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물·미 국채, 금리 인상 시점 두고 엇갈린 반응

하반기 이후 선진국 채권시장이 다시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금리 차를 의미하는 EMBI 플러스 스프레드도 3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일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장기채 금리는 현재 과도하게 하락했다. 글로벌 자금은 미 채권시장 조정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동성 기대 약화로 선진국에서 벗어나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또한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종료 시점인 10월 전후로 주식시장에서도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분기 이후 미국 경제에는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 관측된다. 바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금선물 가격이다. 현재 미국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며 7월 미 실업률은 6.2%까지 하락했고 연말에는 5%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과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로 2분기 이후 금선물 가격은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미국 장기채 금리는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의 맥] 미국 채권시장의 불편한 진실
Fed의 현재 스케줄에 따르면 10월 테이퍼링이 종료될 예정이다. 또한 경기 회복이 현재와 같은 속도를 지속할 경우 6개월 후인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2분기 이후 미 제조업 지표와 실업률 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러한 미국 경기 펀더멘털을 근거로 당초 시장 전망 대비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일러질 것으로 해석됐고 2분기 이후 금선물 가격은 약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반면 연초 3.0%까지 상승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경기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재닛 옐런 Fed 의장의 경기 부양적 발언으로 2분기 이후 오히려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실업률의 질적 측면을 강조하며 통화정책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은 금선물 시장과 달리 금리 인상 시기에 있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결국 금선물 시장과 미 국채 시장이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상반되게 움직이고 있는 점이 불편한 진실이다.


신흥국 채권 자산의 가격 상승 예상
Fed가 테이퍼링을 계획된 일정과 같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옐런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Fed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 미 경기 회복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어 금리 인상 시점은 채권시장에서 낙관하는 것보다 일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미 장기채 금리는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다시 연초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미 경기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일러질 것이고 ECB의 추가 양적 완화는 독일의 재가가 필요해 기대보다 더딜 수 있어 선진국 채권시장 강세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요 신흥국 통화는 유로 및 엔화와 달리 달러화 대비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기록하고 있어 신흥국 채권 투자 매력은 개선될 전망이다.

10월 전후로 채권시장에 금리 인상 우려가 가중되면 글로벌 자금은 선진국에서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채권시장 자금 이동과 동반해 주식시장 자금도 미국에서 경기 모멘텀이 개선되는 아시아 신흥국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