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중국 ‘드론 세계 1위’ DJI 등 유망 기업 즐비…한국 배민·토스·마켓컬리도 주목

화웨이에서 쿠팡·화낙까지…‘비상장’ 숨은 IT 강자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정보기술(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는 상장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 아직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기업들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이름을 올린 ‘IT 100위 기업’ 외에도 각국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활약 중인 비상장 IT 기업들이 여럿 있다. 증시에 상장하면 언제라도 기존 강자들의 자리를 꿰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들이다.
◆IT 강화를 통해 완성된 쿠팡 ‘로켓 배송’

우선 한국에서는 ‘이커머스의 강자’로 불리며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쿠팡’을 예로 들 수 있다. 쿠팡이 지금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그간 유치한 막대한 투자금을 활용해 IT 기술력을 끌어올린 점이 꼽힌다.

쿠팡은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시스템과 관련한 정보를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이 매일 수만 건이 넘는 주문을 빠른 배송으로 처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미 내부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상품 분류와 배송 추적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IT 분야에서 잠재력이 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IT를 활용해 혁신적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최근에는 ‘로봇’ 연구가 한창이다.

그간 국내외 로봇 관련 연구 기관과 업체들에 투자하며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또 이미 로봇이 서빙을 하는 식당까지 선보이며 국내를 대표하는 ‘푸드 테크’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대기업 계열사 중에는 ‘LG CNS’가 있다. 시스템 통합(SI) 기술을 토대로 기업·금융회사·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IT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스마트 시티와 공장 조성 부문에서도 활약 중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핀테크를 바탕으로 ‘인터넷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마켓컬리’도 배송 과정에서 IT를 접목해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일궈 낸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에서는 단연 ‘화웨이’가 돋보인다. 이미 세계 최대 통신 장비 기업이자 스마트폰 제조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증시에 상장했다면 중국 IT 기업 순위에서 상위권에 들었을 정도로 덩치 또한 거대하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만 6108억 위안(약 102조2000억원)을 거둔 상태다. 화웨이는 최근 5G 장비 시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세계 700개 이상의 도시와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디지털 전환 사업 파트너로 화웨이를 선정해 성장세를 계속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드론 전문 기업 ‘DJI’는 드론 시장의 최강자다. 드론 시장점유율 70%로 세계 1위다. 드론을 만든 기술력을 앞세워 최근에는 지상을 누비는 로봇까지 만들며 영토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세계 최고 유니콘 기업 중국 ‘바이트댄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은 중국의 승차 공유 서비스 열풍을 일으킨 업체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는 중국에서 잠재력을 가장 높이 평가 받는 기업이다. 틱톡은 15초짜리 영상을 촬영하고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틱톡 열풍’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중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는 750억 달러(약 88조5000억원)로 전 세계 유니콘 중 가장 높다.

‘센스타임’은 수많은 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중국 AI업계의 떠오르는 기업이다. 얼굴 인식과 이미지 판독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며 퀄컴·혼다·알리바바 등 전 세계 700곳 이상의 파트너를 확보했고 막대한 투자도 받았다.

현재 얼굴·이미지·텍스트 인식과 의료 영상 및 비디오 분석, 자율주행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인 가운데 어떤 결과물들을 내놓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기업들 중에는 산업용 로봇 생산 업체인 ‘화낙’이 비상장 IT 기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띈다. 전 세계 공장에서 화낙이 만든 로봇 40만 대가 가동 중이다. 보급률 기준 세계 1위로 평가받는다.

1972년 설립 이후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로봇’에만 집중한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나 애플의 스마트폰도 화낙의 로봇 없이는 생산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프리퍼드 네트웍스’는 일본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AI 개발 업체다. 딥러닝을 활용해 로봇·의료 진단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고 도요타·히타치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의 투자도 유치해 냈다.

화낙과 손잡고 산업용 로봇에 AI를 접목하는 등의 실험을 하고 있고 도요타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전력 관리 시스템 개발 업체 ‘파네일’ 역시 AI를 활용해 전력 수급을 예측하고 전기요금 견적을 내는 기술을 보유했다. 도쿄전력 등 전력 대기업들과 제휴, 기술을 제공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기업용 명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산’도 일본의 IT업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기업이다.

산산은 단순히 명함을 저장하는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이 입력한 고객사들의 명함을 저장하고 분석해 조직도를 그려 내고 핵심 인물을 추려 준다. 직원이 저장한 명함을 클라우드에 올려 회사 직원 전체가 공유할 수도 있다. 현재 많은 일본 기업들이 산산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로봇을 만드는 ‘이나호’는 세계에서 일본의 고령 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작물의 자동 수확을 돕는 이른바 농업용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화웨이에서 쿠팡·화낙까지…‘비상장’ 숨은 IT 강자들
로봇을 농가에 빌려주고 수익을 낸다. 로봇 내부에 센서를 부착해 카메라가 수확하려는 채소를 판별하고 로봇 팔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한다.

아직 사업 시작 초기 단계다. 하지만 일본은 농사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의 농업인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나호의 농업용 로봇이 현지 언론 등을 통해 부각되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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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7호(2019.10.21 ~ 2019.10.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