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서점가 점령한 재테크 저자 5인…고수들의 부자 공식]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저자 윤재수 씨
-“투자의 기본은 분할 매수·분할 매도”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윤재수 씨는 1949년생으로 고려대 법대 졸업 후 한국거래소를 거쳐 동서증권에서 20년간 근무했다.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이사를 역임하고 교보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서 투자 상담가로, 하나금융투자에서 투자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증권업계에서만 30년 이상 일했다. 2005년 쓴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는 출간 이후 약 70만 부가 팔려 나갔다.

윤 씨는 이 밖에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2-ETF’, ‘차트분석 무작정 따라하기’, ‘대세판단 무작정 따라하기’, ‘만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주식 경제 상식사전’, ‘대한민국 1% 주식부자들’,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등을 펴냈다. 총 100만 부 정도가 팔린 주식 분야 최고 베스트셀러 저자로 꼽힌다.

윤 씨는 “주식은 이론에 경험이 더해져야만 투자의 길을 터득할 수 있다”며 “철저히 공부한 후 확신이 설 때 실행에 옮기는 장기적 관점의 ‘가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익률 낮다고 부실주에 손대는 건 위험한 선택”
▶‘1세대 증권맨’으로 통합니다. 책을 펴낸 계기가 있습니까.

“증권업계에서 조사 분석과 개인 투자 가이드 업무 등을 맡아 왔습니다. 현직에서 보면 개인 투자자 중 손해를 보는 사람이 절대 다수인 반면 이익을 보는 이는 극소수였습니다. 기본기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투자의 기본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거의 없었어요.

은퇴를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관한 최소한의 기본기를 길러줄 수 있는 책을 내놓겠다는 사명감으로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 7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를 출간할 수 있었죠. 지난 1월 5차 개정본을 발행했습니다. 시장의 바뀐 흐름을 반영하고 이론을 보완하기 위해 수차례 개정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주식 분야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보람을 느끼죠. 과거 투자자들은 증권사 직원과의 상담 등을 거쳐 주식을 매매했습니다. 반면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으로 개인이 직접 매매하는 비율이 70~80%에 달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종목 선정이나 매매 방법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전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책을 보고 무작정 따라하면 최소 손해는 면할 수 있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유도로 치면 가장 기본인 낙법을 가르쳐 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최소한의 지식을 전달해 주는 책이고요. 기본기를 익힌 다음 일정 수준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야겠죠. 증권 시장은 워낙 변화무쌍한 만큼 제목처럼 무작정 따라 투자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책을 썼어요. 하지만 글로벌 자금이 들락날락하는 거대한 시장을 책 한 권에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본인이 거래하면서 직접 체득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책을 다시 보고 시장의 특징을 익혀 나가야 합니다.”

▶흔히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차트 보는 법 등 기초 지식을 터득해야 합니다. 주가는 추세를 가지고 움직입니다. 상승 추세가 있고 하락 추세가 있죠. 상승세를 타던 주식의 주가가 상승 추세선을 깨고 하락하면 주식을 어느 정도 현금화할 필요가 있어요. 1000만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상승 추세선이 깨졌다면 300만원어치라도 매도할 필요가 있죠.

물론 매도 타이밍은 추세선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5일선·20일선·60일선 등의 이동 평균선도 살펴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주가가 20일선을 돌파하고 떨어지면 매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가가 더 떨어지면 추가 매도해야죠. 타이밍을 놓치면 오히려 손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 추세선을 벗어나 상승 추세선으로 바뀌면 매수해야죠. 이동 평균선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주식 매매는 인간의 욕심이 개입하는 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은 분할 매수, 분할 매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어떤 업종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우선 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뒤인 최근에는 지난 2~3월에 하락했던 거의 대부분의 주식이 반등한 상태예요. 따라서 앞으로는 매출과 이익이 보다 많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을 찾는 게 중요하죠.

반도체, 5세대 이동통신(5G), 인터넷, 바이오 관련주가 좋은 예가 되겠죠. 철강·조선·화학 업종에 비해서는 투자하기 좋은 업종이라고 할 수 있겠죠.”

▶투자 종목을 선정할 때는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합니까.

“책에도 적혀 있습니다만 종목 선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요. 자기자본이익률(ROE)·주당순이익(EPS)·주가수익률(PER)·이브이에비타(EV/EBITDA)·주가순자산배율(PBR) 등 5개 기준을 책에서 제시했죠. 업황이 좋은 업종에서 이들 기준에 충족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좋아요.

가능하면 특정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증권사 HTS에 들어가 잘 찾아보면 시장점유율이 높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종목들도 있어요. 매출이나 이익이 급증하고 PER 등의 기준이 다른 종목에 비해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죠.”

▶최근 불어 닥친 개미들의 투자 열풍은 어떻게 보십니까.

“과거 사례를 보면 위기 때는 늘 저점에 우량주를 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1년 이상 지나고 보면 높은 수익을 가져다줬던 게 사실입니다. 외환 위기 때는 물론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투자 열풍도 자본 시장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추측해 보면 부동산 자금도 많이 주식 시장으로 방향을 튼 것 같아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반면 주식 시장은 버블이 생기면 안 되겠지만 경제의 선순환 역할도 하는 만큼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삼성전자 등의 초우량주의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해서 부실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투자를 해야죠.”

▶개미들의 이른바 ‘단타(단기 매매)’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론 주식을 무조건 오래 보유한다고 해서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시황이 좋을 때는 주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많은 투자자가 매수에 가담하기 때문에 단기 급등 종목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시황이 좋지 못할 때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미련 없이 단기 매매를 중단해야 합니다. 특히 단기 매매는 증권 전문가가 아니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수의 프로들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전략인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주식은 이론에 경험이 더해져야만 투자의 길이 보이는 법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무작정 뛰어들기보다 최소한 관련 서적 2~3권을 읽어본 후 직접 매매해 보고 스스로 경험을 터득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치를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철저히 공부한 후 그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설 때 투자해야죠.

특히 최근 막연한 기대 심리에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이가 많은데 조심해야죠. 신약이라는 게 10년 후 개발될지, 20년 후 개발될지 또는 실패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종목의 적정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알기 힘들어요.

그래도 바이오에 투자하고 싶다면 누구나 알고 외국인이나 기관이 선호하는 ‘쌍두마차’로 불리는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편이 낫겠죠.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7% 이상인 우량 종목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는 얘기입니다.”

▶추가 집필 계획이 궁금합니다.

“주식 투자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면서 독자들이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시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도 주면서 가려운 부분도 긁어 주는 그런 책을 구상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본 시장 발전을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요.

“한국은 외국에 비해 초·중·고 교과 과정에 경제, 특히 자본 시장에 관한 교육이 부족한 편입니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자본 시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교육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증권거래세도 장기적으로는 더 낮춰야 합니다. 주식으로 손실을 봤는데 세금까지 낸다는 것은 무리가 있죠. 지난해 5월 0.3%에서 0.25%로 인하되기는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 시장은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수익률 낮다고 부실주에 손대는 건 위험한 선택”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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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6호(2020.05.09 ~ 2020.05.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