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책] 고객 중심의 이노베이션 전략

고객도 모르는 잠재적인 니즈와 숨어 있는 목적지를 발견하고 고객을 그 목적지에 안내하는 것이 혁신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기술의 변화가 모든 산업에서 빨라지고 있다.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탄소섬유 등 소재 혁신이 새로운 제품 기능을 창조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한 각종 산업의 융합으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업이 갑자기 경쟁 기업으로 부상하는 사례나 신흥국이 예상 외로 빨리 첨단 기술을 개발, 시장 판도를 혁신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경영 활동을 전개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주된 관심사는 이노베이션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지의 방법론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은 지난 4월 30일자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중심적 경영이 이노베이션을 일으킨다고 하면서 장기적 시각에서 선구자가 될 것을 목표로 삼고 발명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도 고객으로부터 출발하는 혁신 아이디어의 실현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고객을 중심으로 한 이노베이션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고객의 불만이나 니즈에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과 미래 고객을 창조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두 가지 혁신 활동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객을 위한 문제 해결식 이노베이션은 고객 인터뷰 조사 등을 실시하고 고객 문제점의 원인을 세부적으로 규명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량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 고객 창조 활동은 이러한 문제 해결식 접근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현재 고객이 생각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발명하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와 고객 사이에 빠져 있는 시장의 공백을 발견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도 모르는 잠재적인 니즈와 숨어 있는 목적지를 발견하고 고객을 그 목적지에 안내하는 것이 혁신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현재 고객 창조와 미래 고객 창조 활동의 차이를 인식하고 나름대로 세상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경영 노하우를 축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첨단적인 고객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행동이나 의견을 집중적으로 듣거나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등 자사 경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마인드가 중요할 것이다.

현재 고객에 대응하는 일상적인 조직과 별도로 이노베이션팀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러한 별동 부대는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로 선발하거나 때로는 랜덤으로 선발된 인재를 활용하면서 발상의 전환, 지식이나 아이디어의 우연한 융합과 발전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 지식이나 상식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기존의 분석 틀을 초월하는 직감이나 인간적인 공감을 중시하는 조직 운영 등을 통해 미래 고객을 위한 창조력을 높일 수도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장기적인 시야와 긴급한 현안에 대한 분석 능력을 기초로 현재 고객과 미래 고객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을 상황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고유의 경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