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한경비즈니스 창간 25주년 특별기획 ‘뉴 밀레니엄 20년’ : 10대 히트 상품]
-애널리스트 265명 대상 설문
-아이폰·스마트폰·유튜브 1·2·3위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애널리스트 265명은 ‘뉴 밀레니엄 20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아이폰을 선정했다. 전체의 15.2%가 아이폰을 꼽았다. 스마트폰(10.6%)과 유튜브(7.4%)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톡(7.0%)·구글(5.7%)·비트코인(4.9%)·전기차(4.3%)·페이스북(3.0%)·타다(2.8%)·5G(2.6%)의 순이었다.

아이폰은 2007년 1월 9일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2007’에서 처음 발표한 스마트폰이다. 국내에서도 2010년 9월 아이폰4가 처음 출시된 이후 적지 않은 ‘아이폰빠(아이폰 사용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생겨났다.

아이폰의 최신 기종은 2019년 10월 25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 11 시리즈다. 아이폰 11은 5G(5세대 이통통신)가 아닌 롱텀에볼루션(LTE) 모델로 출시됐다.

애플은 2020년 하반기 아이폰 5G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첫 5G 모델을 출시하면서 세계 이동통신사들도 5G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 밀레니엄 20년] 21세기 최고 히트 상품은 ‘스마트폰의 원조’ 아이폰
히트 상품 2위는 스마트폰의 몫이었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과거 혁신 상품으로 꼽혔던 제품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가고 있다. MP3 플레이어와 카메라·내비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편의점 등에서 신용카드 없이도 물건을 결제하고 자동차의 시동을 건 뒤 집에 도착하기 전 보일러를 미리 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020년 글로벌 제조사들은 본격적인 폴더블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께 ‘조개껍데기’ 타입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는 조만간 폴더폰 히트작 ‘레이저’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진화시킨 모델을 미국에서 출시한다.

히트 상품 3위는 구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에 돌아갔다. 유튜브는 2005년 11월 미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사이트는 2008년 1월 문을 열었다. 가수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전 세계적인 ‘유튜브 열풍’ 속에 개인 방송으로 억대 연봉을 버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직업 3위가 유튜버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콘텐츠에 붙은 광고의 노출 수와 클릭 수를 바탕으로 유튜브에서 수익을 배분받는다.

히트 상품 4위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차지했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출시된 모바일 무료 메신저다.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문자 대신 카톡’이 일상화됐고 간단한 회의는 카카오톡 그룹 채팅으로 대신하는 문화도 생겨났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페이 기능을 통해 지인에게 생일 선물이나 경조사비 등을 보내는 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주문하기’, 생활 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하기’, 캐주얼 의류 등의 쇼핑이 가능한 ‘스타일’ 등의 한국형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다.

히트 상품 5위는 구글이다. 구글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스피커 ‘구글홈’과 AI 비서로 통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등 AI 기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히트 상품 6위는 비트코인이 선정됐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프로그래머가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는 발상으로 2009년 처음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지만 ‘암호화폐 제도화’는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로 얻은 소득에 소득세를 매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2020년 세법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긴다는 원칙에 따라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논의해 온 만큼 향후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행정부 차원에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히트 상품 7위는 전기차가 꼽혔다. 전기차는 석유 연료와 엔진 대신 2차전지와 전기 모터를 통해 움직이는 자동차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대표 격이다. 테슬라는 2017년 3월 한국에 첫 매장을 열고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과 코나 EV 등을, 기아차는 니로와 쏘울 전기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의 최대 장점은 한 달에 약 2만~3만원에 불과한 저렴한 충전 요금이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이 혜택이 점차 줄어든다. 한국전력이 2016년 3월부터 시행한 전기차 충전 요금 특례 제도를 적자 부담으로 축소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오는 6월까지 기본 요금 100% 면제, 전기료 50%로 현행 유지되지만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기본 요금 50%, 전기료 30% 할인으로 혜택이 축소된다. 이후 2021년 6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기본 요금 25%, 전기료 10% 할인으로 혜택이 줄고 2022년 7월부터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9위 타다는 택시업계 이해관계 얽혀 존폐 위기

히트 상품 8위에는 페이스북이 올랐다.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팔로워 수에 따라 특정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인지도를 가늠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페이스북은 2020년 미국 대선에 앞서 “정치 광고를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고 정치인들의 게시물은 팩트 체크를 하지 않겠다”고 2019년 9월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은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글로벌 정치 거물들의 ‘페북 정치’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페북 정치는 일상화됐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1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1년여 간의 해외 체류를 마무리하고 국내 정계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히트 상품 9위는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차지했다. VCNC는 2018년 10월 운전사를 포함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VCNC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의 자회사다. 하지만 타다는 서비스 출시 1년여 만에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타다 금지 법안’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19년 12월 6일 전체 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법률에 직접 규정하도록 했다. 특히 관광 목적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에 한해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대여 시간은 6시간 이상이어야 하며 대여 또는 반납 장소도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로 한정했다. 계류 중인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VCNC의 타다 서비스는 불법이 된다.

히트 상품 10위에는 5G가 선정됐다. 5G는 최대 20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뜻한다. 한국은 2018년 12월 세계 최초로 기업용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2019년 4월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5G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돋보기 2010년 조사와 비교해 보니
유튜브 다섯 계단 ‘껑충’…싸이월드는 추억 속으로
[뉴 밀레니엄 20년] 21세기 최고 히트 상품은 ‘스마트폰의 원조’ 아이폰
이번 조사에서 아이폰과 스마트폰은 10년 전과 동일하게 나란히 히트 상품 1·2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8위에서 다섯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대세 플랫폼’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반면 구글과 전기차는 순위가 각각 두 계단씩 하락했다.

과거 4위였던 트위터는 단 1표를 받는 데 그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과거 대세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싸이월드도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트위터는 140자로 의사소통을 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해외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에 밀려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싸이월드는 1999년 출시된 인맥 기반 커뮤니티 사이트다. 인맥을 통해 들어간 특정인의 미니 홈피 방명록에 글을 올릴 수 있는 기능 등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스마트폰 등의 등장으로 존재감을 잃었다.

과거 조사에서 6위였던 적립식 펀드와 9위 지식 검색, 10위 주식형 펀드는 이번 조사에서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10년 전만 해도 획기적으로 평가받던 이들 상품은 어느새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데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립식 펀드는 정기 적금처럼 일정 시기마다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펀드다. 목돈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지만 수익률이 낮으면 원금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과 관련 파생상품에 신탁 재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채권형 펀드와 달리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지식 검색은 네이버 지식iN으로 대표되는 서비스다. 누리꾼이 서로 묻고 답하며 정보를 만들어 가는 공동체 서비스다.

choies@hankyung.com

[뉴 밀레니엄 20년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뉴 밀레니엄 20년, 향후 10년 트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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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히트 상품 : 21세기 최고 히트 상품은 ‘스마트폰의 원조’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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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8호(2020.01.06 ~ 2020.01.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