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최신 유행 알려줘…상품명 콕 짚어 주는 AP도 등장

TV 채널을 돌리다가 올여름 유행 패션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눈길이 머무른다. 내 외모, 체형, 업무, 기타 상황을 고려하면 과장된 헤어스타일과 액세서리, 화려한 무늬와 과한 노출을 100%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지만 TV 속 모델의 모습이 충분히 유익한 참고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보통 월간 단위로 각종 분석과 전망을 토대로 추천 주식 모델 포트폴리오(Model Portfolio, 이하 MP)를 발표한다. 발표하는 회사의 숫자가 적긴 하지만 개별 주식을 넘어 펀드·신탁·주가연계증권(ELS) 등의 금융 상품 전반으로 구성된 자산 배분 MP 또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거시적 투자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통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광범위한 투자 시각의 점검 등 자산 배분 MP를 제시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006년부터 자산 배분 모델 포트폴리오를 발표하고 있는데 투자 의사 결정에 유익한 참고 자료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 상품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A(58) 씨에게 자산 배분 MP를 제안했다. 그리고 ‘채권보다 주식, 주식은 신흥국보다 선진국 선호’라는 한 줄로 요약되는 시장 전망과 이에 기초해 수립된 MP를 토대로 A 씨의 투자 경험, 목표 수익, 투자성향을 고려한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먼저 완만하고 점진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전제로 미국 대비 상대적 가격 메리트를 지닌 유럽 시장 투자를 권했다. 최근 유럽 상황이 물가 상승률 둔화, 환율 강세 등의 요인으로 단기 우려를 높이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연초 대비 낮아져 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정책 기대감을 다시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어 중·장기 전망을 훼손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예쁜 옷보다 잘 맞는 옷 찾아야
다음으로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가치주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편입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전망이 크게 높다고 할 수 없고 환율 이슈, 이익 전망의 하향 등 가격 메리트의 축소 요인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주가지수와 연계되는 지수형 ELS를 편입했다.
[신자산 배분] 투자 결정의 기준점 ‘모델 포트폴리오’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브라질 국채는 환 변동 위험은 있지만 연 10% 수준의 고금리와 한국과 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른 비과세, 6%에 이르렀던 금융거래세(IOF)까지 폐지돼 절세용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몇 개의 대형 금융회사를 통해 소개된 미국 금리 연동 대출 채권 펀드를 편입했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고 이자를 받는 담보대출 채권, 변동 금리 뱅크론을 편입 자산으로 운용하며 익히 알려진 하이일드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보강됐다는 장점이 있다. 양적 완화의 축소, 경기 회복에 따른 점진적 금리 인상 기대와 기업들의 낮은 부도율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데 적합한 투자 대상이 된다.

나날이 급변하는 금융 환경은 투자 의사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렵다면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자산 배분 MP를 참고해 보자. 미래에셋증권은 투자 대상 자산군에 대한 개괄적 비중을 제안하는 MP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상품명까지 제시하는 AP(Actual Portfolio)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 옷에 비유해 보면, 유행의 경향과 색상, 디자인 등을 알려주는 것이 자산 배분 MP, 실제 브랜드 및 제품명까지 제시하는 것을 AP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자산배분랩어카운트’는 이러한 MP와 AP를 그대로 추종해 운용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다른 운용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예쁘고 멋진 옷을 그대로 따라 입을 게 아니라 내게 잘 맞고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엄호천 미래에셋증권 대치지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