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한국 증시 ‘주목’… 중국 통화정책 수혜 기대

최근 2년 동안 미 증시는 높은 기업 이익 성장과 유동성 효과로 주요국 증시 대비 차별되게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뉴욕 증시 상승 흐름으로 글로벌 자금은 미국 증시에만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요 펀드의 미 증시 평균 보유 비중은 63.4%로, 벤치마크 대비 14.6% 포인트 높아 비중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반면 미 증시는 성장률 둔화, 밸류에이션 부담과 유동성 약화로 하반기 주식시장 투자자는 ‘포스트 미국 증시’ 찾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포스트 미국 증시’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글로벌 주요 펀드의 보유 비중이 낮아 부담이 작은 한국 증시가 주목된다.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0배로 G20 국가 평균 PBR 1.7배 대비 42% 할인됐다. G20 국가의 PBR는 과거 5년 평균 대비 6.7% 높지만 한국 증시의 PBR는 과거 평균 대비 오히려 16.7%가 낮은 것이다.

한국 증시가 가장 저평가된 원인은 G20 국가 중 한국이 글로벌 경기 및 중국 경기 둔화의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G20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48.5%)이 가장 높고 대중국 수출 비중(30.8%)은 셋째로 높다. G20의 국가 중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가장 높고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것이 최근 2년 동안 한국 증시가 G20 국가 중 가장 저평가된 원인이다. 하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고 중국 정책 기대가 현실화되면 한국 증시의 할인 요인은 긍정적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2분기 이후 미국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고 기대 이상의 통화정책 효과를 고려할 때 하반기 유로존 회복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까지 긴축을 지향했던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경기 부양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투자의 맥] ‘포스트 미국 찾기’ 나선 글로벌 투자자
확실히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완화됐다. 단기 유동성 지표인 시보(Shibor) 금리가 안정을 찾고 기업 신용 스프레드도 축소돼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을 대변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하는 반면 신흥국을 대변하는 인민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은 하반기 글로벌 자금의 이동을 촉발할 변수다.

코스피 기업의 실적 추이는 순이익 기준 2011년을 정점으로 2년 연속(2012년, 2013년) 감소해 한국 기업의 추세적 실적 둔화 우려가 높다. 한국 경제가 저금리·저성장·고령화에 따른 성장 동력 상실로 증시 장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 이익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높은 실적 개선을 기록했고 현대차도 견조한 실적을 지속했다. 즉 한국 기업의 이익 감소세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기업 이익 하락은 ‘구조적 문제’ 아냐
2012년 이후 한국 기업의 순이익 감소는 글로벌 경기, 특히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된다. 2011년 하반기 유로존 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하락 국면에 진입해 대외 경기에 민감한 한국 기업의 실적 악화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중국 경기 둔화가 시작된 점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하반기 중국 경기 모멘텀이 개선돼 2014년 한국 기업의 순이익은 감소 추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4년 1분기 이미 전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악화에 일조했던 건설 업종의 실적이 흑자 전환됐다. 건설 업종과 같이 2013년 이익 감소를 주도했던 업종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2014년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주요국 대비 큰 폭의 할인을 받고 있는 한국 증시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 통화정책 변화의 수혜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포스트 미국 증시’로 주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