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상저하고’ 예상…중·EU 경기 부양책이 ‘희망’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코스피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 등이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3분기 기업 실적 부진,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수급 공백 등이 지수 하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말 Fed의 테이퍼링 종료를 앞두고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 대비 엔화 약세가 심화되며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유로존 경기 둔화세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3%로, 2015년 성장률 전망치도 4.0%에서 3.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유로존과 주요 신흥국의 성장 둔화세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과 러시아 간 갈등이 장기화되며 유로존 수출의 약 6.9% 비중을 차지하는 대러시아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로존 경제 충격이 깊어질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아직까지 한국의 대유로존 수출 증가가 지속되는 등 유로존 경기 둔화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대유로존 수출 비중(9.5%)을 감안할 때 유로존 경기 둔화가 심화된다면 국내 수출 경기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신흥국의 대유로존 수출이 부진하다면 간접적인 영향도 예상된다.
코스피 변동성 더 커질 듯
반면 연말까지 중국의 주요 정치 및 경제 회의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중국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먼저 10월 20~23일 중국의 18차 4중전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3중전회에서 향후 10년간 중국의 정책 로드맵이 결정된 바 있다. 3중전회 이후 중국은 경제구조가 빠르게 전환되고 금융시장 개혁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4중전회에서는 ‘의법치국(依法治國)’을 주제로 사법 시스템 및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 4중전회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연말까지 중요한 회의(10월 4중전회, 12월 경제공작회의)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로존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장기 침체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유로존 경제를 지탱해 온 독일 경제지표마저 빠르게 악화되면서 ECB의 추가 부양책 시행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 ECB는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을 시행하는 등 부양책을 제시했지만 정책 효과는 미진하다. 이에 따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보다 강력한 유동성 공급 정책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ECB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 국내 증시로 유럽계 자금이 유입되며 주식시장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과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 국내 3분기 어닝 시즌 부담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ECB 추가 통화 완화 정책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 미뤄졌던 정부의 경기 부양책 시행 등으로 코스피는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 확대 국면을 저가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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