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20 재테크 기상도]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실적 반등 전망
-카카오, ‘카톡 광고’ 힘입어 이익 ‘쑥쑥’
2020년 유망주는 ‘삼성전자·카카오’…리서치센터장 6명 ‘강추’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가 뚜렷한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인 기업 이익이 급감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외국인은 한국 시장 전체에 대해선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영업이익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들은 야금야금 사들이고 있다.

◆실적 개선주에 주목해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20년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꼽았다. 8명 중 6명이 추천한 종목이다. 삼성전기와 스튜디오드래곤도 블루칩으로 꼽혔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5.06% 감소한 231조444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7조1818억원으로 53.8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약세 등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다만 내년부터 업황 전반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40% 증가한 255조5071억원, 영업이익은 38.07% 증가한 37조5296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개선의 최선단에 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IM)과 디스플레이(DP)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내년에 모두 집중될 것”이라며 “IM은 중저가 라인 효율화를 통한 마진 개선과 폴더블 출시 효과, DP는 중화권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D램 반도체 하락기에도 영업이익률 30% 이상을 지켜내면서 리레이팅을 이끌어 냈고 현 추세라면 D램 재고는 내년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1년 이후를 위한 증설에 나서지 않으면 또 한 번의 공급 부족 사이클이 발생할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꾸준한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카카오의 올해 매출은 3조733억원(전년 대비 +27.15%), 내년 매출은 3조7383억원(+21.64%)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올해 1971억원(+170.38%)에서 4016억원(+103.73%)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실적 개선의 주역은 카카오톡 대화창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서비스인 ‘비즈보드(톡보드)’다. 지난 10월부터 선보인 톡보드가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톡보드는 광고주 확대와 광고 노출 확장 등으로 올해와 내년에 각각 678억원, 20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 사업은 특성상 수익성이 높은 만큼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이익에 반영되면서 2020년 영업이익 고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는 유료 콘텐츠인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 픽코마를 비롯해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의 견실한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도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며 “2020년은 플랫폼 수확기의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020년 유망주는 ‘삼성전자·카카오’…리서치센터장 6명 ‘강추’
◆삼성전기·스튜디오드래곤도 유망

삼성전기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 S11’의 수혜주로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 S11에 탑재될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은 접히는 방식 등 추가적인 품목 진화가 예상되고 기판은 패키지 기판의 호황 속에 메인 기판(HDI) 효율화의 성과가 더해질 것”이라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5G 효과를 선제적으로 누리며 소형·고용량 제품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기의 MLCC는 연말임에도 전 분기 수준의 물량이 유지되고 가격 하락 폭도 5% 미만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일본 경쟁사의 생산 능력(CAPA) 조정에 따른 패키지 기판의 호황이 2020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투자 포인트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와의 협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넷플릭스와 드라마 콘텐츠 제작 및 방영권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넷플릭스에 제공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이익의 가시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OTT 기업들의 아시아 구독자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튜디오드래곤의 한류 드라마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과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유망 종목으로 분류됐다. 서영호 센터장은 “DB손해보험의 내년 이익 증가 요인은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의 손해율 개선과 인터넷 채널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사업 비율 개선”이라며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관리 방안 강화 방침에 따라 의료비 청구 건수가 감소하고 신계약 시장에서의 과당 경쟁 완화 등 비용 감소 요인이 가시화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8세대 및 다양한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갖춘 유일한 업체”라며 “2020년은 액정표시장치(LCD) 실적 의존도가 낮아지고 OLED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는 등 회사의 펀더멘털이 전환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과 이마트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윤지호 센터장은 “동국제약은 화장품을 포함한 헬스 케어 부문 매출이 2016년 595억원에서 올해 약 1280억원으로 고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하는 등 신성장 동력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이마트는 비효율 점포를 스크랩하거나 건물을 매각하고 기존 공산품 판매 공간을 테넌트와 온라인 배송 공간으로 교체하는 등 점포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2018년 하반기 이후 증가했던 식품 카테고리에 대한 온라인 채널의 침식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점이 이마트에는 기회”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한국전력은 대내외적 걸림돌이 제거되며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조사됐다. 김지산 센터장은 “중국이 최근 통화 정책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을 시작하면서 내년 철강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최근 철광석 가격이 하향 안정되는 등 철강·원재료의 스프레드 개선이 시작됐다는 점도 포스코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정부가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 제도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규제의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난 상황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국전력 주식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는 배당 성장주로서의 매력이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윤석모 센터장은 “현대모비스는 지난 5년간 실적 부진에도 배당을 축소하지 않고 증가시켜 왔다”며 “향후 지배 구조 개편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회사의 주주 환원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센터장은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와 하반기 3세대 플랫폼 통합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한 주주 환원 기조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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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5호(2019.12.16 ~ 2019.12.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