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올해의 CEO : 지주회사 부문]
-바이오·소재·에너지 등 ‘삼각 편대’ 완성
SK(주) 장동현, ‘투자형 지주회사’ 모델 확립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시장에서 SK(주)를 설명하는 단어는 ‘투자형 지주회사’다. 지속적 포트폴리오 혁신을 바탕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SK그룹을 먹여 살릴 성장 동력에 투자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전례가 없던 투자형 지주사로서의 모델과 정체성을 확립한 이는 장동현 SK(주) 사장이다.

장 사장은 ‘주력 사업이라도 성장 한계가 명확한 자산은 사업을 조정한다’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SK엔카와 분당사옥 등에 대한 선제적 엑시트를 진행했다. 주주와의 소통에 적극적인 장 사장은 올해 초 회사 홈페이지에 주주 서한을 올려 “이미 구축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 관리하는 전통적 지주사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리밸런싱 활동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전체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2016년 이후 SK(주)가 달성한 연평균 투자 수익률은 39%다. 다른 지주회사와는 차별화한 성장성을 확보하고 전문 투자 회사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SK(주) 장동현, ‘투자형 지주회사’ 모델 확립
장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SK(주)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분야는 제약·바이오와 반도체 소재, 신에너지다.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 장애 신약 수노시는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는 SK바이오팜의 독자 개발 뇌전증 신약인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2020년 2분기께 엑스코프리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SK(주)는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두 개의 신약을 판매하는 기업이 된다. SK바이오팜은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IPO)을 준비 중이다.

장 사장은 그룹 제약·바이오 사업의 ‘캐시 카우’ 격인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SK(주)는 최근 미국 새크라멘토에 CMO 통합 법인 SK팜테코를 설립했다. 한국의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암팩을 통합 운영해 의약품 CMO 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SK(주)는 2025년까지 CMO 사업의 가치를 10조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분야 또한 장 사장의 지휘 아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5년 SK(주)가 소재 산업에 진출할 당시 1700억원 수준이던 소재 사업 전체 상각전영업이익은 3년 만에 8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고객사는 30개에서 105개, 제품은 6개에서 40개로 증가했다.

신에너지 분야도 장 사장이 취임 후 투자를 본격화한 사업 영역이다. SK(주)는 2017년부터 북미 시장에 약 5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셰일가스 채집·처리(G&P) 전문 투자 기업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SK(주)는 최근 물류 사업에서도 ‘대박’을 터뜨리며 화제가 됐다. SK(주)가 투자한 글로벌 물류회사 ESR이 지난 11월 1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것이다. ESR은 SK(주)가 투자한 글로벌 기업 중 최초의 IPO 성공 사례로, 투자 2년 만에 기업 가치가 두 배로 뛰면서 SK(주)의 보유 지분 가치도 급등했다.

SK(주)는 ESR에 두 차례에 걸쳐 약 4800억원(11.51%)을 투자한 3대 주주다. ESR의 기업 가치는 현재 약 60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중 SK(주)의 보유 지분 가치는 최대 7억5000만 달러(약 8200억원)다.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면 내부 수익률이 31%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성공 사례로 회자되는 평균 수익률 10~20%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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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