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300대 기업 인사담당자가 뽑은 국내 최고 MBA는?]
-다양한 선택 과목·글로벌 현장학습 강점…차세대 임원 위탁 교육 ‘EMBA’도 인기
‘졸업생 연봉 상승률 58%’…‘한국형 MBA’ 선두주자 서울대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 거는 기대가 크다. 8년 만에 한경비즈니스 ‘전국 MBA 평가’에서 1위 자리에 오른 서울대는 6개 평가 부문 중 무려 4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채용 선호’, ‘국제화’, ‘전문성’, ‘진학 추천’ 등 채용과 직결되는 ‘알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MBA는 학문적 연구를 위한 인재 배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경영학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훈련을 통해 혁신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게 MBA의 존재 이유다. 이를 입증하듯 서울대 MBA 졸업생들의 최근 3년간 취업률은 90%가 넘었다. 또 MBA 취득 전과 비교할 때 2019년 졸업생들의 연봉 상승률도 58.06%에 달한다.

◆한국 기업 현실 접목한 실용적 커리큘럼
서울대 MBA는 2006년 출범한 ‘한국형 MBA’의 대표 주자다. 서울대 MBA는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풀타임으로 글로벌 MBA(GMBA), SNU MBA(SMBA)가 있고 금요일 오후와 주말에 운영하는 이그제큐티브 MBA(EMBA) 과정이 있다.

다른 대학과 비교할 때 과정이 세분화돼 있거나 다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대신 프로그램의 실용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서울대 GMBA는 전 교과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며 글로벌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미래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이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선택 과목 수강이 가능하고 교환학생이나 해외 대학 복수 학위도 취득할 수 있다.

SMBA 과정은 한국 기업의 경영 현실을 접목한 실용적인 커리큘럼이다. 금융·마케팅·전략기획 트랙 중 선택해 전문 역량을 기를 수 있다.

EMBA는 기업과 주요 기관 임원급의 전문성·경영능력 강화를 통해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서울대 EMBA는 70개 이상의 선택 과목이 개설돼 있다. 타 대학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선택 과목의 수가 다양하다. 이를 통해 기업 종사자들은 제조·금융·컨설팅·의약 등 여러 산업군을 관통하는 시야를 키울 수 있다.

EMBA 과정은 7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가진 중견 경영인이 프로그램 지원 대상이다. 서울대 경영대학과 교육 위탁 계약을 한 대한상공회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회사의 임직원 또는 경기도 소속 공무원으로서 도지사의 추천을 받아야만 지원할 수 있다.

개인 지원은 불가능하고 회사 측의 내부 선발을 거쳐 회사에서 교육비를 지원받는 이들만 지원할 수 있다. 국내외 다수의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 연수 프로그램으로 서울대 MBA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MBA의 저력은 글로벌 경쟁력에서 나온다. 서울대 MBA는 미국 예일대·듀크대, 프랑스 에섹대, 중국 베이징대, 일본 히토쓰바시대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명문 비즈니스 스쿨과 함께 복수 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글로벌 수학 기회를 넓히기 위해 교환 학생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미국 뉴욕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중국 칭화대, 싱가포르 싱가포르국립대를 비롯한 14개국 22개 명문 비즈니스스쿨과 협정을 맺어 교류하고 있다.
‘졸업생 연봉 상승률 58%’…‘한국형 MBA’ 선두주자 서울대
◆세계 22개 명문 비즈니스 스쿨과 교류 협정
복수 학위나 교환학생 등 한 학기 이상 해외 협정 대학에서 수학하는 정규 국외 수학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단기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의 국제화 경험을 넓히고 있다.

서울대 MBA의 글로벌 현장 학습의 일환으로 개설되는 글로벌 레지던시 프로그램(GRP), 인터내셔널 필드 스터디(IFS) 등의 교과목을 통해 해당 국가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에서 맞춤형으로 설계된 강의 시리즈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학생들은 단기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큰 비용이나 시간 부담 없이 해외 대학에 방문해 수학하거나 해외 대표 기업을 탐방할 수 있다.

서울대 MBA는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이 전 세계 정상급 경영대학과 공동으로 발족한 GNAM(Global Network for Advanced Management)에서 국내 유일의 회원 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GNAM 회원 대학은 MBA 학생들을 상호 초청해 심화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별로 지역과 국가의 특색에 맞는 주제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경제·경영 이슈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와 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또 각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기관을 방문하고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비즈니스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서울대 MBA는 ‘DBiK(Doing Business in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대·토론토대·싱가포르경영대학 등 주요 파트너 대학의 MBA 학생들을 초청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기업 경영의 특성과 경제 발전 모델을 학습하고 서울대 교수진과 산업계 명사의 특강, 기업 탐방, 문화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일정 중 국내외 MBA 학생들이 팀을 이뤄 해외 기업·사업의 국내 도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사업성 분석, 글로벌 기업의 현지화 전략 등 경영 이론을 실제의 한국 비즈니스에 접목해 볼 수 있어 해마다 학생들의 참여와 호응이 매우 높다.

동아시아 3국 간 교류도 활발하다. ‘DBiA(Doing Business in Asia)’는 한국·일본·중국 등 3국 정부가 공동 지원하는 캠퍼스 아시아 장학 사업의 일환으로 개설된 하계 연수 프로그램이다.

서울대와 베이징대, 히토쓰바시대가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동 주관해 매년 8월 2주 동안 베이징·도쿄·서울을 순회하며 진행된다. 나라별 기업 경영의 차이점과 공통점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동아시아 발전 모델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강, 문화 프로그램, 기업 방문, 공동 연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서울대 MBA는 취업 기회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력 개발 워크숍, 취업 상담,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커리어 세션들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경력 상승·전환, 가업 승계, 창업 등 각자의 목표에 따라 설계한 맞춤형 커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대가 보유한 산업계 네트워크 역시 큰 경쟁력이다. 교내 채용 설명회, HR 간담회, 최고경영자(CEO) 초청 강연, 이력서 책자 배포 등의 기업 협력 활동을 통해 서울대 MBA 학생들과 분야별 대표 기업들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문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MBA 선배 또는 기업 임원 멘토들과 교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희망 분야에 대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경력 설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4호(2020.04.27 ~ 2020.05.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