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기대감 역대 최고…모두 주춤할 때가 저가 매수 최적기

<YONHAP PHOTO-0817>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10주만에 하락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는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 주 대비 0.09%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가격이 단기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이 커진데다 전·월세 과세 방침까지 나오면서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때문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모습. 2014.3.23

    kane@yna.co.kr/2014-03-23 15:06:16/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10주만에 하락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는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 주 대비 0.09%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가격이 단기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이 커진데다 전·월세 과세 방침까지 나오면서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때문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모습. 2014.3.23 kane@yna.co.kr/2014-03-23 15:06:16/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2월 26일 임대차 선진화 방안 발표 후 시장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월세를 받는 다주택자에 대해 과세를 강화한다는 2·26 조치에 뒤이어 전세를 주고 있는 2주택자에게도 과세할 예정이라는 3·5 조치가 발표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져든 것이다.

여유 자금으로 주택을 사서 임대를 주려던 투자가들로서는 세금의 무서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주택을 사려던 매수자들은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자세를 보이고 있고 매도자는 매도자대로 집값 회복 기대 심리를 접지 못하고 있어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매도자나 매수자나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와중에 ‘거래 절벽’이 재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앞으로도 주택 시장이 침체를 거듭해 2012년과 같은 나락에 떨어질까. 그렇지는 않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경매시장 과열도 긍정적 신호
작년과 올해 2월까지 주택 시장 회복을 이끌었던 주 세력은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 매물이 품귀를 보이고 그나마 전세 매물마저 과거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에 나오자 이에 놀란 전세입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일부 돌아섰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매매 시장으로 돌아서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완화가 있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집값이 떨어질까봐 집을 사지 않았던 실수요자들이 더 이상 집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선 것이다.

주택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자 올 들어 투자 수요도 가세하는 조짐을 보여 왔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바로 2·26 조치와 3·5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주택 시장 회복의 주력 세력인 실수요자로서는 월세나 전세 과세와 무관하기 때문에 대세 회복의 흐름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

그 증거는 한국은행이 조사 발표하는 주택 가치 전망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그런데 3월 지수는 121로, 지난 2월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사람이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많다는 의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조사 시점이다. 과거에 조사해 놓은 것을 3월 말에 발표했다면 2·26 조치나 3·5 조치의 영향력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3월 조사는 3월 12~19일에 이뤄졌다. 2·26 조치나 3·5 조치에 대해 언론 보도가 상당히 많이 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그 영향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증거는 경매시장의 과열이다. 집값 하락이 예상되면 더 싼 경매 물건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매시장이 먼저 썰렁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경매시장이 뜨겁다는 것은 집값 상승을 점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물론 주택을 여러 채 사서 세를 주려고 생각했던 사람들로서는 2·26 조치가 반가울 리 없다. 이런 요소가 어느 정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2·26 조치는 임대 시장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임대를 주려는 사람이 적어질수록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전세든 월세든 오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매 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거래 절벽이 계속된다면 가을 이사철에는 또다시 전세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놀란 실수요자들이 다시 매매 시장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시장 전체를 놓고 볼 때 2분기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정부의 후속 조치나 주택 시장의 자체 자생력으로 매매 시장에서 거래가 살아난다면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세대란과 그 이후 실수요자들에 의한 매매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이나 투자를 하려는 사람 모두 2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의 요체는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과세 강화라는 악재로 다른 매수자들이 주춤할 때가 싼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같은 기간이라도 어떤 매물을 노려야 할까. 실수요자와 투자자는 전략이 조금 달라야 한다.

매도자가 가장 높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는 것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집을 파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격이라는 요소 외에도 매매에 유리한 점이 많다. 첫째, 매수자의 일정에 맞춰 줄 수 있다. 둘째, 본인의 집인 만큼 매물을 보여주기가 쉽다. 세를 줄 때 세입자의 일정에 맞춰 집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집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셋째, 본인의 집이기 때문에 팔려고 할 때 청소 등 집 단장을 잘해 놓을 수 있다. 사람이나 집은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저분하거나 악취가 나는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없다. 넷째, 매수자가 투자자거나 실수요자거나 상관없다. 매수자가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라도 문제없고 투자자라도 문제없다. 투자자도 이미 임대가 끼어 있는 것보다 새로 임대를 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 전세를 주는 것이 실투자금(=매매가-전셋값)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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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입주가 가능한 매물이 시세보다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거주하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할까. 이럴 때는 임대차 계약 만료에 맞춰 매매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 본인이 거주하면서 팔 때의 장점 중 앞의 세 가지 장점은 살릴 수 없지만 넷째 장점은 살릴 수 있다.

불리한 것은 언제일까. 임대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매도할 때다. 이때는 매수인이 투자자일 때에만 거래가 되기 때문에 팔릴 확률이 그만큼 떨어진다. 더욱이 매수자로서도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낮아 초기 투자금이 더 들기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진다. 결국 이때는 입주가 가능한 매물보다 싸게 내놓아야 팔리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불리한 것은 월세가 끼어 있는 매물이다. 월세를 받는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초기 투자금(=매매가-월세 보증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 정도의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매수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매수자 쪽에서 생각해 보자. 싸게 사려면 매도자와 반대의 전략을 취하면 된다. 본인이 입주해야만 하는 실수요자라면 선택이 많지 않다. 임대 기간이 남은 싼 매물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하지만 자금 여유가 있다면 임대가 끼어 있더라도 먼저 사놓고 나중에 임대 기간 만료 후 입주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방법을 선택할 때는 본인의 입주가 임박해 집을 보러 다니는 것보다 평소 본인이 관심 있던 지역의 매물을 모니터링 하다가 급매가 나오면 잡는 것이 좋다.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입주가 가능한 매물도 살 수 있지만 임대가 끼어 있는 싼 매물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월세가 끼어 있는 것은 다른 매물보다 싸게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에 여유가 있는 투자가라면 이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투하자본이 너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어차피 기존의 임대계약이 만료되면 전세로 전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다시 회수할 수 있다. 결국 잔여 임대 기간 동안 자금을 융통할 능력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싼 매물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2분기는 누구에게는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시기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