파이, 지능형 CCTV 등을 접목한 스마트 키오스크 단지로 꾸며진다. 또 지진과 홍수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에너지 크레디트 존과 드론 실증 구역, 연구·개발(R&D) 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지난해 8월 부산에코델타시티의 MP로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이 위촉됐다. 황종성 MP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시범도시의 사업 전반을 이끌어 나가는 총괄 감독 역할을 맡게 된다. 황종성 MP는 “부산 에코델타 국가 시범도시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국내외 혁신적 아이디어와 신기술이 자유롭게 구현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열악한 사업 환경으로부터 벗어난 열린 시험장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세종시와 함께 부산시 또한 올해 2월 한층 구체화된 계획을 밝혔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핵심은 ‘물’과 ‘로봇’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일자리 감소 등 도시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과 물 관리 관련 신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공용 주차장에는 주차 로봇이 가동되고 물류 이송 로봇, 의료 로봇 재활센터가 도입돼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로봇통합관제센터와 로봇지원센터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도시 내 물 순환 전 과정(강우-하천-정수-하수-재이용)에는 첨단 스마트 물 관리 기술이 적용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한국형 물 특화 도시 모델’이 구축된다.

6월 11일에는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부산추진단’이 출범했다. 시범도시추진단은 부산시를 비롯해 국토교통부·한국수자원공사를 중심으로 시범도시 지원 사업 전문 기관 등 다양한 시행 주체가 참여한다. 이 밖에 한국국토정보공사·한국정보화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과의 상호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9월 4일 열린 2019 월드 스마트 시티 엑스포에서 부산 에코델타시티 부스에 참관인들이 북적이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 시흥시 : 사람 중심 도시

앞서 소개한 부산과 세종이 빈 도화지 위에 그리는 계획이라면 시흥은 기존 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시티’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국토부는 108개 지역 지자체에 2022년까지 행정·재난망 등 각종 정보 시스템을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보급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AI 기반 도시 운영을 위한 신규 연구 과제 실증 사업이 대구와 경기 시흥에서 추진된다. 대구는 교통·안전·도시행정에, 시흥은 환경·에너지·생활복지에 중점을 둔다.

시흥시는 지난해 7월 기초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국가 스마트 시티 혁신 성장 동력 프로젝트 R&D 실증도시로 선정됐다. 한국의 중소 도시의 특징인 고령화, 인구 과밀, 지역 산업 쇠퇴의 특징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정왕동 일대에서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R&D 기술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리빙 랩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흥시는 스마트 시티 혁신 성장 동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총 42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 연구 과제는 환경·에너지·생활복지·데이터·자치단체 제안 등 5개다. ‘환경’ 분야는 미세먼지 측정 기술을 개발해 대기오염 데이터를 수집·분석·제공한다.

‘에너지’ 분야는 건물에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구축해 도시 에너지 관리와 운영 표준 모델 정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생활복지’ 분야는 1인 고령 가구의 건강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실증하고 장애인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위치 기반 지도를 제작한다. 또 연구 과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분석·처리하는 개방형 데이터 허브 플랫폼을 구축하고 축적된 정보를 공유· 배포해 새로운 일자리와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조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데이터’ 분야의 주요 과제다.

‘지자체 제안’ 분야는 ‘지역 수요 기반의 스마트 시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시흥시가 연구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민간이 자체적으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관련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목표다.

시흥 스마트 시티의 핵심은 ‘사람 중심형 스마트 시티’다. 시흥형 스마트 시티는 △누구나 스마트 시티의 혜택을 누리는 도시 △시민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혁신 서비스 도시 △지속적 도시 혁신이 가능한 플랫폼 도시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시민 참여 도시를 추진하는 4대 전략으로 계획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시흥형 스마트 시티의 핵심은 시민 참여 리빙랩이다. 시흥시 스마트시티사업단은 지난 5월 ‘스마트시티 시흥, 시민참여단’을 모집했다. 30여 명을 모집해 시민의 지식과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시민참여단은 스마트 시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스마트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충목 스마트시티사업단장은 “스마트 시티의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돼야 한다”며 “시민·기업·행정이 서로 협력해 혁신성과 포용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 혜택이 소수가 아니라 모두에게 돌아갈 때 시민이 행복한 따뜻한 스마트 시티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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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4호(2019.09.30 ~ 2019.10.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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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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