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계 자금 유입 꾸준…각종 리스크 지수도 완화

10월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정책 종료를 앞두고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된 가운데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는 19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는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이 일러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코스피는 어느덧 1970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같은 코스피의 반등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쏟아졌던 비관론이 수그러들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험 자산 선호의 징후는 여러 지표로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시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Citi Macro Risk Index), 경제 서프라이즈 인덱스(ESI), 미국의 공포지수(VIX) 등 글로벌 리스크 관련 지표들이 모두 비관론 완화를 반영 중이다.
[투자의 맥] 살아난 코스피, 연말까지 계속 간다
글로벌 위험 자산 선호 재개 분위기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국적별 자금 흐름 특징을 보면 유럽계 외국인은 순매도를 나타낸다. 반면 미국계와 아시아계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확대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계 자금 유입이 유럽계 자금 이탈 충격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국가별 보유 비중을 보면 미국이 39.2%를 차지하고 영국 8.1%, 룩셈부르크 6.1%로 유럽계 자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3%, 일본은 2.2% 수준으로 국가별 순위로 10위와 11위다. 하지만 올해(10월까지) 전체 외국인 순매수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78.4%로 높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국적별 비중이 미국과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의 빈자리, 미국과 아시아가 채워
이런 추세, 즉 중국과 일본계 자금 유입 트렌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중국의 해외투자 확대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적격 국내 기관투자가(QDII:중국 외환 관리 당국으로부터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권리를 부여 받은 금융회사)의 허용 규모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계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다.

일본 정부도 지난 10월 말 양적 완화 확대 정책과 일본공적연금펀드(GPIF)의 주식 비중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GPIF는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을 종전 12%에서 25%로 늘린 것과 함께 해외 주식 투자 비중도 12%에서 25%로 늘리는 등 국내외 주식 투자 비중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 주식 벤치마크도 기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쿠사이 인덱스(Kokusai index:일본을 제외한 선진국 지수)에서 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All Country World Index)로 변경했다. 이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도 포함된 것이다. 일본계 자금이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GPIF의 해외 주식 투자 비중 및 벤치마크 변경 소식은 일본계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것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