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 단계…‘금리 안정’도 전망 밝게 만들어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교보증권 박혜진 애널리스트가 펴낸 ‘증권업-매수는 타이밍, 망설이다 놓친다’를 선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세 가지 이유로 증권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2.1.2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2.1.2
증권 업종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금리 하락, 비용 절감, 규제 완화다. 이 세 가지 재료가 미치는 영향의 교집합은 바로 ‘대형사’다.

먼저 대형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균 규모는 12조 원에 육박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큰 폭의 이익을 낼 수 있다. 또 비용 감축에서도 ‘더 줄일 만한 여력’이 있는 곳 역시 대형사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2013년부터 일관되게 ‘대형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발표된 영업용순자산비율(NCR) 제도 개선 방안과 금융 규제 개혁 방안은 대형 투자은행(IB) 5개사만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2014년 증권업 지수는 대형주 위주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


평균 12조 채권 보유…금리 하락 시 수혜
대형 증권주 중 주목할 만한 종목은 비용 감축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큰 폭의 비용 감축이 예상되는 현대증권 그리고 별다른 비용 감축 없이도 대형사 중 올해 최고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할 한국금융지주다.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이슈, 유럽 위기 등으로 금리 변동이 심했던 2013년과 달리 2014년 금리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기준 금리의 인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상반기 상품 운용 손익도 적자 폭이 많이 축소됐고 일부 증권사에서는 흑자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규모는 평균 12조 원에 달한다. 그래서 금리 변화에 따른 손익 민감도가 크다. 2013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오른 재닛 옐런은 통화정책에서 선제적 안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올해 한국은행 총재에 임명된 이주열 총재 또한 시장과 소통 강화를 중시한다.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급작스러운 금리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증권사들의 상품 운용 손익도 1분기와 비슷하게 2분기 역시 안정적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증권사의 총임직원 수와 판관비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는 201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진행된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몇몇 증권사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전반적인 판관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5년부터 비용 감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27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KDB대우증권은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다. 양사 모두 연간 300억~350억 원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는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 올해에도 50여 명 내외의 공채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전 분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제의 리포트] ‘장기 침체’ 증권업, 꽃필 날 보인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증권사와 관련해 발표한 정책은 크게 4개다. ‘증권사 영업 활력 제고 방안(2013년 5월)’,‘증권회사 인수·합병(M&A) 촉진 방안(2013년 12월)’,‘NCR 제도 개선 방안(2014년 4월)’, ‘금융 제도 개혁 방안(2014년 7월)’이 그것이다. 이 정책이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4가지 정책으로 정부가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로 ‘증권사의 대형화 유도’다. 그간 증권사 간 합병은 별 시너지가 없었다. 하지만 여러 제도적 요건이 갖춰짐으로써 중소형사들의 M&A를 이끌 동인이 커지고 있다. 이미 올해에만 M&A와 자진 청산으로 6개의 증권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우리투자증권 ‘강추’
증권 업종의 추천주로는 한국금융지주와 우리투자증권을 제시한다. 한국금융지주의 목표가는 5만 원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실적이 좋다. 운용액이 7조 원까지 늘어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분기에 4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한국투자증권의 IB 부문은 5월 5000억 원 규모의 BS금융지주 유상증자를 주간한데 이어 삼성SDS·NS홈쇼핑 등의 상장 주간사로 선정돼 하반기 IB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IB 수익은 7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의 목표가는 1만5000원이다. NH농협과 합병이 예정돼 있는 우리투자증권은 빠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희망퇴직, 전산 시스템 통합, 점포 정리 등으로 2015년 약 1000억 원의 비용 감축이 예상된다. 특히 농협금융지주의 특성상 향후 높은 배당도 예상된다.

현대증권은 목표 주가 1만 원을 제시한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강도 높은 경영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방안대로 이행된다면 비용 감축만으로 ROE가 2014년 2.2%에서 2015년 5.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옥 매각 이익 810억 원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이익 225억 원 규모의 현금 유입도 긍정적이다.

KDB대우증권의 목표가는 1만2000원이다. KDB대우증권의 보유 채권 규모는 15조 원 수준으로 증권사 중 최대다. 금리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2014년 상품 운용 이익이 9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DB대우증권이 보유한 1조 원 수준의 외화채권 수익성은 국내 채권보다 높아 이익 폭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KDB대우증권은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도 2014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19%가 넘는 판관비를 줄였다. 또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2015년부터 연간 30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목표가는 5만50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생명과 시너지가 과제다. 지난 7월 18일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생명 지분 27.42%를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3200억 원에 매입했다. 회사 측은 보험 재무설계사(FC)를 통한 영업으로 증권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목표가는 4만6000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삼성자산운용 지분 65.26%를 삼성생명에 매각하고 삼성선물 지분 49%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3분기 19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2분기 4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지점 축소 및 인력 조정으로 2015년에는 연간 7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목표가는 5만2000원이다. 키움증권의 장점은 시류에 맞는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 조직이라는 점이다. 특히 무점포 전략으로 비용 효율성이 현재 극대화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핵심 경쟁력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더 늘어나기 힘든 업황이라는 점을 따져본다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 보인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