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28% 크는 영화 시장…독보적 업계 1위 화이브러더스 ‘탄탄대로’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고성장 찰리우드에서 미래를 잡아라!
필자가 공부하러 다녔던 상하이 모 대학 옆의 호텔에는 영화관이 붙어 있었다. 주말에는 그 영화관이 젊은이들로 북적거렸고 소위 ‘황뉴(黃牛)’라는 암표상들까지 나타날 정도로 상하이 사람들은 영화 보기를 좋아했다. 특이한 것은 중국의 영화표 값이 날짜나 시간대별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말 가격이 다르고 영화의 날(매주 화요일)에는 가격이 반값이다. 또 온라인이나 신용카드로 구매할 때 가격이 서로 다르고 심지어 황금시간대 그리고 좋은 자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그래서 암표상들이 있을 정도로 아직 중국의 극장가는 어수선한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중국의 영화 시장은 가장 강력한 시장이 됐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찰리우드(차이나+할리우드)라는 합성어다.

2011년 여름에 개봉된 ‘쿵푸팬더 2’는 중국 시장에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애니메이션 박스 오피스의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제 거만한 영화 제국 할리우드가 가장 겨냥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디지털’이라는 첨단 무기 장착해
사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서 가장 쉬운 문화 활동이자 레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영화 관람일 것이다. 중국의 영화 시장은 연평균 30%씩 고속 성장하고 있고 2012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박스 오피스는 2006년 26억 위안에서 2013년 218억 위안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28%에 이른다.

중국 영화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부각되는 게 중국의 영화 산업 즉,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또 중국 영화 시장 안에서 중국 영화의 비중은 여전히 강력하다. 중국은 외국 영화 수입 편수를 1년에 20편으로 제한했었지만 2011년 3월 외국 영화 수입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서 2012년에는 중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로 내려갔다. 하지만 중국 영화 산업의 질적 성장으로 2013년에는 점유율이 다시 상승해 59%를 차지했다. 또 2013년 중국의 박스 오피스 시장 전체는 218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고 그중 중국 영화는 총 128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54% 성장해 전체 박스 오피스의 59%를 차지하게 됐다.

한편 2012년 한 해에만 646개의 영화관이 신설돼 중국의 극장 수는 2800개를 넘었고 스크린 수도 2013년 기준으로 1만 개를 넘어섰으며 중국의 스크린 디지털화율은 92%로 세계 1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게 시작된 중국의 영화 산업은 첨단의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는 양면성에서도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0.4회 정도로 한국과 홍콩의 3.2회를 기준으로 보면 8분의 1 수준이고 미국의 4.0회를 기준으로 보면 10분의 1 정도로 향후 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된다. 또 1인당 관람 횟수뿐만 아니라 중국의 영화 관람료 역시 미국의 65%수준이고 여기에 인구 규모까지 감안한다면 중국의 영화산업은 대표적인 중국 내수 시장 성장의 수혜 산업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 수혜 기업은 중국 엔터테인먼트 1위 기업인 화이브러더스다.

화이브러더스는 영화, 드라마 제작, 배급, 매니지먼트, 광고 및 영화관 운영 사업까지 진출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화이브러더스는 왕중쥔·왕중레이 두 형제가 시작한 영화사로, 중국 최고 감독인 펑샤오강의 영화에 투자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중국 차스닥 1호 영화 상장사로 400명이 넘는 스타 군단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사이며 창립 이후 1조 원이 넘는 박스 오피스를 달성했고 2014년 시가총액이 300억 위안(5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화이브러더스의 실적을 보면 2013년 매출액은 20억 위안(약 3600억 원), 순이익은 7억 위안(약 1300억 원)으로 매출액 증가율은 48%, 순이익 증가율은 172%에 달했다. 과거 5년간 평균 매출액 성장률도 무려 42%,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67%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 중인 회사다. 2014년 매출액 증가율은 19%, 순이익 증가율도 20%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고성장 찰리우드에서 미래를 잡아라!
2013년 매출액 20억 위안 중 영화 제작 및 배급 매출액은 제작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11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나 성장했다. 영화 부문의 매출액 기여도는 44%에서 54%로 증가했고 마진율도 무려 55%에 달해 전년 대비 20%나 높아졌다. 2012년 9월부터 2013년 말까지 화이브러더스는 무려 19편의 영화와 740회 분량의 드라마를 시장에 공급했고 이를 위해 약 10억 위안을 투자했다.


스타 400명 보유한 ‘화이브러더스’
재미있는 것은 2013년 영화 사업 매출액의 45%를 가져온 저우싱츠 감독의 ‘서유항마편’, 펑샤오강 감독의 ‘사인정제’, ‘적인걸 2:신도해왕의 비밀’ 등 주요 4개 영화의 흥행이 2013년 실적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 특성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비슷해 영화의 성패 여부가 단기 실적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또 2013년 매출액 중 드라마 제작 매출액은 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드라마 제작 마진율은 44.89%로 전년 대비 11% 정도 감소했다.

2013년 영화관 매출액은 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1%나 성장했고 마진율도 무려 59%에 달했다. 화이브러더스가 운영하는 영화관은 2013년 기준으로 15개다. 화이브러더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 방식으로 영화관 사업 분야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증권사들이 화이브러더스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높게 보는 포인트 중 하나는 영화 제작과 영화관을 함께하고 있어 중국 영화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5~10년간 중국 영화 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대표 업체인 화이브러더스 역시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2015년에는 화이브러더스의 박스 오피스가 2013년 대비 두 배가 넘는 약 50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증권사도 있다.

드라마 사업도 2014년, 2015년 지속적인 외형 성장이 기대돼 향후 3년간 연평균 30%의 드라마 부문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참고로 한국의 대표적 영화 배급사로는 쇼박스, CJ E&M 등이 있고 2013년 CJ E&M의 실적은 전년 대비 저조했다.

절대 규모의 차이도 크고 자국 시장의 성장성 차이도 있어 양국 간의 1등 기업을 절대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편 화이브러더스의 현재 주가 대비 이익비율(PER)은 33배 수준으로 과거 3년 평균 45배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2013년 순이익 증가율이 무려 172%를 기록했고 향후에도 변동성이 있겠지만 성장하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1등주로서 장기적인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이다. 화이브러더스 역시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표적인 중국 본토 소비재 1등주 중 하나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