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서점가 점령한 재테크 저자 5인, 고수들의 부자 공식] -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저자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교육비 너무 아깝다…차라리 ‘금융 교육’이 남는 장사”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대한민국 경제독립 액션 플랜.’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의 부제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셋째 저서인 이 책은 올 1월 출간 이후 꾸준히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존리 대표는 이미 금융업계에서 ‘주식 투자의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스커더스티븐스앤클락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한 세계 최초의 뮤추얼 펀드 ‘코리아펀드’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귀국 이후 지난 6년간 그가 가장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전 국민 금융 교육’이다. 금융 강연을 원하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강연하는 ‘버스투어’를 통해 1000여 건의 강의를 했고 2018년부터 국내 자산 운용사 대표 중 처음으로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존리 대표가 직접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 교육을 의무화해 달라’는 청원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은 지난 6년간 그가 수많은 청중을 만나며 꼭 들려주고자 했던 그의 투자 철학과 매뉴얼을 담아낸 책이다. 북창동 사무실에서 4월 29일 존리 대표를 만났다.
“주식 할 때 ‘그래프’ 보지 마세요… 잘 알고 관심 있는 기업이 정답”

-책의 부제가 인상적입니다. ‘대한민국 경제독립 액션 플랜’이라고 붙인 이유가 있나요.


“지난 3~4년간 주식 투자와 관련한 대중 강연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어림잡아 1000번은 넘게 강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마다 안타까웠던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너무 위험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만큼 금융에 대해 잘 몰라요. 금융 문맹 국가인 거죠. 그런데 기본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경제 독립’이 이뤄져야 하거든요. 열심히 일하는 데도 계속 쪼들리는 것은 바로 ‘돈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금융 지식 말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쓰려고 했습니다. 자본주의가 뭔지, 돈과 자신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그 위에서 실제로 경제 독립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10단계로 제시했습니다.”

-‘금융 교육’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요.

“한국이 금융 교육을 통해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면 노인 빈곤이나 저출산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열심히 일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의 노예’가 되면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월급을 아껴 저축하는 것으로는 경제 독립을 이룰 수 없다는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저의 소명입니다. 금융 문맹이 가장 심각한 나라가 일본입니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데도 금융을 몰라 노후 준비가 안 된 국가죠.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 문맹은 악성 전염병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운동’이 화제가 됐는데요.

“반가운 일입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니까요. 무엇보다 예전과 달리 ‘공부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투자’니까요. 이 원칙만 지킨다면 주식 투자는 하는 게 좋은 겁니다. 안 하는 게 더 위험한 거죠. 오랫동안 금융 교육을 위해 강연을 다니면서 이런 변화를 느낄 때 참 뿌듯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제가 ‘자동차 사는 돈을 아껴 주식 투자하라’고 하면 사람들이 손사래부터 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차 팔고 주식 투자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옛날보다 절실함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로 사교육비·자동차비 그리고 부자처럼 보이려는 라이프스타일을 지적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는 게 첫째죠. 그 돈으로 투자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부자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것’이잖아요. 제가 강연을 다닐 때마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사교육비 지출’입니다. 너무 많은 돈을 자녀들 사교육비에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사교육비에 돈 쓰느라고 부모들은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합니다. 정작 엄청난 돈을 자식들의 사교육비에 들인다고 해서 아이들의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영수 과외를 열심히 시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그 돈으로 금융 교육을 시키는 게 아이들이 미래에 더 잘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금융 교육을 시키는 방법이 있나요.

“금융 교육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간단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겁니다. 스스로 정보를 찾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선택하고 실제 투자해 보면서 돈을 버는 경험을 갖도록 해주는 거죠. 금융 교육은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특히 미래 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열한 살 때부터 주식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배울 수 있었던 겁니다.”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원칙은 무엇이죠.

“예전에는 재테크라고 하면 주식 시장에서 남들이 모르는 어떤 특정 종목을 골라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그건 투자가 아닙니다. 도박이죠.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돈을 감정적으로 다루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투자는 쉽게 말해 좋은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고 ‘장기 투자’하라는 겁니다. 장기 투자는 최소 5~10년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마켓 타임을 예측하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주식에 투자할 때 언제가 바닥이고 꼭지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걸 그때그때 예측해 현금 비율을 높였다가 주식을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 관점에서도 좋은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은 마켓 타임과 관계없이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매달 월급의 10%를 꼬박꼬박 기계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5년이나 10년 뒤 어떤 기업들이 ‘미래 가치가 높을지’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

“투자 종목 선정을 많이 고민하는데, 단순한 게 가장 좋습니다. 자기가 잘 알고 또 관심이 가는 기업이면 됩니다. 어떤 기업이라도 자신이 가치를 잘 알고 있는 기업이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니까요. 그런데 투자 종목을 선정할 때 제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지 말라는 겁니다.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 등이 얼마나 늘었는지 줄었는지 그런 것 말입니다.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입니다. 최소 앞으로 5년을 내다보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그래프들은 길어야 ‘1주일 단위’의 상황을 보여줄 뿐입니다. 장기적인 기업의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적절한 근거가 아니라는 거죠. 이 때문에 회사가 제시하는 큰 그림을 보고 이 회사가 시장에 가지는 영향력을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얼마 전부터 새로운 책을 준비 중인데, ‘주식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 내려고 합니다. 주식 투자가 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주식 할 때 ‘그래프’ 보지 마세요… 잘 알고 관심 있는 기업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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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독립을 위한 여정 10단계’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크게는 10단계로 나눠져 있는데 각 단계마다 세부적인 지침들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복리 효과’를 이해하는 게 먼저입니다. 투자한 사람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을 늘려주는 마법이지만 부채를 가진 사람에게는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원인이죠. 또 8단계인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데는 ‘4% 룰’이 도움이 됩니다. 1년 생활비로 자산의 4%를 쓴다면 30년 이상의 노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누구나 ‘따라 하기만 하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쉽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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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6호(2020.05.09 ~ 2020.05.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