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에 각광받는 배당 투자…조선내화·동서·SK텔레콤 ‘주목’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KDB대우증권 이기욱 애널리스트가 펴낸 ‘배당 증가 기업에 주목하자’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배당을 점차 늘리는 기업일수록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화제의 리포트] 배당 잘하는 기업이 주가도 뛴다
2013년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들의 연간 현금 배당액 총액(우선주·중간배당 포함)은 각각 12조4018억 원과 8454억 원으로 2012년 대비 3.1% 감소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이내의 대형주가 전체 배당액의 85%를 차지했고 중형주과 소형주가 각각 11%와 4%의 비중을 나타냈다.

현금 배당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코스피의 현금 배당성향은 17.2%로 2012년 대비 1.9%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현금 배당액보다 당기순이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때문이다. 2010년 이후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현금 배당액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 기업들의 현금 배당성향은 15~1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 중시하는 투자자 늘어나는 중
코스피 종목 가운데 2012년 말부터 2013년 말까지 상장이 유지된 12월 결산법인 696종목을 대상으로 기말 배당의 증감 현황을 분석해 봤다. 코스피 전체적으로 배당액이 증가한 기업은 23.7%, 그대로인 기업은 24.4%, 감소한 기업은 16.8%였다. 하지만 배당 기업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이후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시총) 규모로 보면 대형주일수록 배당 기업의 비율과 배당을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대형주에서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비율은 85%로 매우 높았다. 반면 배당액이 감소한 기업도 29%로 중소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형주일수록 배당액을 유지하거나 배당액을 줄이더라도 배당을 지급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금 측면에서만 보면 기업의 배당금 지급은 주주에게 불리할 수 있다. 배당소득세가 자본이득세보다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보다 현재의 확실한 소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배당금은 기업의 건전성을 알리는 긍정적인 신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 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배당액 지급 유무와 증감에 따른 주가수익률 성과를 분석해 봤다. 12월 결산 법인을 대상으로 기말 배당이 확정된 이후의 기업들에 대해 배당의 증가·유지·감소·무배당으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위험 조정 수익률(수익률 평균÷표준편차)을 기준으로 배당이 증가하는 기업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그다음은 배당이 그대로인 기업, 감소하는 기업순으로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반면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기업의 성과가 가장 부진했는데 중소형주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즉 배당이 증가할수록 향후 주가가 올라가는 게 많다는 결론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분석해 봤다. 즉 배당이 증가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에 따라 다섯 개의 그룹으로 나눠 어떤 그룹의 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가는지 분석했다. 배당수익률은 투자 자금에 대해 배당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화제의 리포트] 배당 잘하는 기업이 주가도 뛴다
배당이 증가한 기업을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5분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로 구성된 Q5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특히 배당수익률 하위 집단인 Q1에 비해 뚜렷하게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를 시총에 따라 분석해 보면 대형주에서는 포트폴리오의 종목 수가 많지 않아 변동성이 큰 탓에 성과 차이가 명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수익률 최상위 포트폴리오의 누적 성과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


중소형주는 ‘잉여 현금 흐름’ 따져야
중소형주에서는 잉여 현금 흐름이 증가할수록 성과가 향상되는 모습이었다. 잉여 현금 흐름은 사업 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설비투자 등을 빼고 남은 잔여 현금 흐름을 말한다. 즉 잉여 현금 흐름이 늘어나면 배당 여력도 커진다. 배당 증가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통해 뒷받침된다면 배당 증가가 주가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배당 증가 기업을 ‘잉여 현금 흐름÷자산총계 비율’을 기준으로 나눠 성과도 비교했다. 그 결과 중소형주에서는 예상대로 자산 총계 대비 잉여 현금 흐름 비율이 커질수록 투자 성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주는 약간 다른 결과를 냈다. 일반적으로 잉여 현금 흐름이 증가할수록 대리인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리인 비용은 기업의 경영을 위임한 위임자(주주 또는 채권자)와 대리인(경영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위임자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감시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대형주에서는 대리인 비용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배당 증가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배당 수익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향상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 때문에 배당이 증가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3000억 원 이상 기업 가운데 배당이 증가했고 배당수익률과 잉여 현금 흐름 비율이 높은 종목은 조선내화·동서·SK텔레콤·부광약품·휴켐스·한전KPS·한라비스테온공조·에스에프에이·리노공업·코웨이·S&T모티브 등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