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 가격도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량 증대로 잉여분의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저렴한 미국산 천연가스가 일본·아시아·유럽 등지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산책] 현실화된 미국발 에너지 혁명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1979년생. 2008년 미국 퍼듀대 경영학과 졸업. 2009년 미국 브랜다이스대 금융학 석사. 2009년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현).




미국은 금융 위기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오바마 정부는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미국의 안보와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판단하고 에너지 문제를 최우선 정책으로 강조, 비전통 에너지 개발을 통한 안정적 수급 등을 통해 지속 성장 가능 경제를 실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스와 오일 개발 산업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2008년 0.03% 포인트에서 2013년 0.22% 포인트로 상승했고 석유와 천연가스 부문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같은 기간 421억 달러에서 239억 달러로 축소됐다.

우선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미국 내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자. 첫째, 미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전통 오일 개발에 따른 오일 공급 증가, 천연가스와 재생 에너지로의 에너지원 수요 대체 등으로 오일 순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둘째, 비전통 에너지 개발로 낮은 가격의 천연가스가 공급되면서 미국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비전통 에너지와 청정에너지 개발은 일자리 창출, 부가가치 창출 등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미국의 변화는 세계에 어떤 파장을 미치게 될까. 첫째, 미국이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중동 지역의 에너지 패권 구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09년에 러시아를 제치고 이미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등극했고 2015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석유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둘째, 향후 미국산 오일의 세계시장 공급 확대로 세계 에너지 수입이 다소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셰일오일 개발로 원유 공급이 늘어나고 원유 재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유지돼 온 원유 수출 제한 관련 법 및 규정의 개정 요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오일 대신 값싼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오일의 의존도가 축소되면서 세계 오일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세계 에너지 가격도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량 증대로 잉여분의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저렴한 미국산 천연가스가 일본·아시아·유럽 등지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은 물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산 에너지 공급으로 수입처 다변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안정, 연관 산업 부문 수출 확대 등의 긍정 요인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미국의 비전통 자원 개발 사업 참여 확대 등을 통한 에너지 수급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비전통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따른 연관 산업의 사업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셋째, 미국처럼 재생 에너지 산업을 경기 부양 및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넷째, 향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수출 경로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부정적인 영향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한데, 특히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또 미국 내 기업 경영 환경 개선에 따르는 한국의 투자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