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통화정책 완화 시작…꾸준히 상승 중인 중국 증시

일본 중앙은행(BOJ)은 10월 31일 금융정책위원회(금정위)에서 2015년 본원통화를 2014년 73조 엔에서 80조 엔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시장이 예상치 못했던 양적 완화 확대 소식으로 엔·달러 환율이 114엔까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BOJ의 기존 양적 완화 규모로도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인데 비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 회복 지연 등 부작용이 불거지며 내부적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10월 BOJ 금정위에서 기습적인 추가 양적 완화 조치로 당분간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은 잠잠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원통화 확대 규모가 10% 미만이라는 점과 현재 일본 경제 규모 대비 양적 완화 규모가 과도하게 높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양적 완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은 다시 2014년 하반기 이후 수준인 105~110엔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반응도 이전과 다르다. BOJ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이후 양적 완화를 시작했을 당시 한국 증시에는 외국인의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추가 양적 완화 조치로 일본 증시가 급등하고 엔·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가 10월 중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오히려 순매수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BOJ의 추가 양적 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사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로 판단된다.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3%로 2014년 정책 목표치 7.5%가 위협되자 4분기 이후 인민은행은 강도 높은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하고 있다.


중국, 기준 금리 인하설 ‘솔솔’
인민은행은 9월과 10월 단기 유동성 조작을 통해 시중은행에 자금 공급을 확대했다. 9월 5000억 위안에 이어 10월에는 2000억 위안과 1000억 위안의 유동성 공급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9월에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금리를 20bp(1bp=0.01% 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10월에도 추가적으로 10bp를 하향 조정했다. 또 인민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 인하에는 상당히 신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침체로 돌아서 금리 인하 부담이 크지 않다.
[투자의 맥] 일본 중앙은행보다 인민은행을 주목하라
하반기 이후 상하이 종합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차별된 양상으로 상승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중 후강퉁 시행에 따른 제도 개선 기대가 반영됐다고 해석했지만 후강퉁 연기 이후에도 상하이 증시 상승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상승 흐름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하반기에도 인민은행 통화정책 기대로 상하이 증시가 반등한 적이 있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자산 선호 현상으로 신흥국 증시가 반등하는 가운데 상하이 증시도 동반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반면 2014년 하반기 상하이 증시 반등은 글로벌 증시 및 신흥국 증시와 차별된 상승 흐름을 기록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결국 인민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이 과거와 같이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미봉책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고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이 경기 부양으로 변화한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