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이어 가는 외국인 투자자…‘규모’ 감소는 긍정적

[투자의 맥] 갈팡질팡 코스피, 내수·배당주로 맞서라
9월 초부터 조정 국면이 이어진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전고점 수준으로 회복된 반면 코스피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대외 리스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 중 하나인 유로존 금융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는 연말로 갈수록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완화될 전망이다.

10월 26일 발표된 ECB의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유로존 내 130개 은행 중 25개 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2개 은행은 스트레스 테스트 과정 중 자본 확충이 진행됐고 추가적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한 은행은 13개에 불과했다.

2011년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로존 내 71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31개 은행에서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유로존 금융 위기 이후 은행들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 온 것으로 보인다. ECB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향후 유로존 은행권의 ECB 의존도가 높아지며 ECB의 정책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0.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 가는 가운데 양적 완화3(QE3)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 4.6%로 높았고 이에 따라 연 성장률이 3.0%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인 경기 회복세를 이어 가는 것에 따른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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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FOMC 회의 성명서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문구는 변경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경제지표 등을 고려해 Fed가 예상하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더 빨리 다다르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기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외 리스크 안정 vs 기업 실적 하락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9월 이후 2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수급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10월 말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머징 주식형 펀드에서도 최근 1주일간 11억 달러어치의 자금이 순유출되며 3주 연속 자금 유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은 가운데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 코스피가 강한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코스피가 1900선 초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추가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기업의 실적 부담이 이어지는 등 부담 이슈가 산재한 만큼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보다 기술적 반등 수준에서 제한될 전망이다. 당분간 코스피는 방향성을 설정하기보다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적 신뢰성이 부족한 경기 민감주보다 내수주 및 배당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할 전망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