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0년 40조 시장 ‘렌털 경제의 최강자’들]
-대형 생활가전 등 상품 다각화로 외연 확대
‘매년 100% 성장’ 현대렌탈케어, 렌털시장의 ‘다크호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현대렌탈케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2015년 생활 가전 렌털 사업을 위해 만든 별도 법인이다. ‘토털 홈 케어’ 서비스를 제공을 목표로 출범과 동시에 렌털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무서운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렌털 시장에 진입한 현대렌탈케어는 빠른 영업망 구축과 제품 개발에 전력을 집중했다. 설립 약 1년 만인 2016년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매년 두 배 넘는 매출 증가세를 이어 간 끝에 지난해 매출 450억원을 올렸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적으로는 약 900억원대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기업 파워 활용해 단숨에 시장 안착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강자들이 즐비한 렌털 시장에서 현대렌탈케어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은 단연 든든한 모기업의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렌털 시장의 진입 장벽은 높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자산을 구매해 보관하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막대한 자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자산 매입 과정에서 유리한 가격 협상 등을 하기 위해 공급사와의 끈끈한 관계 구축도 필수다.

전통의 유통 강자 현대백화점의 자본력과 유통업계에서 쌓아올린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렌탈케어는 이런 높은 시장의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 2월 모기업인 현대홈쇼핑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 받아 영업망 확대와 서비스 인력을 확충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역시 이런 판단에 따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매년 빠르게 규모가 확대되는 렌털 시장에 진입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모기업의 ‘힘’이 전부는 아니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도 단연 돋보였다.
‘매년 100% 성장’ 현대렌탈케어, 렌털시장의 ‘다크호스’
현대렌탈케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며 렌털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했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의 경우 현대렌탈케어는 자체 개발한 상품을 낮은 가격에 선보이며 공략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지난해 공기청정기 두 대를 한 대 가격에 빌려주는(‘1+1 패키지’) 파격적인 자체 개발 상품을 내놓았다. 그 결과 출시 두 달 만에 5000대나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았다.

최근 선보인 공기청정기 ‘큐밍 더 케어 큐브’도 업계 최저가로 주목받고 있다. 월 사용료는 5900원(제휴 신용카드 사용 시). 커피숍에서 파는 음료 가격 수준이다.

하지만 성능 면에서도 기존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큐밍 더 케어 큐브의 공기 청정 시스템은 ‘프리필터·기능필터·탈취필터·집진필터’ 등 4단계로 구성했다. 프리 필터를 통해 생활 먼지와 반려동물의 털 등 입자가 큰 먼지를 걸러내고 기능 필터는 황사·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 물질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올해 출시된 정수기 ‘큐밍 더슬림 히든케어’는 ‘스스로 움직이는 정수기’다.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코크(취수구)가 자동으로 쏙 들어가 숨어버린다. 제휴 할인카드 혜택 등을 적용하면 월 이용료가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내부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는 현재 현대렌탈케어의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도 기여했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주목


현대렌탈케어는 더욱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져 나가기 위해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같은 제품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찾다 보니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대렌탈케어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분류되는 대형 생활 가전을 새로운 무기로 삼으며 외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가정용 커피 머신, 음식물 처리기, 셀리턴 LED 마스크 등 젊은 층에게 입소문이 난 제품들을 만드는 기업들과 접촉해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각 부문 리딩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렌털 업체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유형의 렌털 제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일반 생활기기 렌털 품목을 지난해 10종에서 올해 35종으로 대폭 늘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현대렌탈케어의 일반 생활 기기 렌털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생활 기기 부문 제품들은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다소 높지만 관리가 까다로운 제품을 정기적으로 관리해 준다는 것이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둔 다양한 생활 기기 렌털 상품을 출시해 내년 해당 부문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를 활용한 상품 출시와 판매 전략도 돋보인다. 가구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매트리스를 공동 개발해 매트리스 렌털 사업에 진출했고 현대백화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에 10여 개의 렌털 직영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향후에도 현대리바트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신형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소파 등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아직 영업이익이 적자이지만 다양한 제품군 확대를 통해 내년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돋보기


현대렌탈케어는 그동안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판매에 집중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흑자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다양한 B2B 전용 렌털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대표 상품은 식품 제조 시설과 음식점 등에 적합한 ‘아이스트로 제빙기’다. 하루 최대 150kg의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가정용 얼음 정수기에 비해 제빙 능력이 10배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대형 제조 시설 등 대규모 인력이 상주하는 공간에 적합한 대형 스탠드형 음수기와 대용량 공기청정기도 선보였다. 현대렌탈케어는 “오피스와 음식점 중심이었던 B2B 거래처가 대형 제조 시설 등 산업계 전반으로 넓어지는 추세를 반영해 이 같은 전용 제품들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현대렌탈케어는 내년 B2B 부문에서 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내년에 오피스용 커피 머신과 가구 등 B2B 전용 렌털 제품 10여 종을 추가로 선보이고 B2B 전담 인력도 늘릴 예정이다. 박성수 현대렌탈케어 영업전략실장은 “B2B 사업 노하우를 갖춘 현대그린푸드·현대리바트와의 협업해 산업체별 특징에 맞는 렌털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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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0호(2019.11.11 ~ 2019.11.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