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 스시맨 점주의 성공 스토리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스시맨’이라는 스시 전문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고급 일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품질 높은 스시와 생선회를 고급 일식집에 비해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최정희(49) 점주는 “회에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을 푸짐하게 내놓는데 주력하는 일반 횟집과 달리 가짓수만 많고 잘 먹지도 않는 밑반찬을 과감하게 없애 비용을 줄이고 생선회와 스시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창업] 단골 특별 대우…월 순이익 2500만 원
10년 넘게 국내 한 중견 외식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해 온 최 점주는 오랫동안 외식 분야에서 일해 온 경험 덕분에 소비자의 니즈를 읽고 유망한 신생 브랜드를 찾아내는 눈이 생겼다. 불황기에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 점주는 우선 생선회와 스시를 최고급 일식집 수준으로 맞췄다. 생선회는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고객이 보는 앞에서 회를 떠주기 때문에 마치 바닷가에서 생선을 직접 잡아 회를 떠 먹는 것처럼 싱싱하고 쫄깃하다. 종류도 연어·도미·광어 등 고급 어종 10여 종과 차돌박이초밥 등도 갖췄다. 스시에 사용하는 밥을 짓는 물도 다시마와 각종 채소를 이용해 스시맨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다.


불필요한 메뉴 줄이고 좋은 재료 쓰니 ‘손님 몰려’
생선회와 스시 외의 메뉴는 최소화했다. 스시맨 코스 정식을 주문하면 모둠회 외에 새우튀김·청어구이·생선조림·매운탕 정도가 나오고 스시맨 런치를 주문하면 스시 11조각 외에 샐러드·새우튀김·어묵우동·후식 정도가 나온다. 그 덕분에 가격 거품을 쫙 뺐다. 스시맨 코스 정식이 2만7000원, 스시맨 런치 메뉴는 1만4500원이다. 양도 넉넉하고 생선회와 스시에 잘 어울리는 메뉴들만 나오기 때문에 푸짐하게 즐긴다는 느낌이 든다.

본사가 식재료 물류 유통에 10여 년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 연어·광어 등 생물을 취급하는 생선 외의 식재료는 본사로부터 진공포장 상태로 공급받는다. 이에 따라 주방 인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직원 수는 홀과 주방 모두 합쳐 총 6명. 주방 조리 업무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최 점주가 하루 종일 매장에 있지 않아도 된다.

1층과 2층 합쳐 총 165㎡(약 50평) 규모인 이 점포의 한 달 매출은 약 1억 원 정도, 순이익은 2500만 원 정도다. 전체 매출에서 재료비와 주류 구매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월 5000만 원 정도 된다. 이 밖에 점포 임차료가 월 770만 원이고 인건비가 월 1500만 원 정도, 그 밖에 전기료·가스비 등 기타 비용이 200만 원 조금 넘는다. 전체 지출에서 재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만큼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최 점주는 지역 맛집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고객 관리가 중요하다며 자주 오는 단골손님에게는 메뉴판에 없는 특별 메뉴인 ‘회무침’을 제공한다.

“이렇게 단골손님에게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단골손님은 자신이 특별 대우를 받는 VIP 고객이라는 뿌듯함을 느끼고 자랑삼아 지인들을 많이 데리고 오는 경향이 있어요. 이처럼 ‘뜻밖의 환대’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게 고객층을 넓혀 가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최 점주는 “생선회나 스시를 찾는 고객들은 주로 중산층 이상의 고객으로, 맛과 품질을 까다롭게 따지면서 경제적인 가격을 선호한다”며 “타깃 고객층의 성향을 세심하게 파악해 그에 맞게 상품을 구성하면 브랜드 유명세나 입지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