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무위험 자산의 조화 필요…‘선택과 집중’해야

투자 원칙을 말할 때 항상 나오는 얘기는 장기 투자와 분산투자다. 장기 투자는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때까지 초기의 투자 원칙과 초심을 잃지 않고 시류에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다. 따라서 투자자 스스로 장기 투자를 하려는 강한 의지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분산투자는 시장 상황과 개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분산투자를 위해서는 각 자산군별 시장 예측과 투자 전망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 자산 배분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합리적 자산 배분은 무엇일까. 자산 배분은 단계별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

주식·채권·부동산 등 세 자산을 활용한 자산 배분에 앞서 위험 자산과 무위험 자산에 대한 배분이 첫째 단계다. 무위험 자산, 즉 대기 자금이 중요한 이유는 기존 투자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자산이 투자되지 않았다는 심리적 안도감을 갖게 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위기 발생 시에도 투자자 스스로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또한 자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향후 투자 가치가 기대되는 투자 상품이 나왔을 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선진국·이머징 등 해외투자 늘려야
둘째 단계는 선진국과 이머징의 배분, 주식과 채권의 배분 등 위험 자산군 내에서의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교직에 있는 A 씨는 3년간 주식형 펀드를 보유해 왔다. 장기 보유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발생해 일부 자금은 환매 후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고 있고 나머지 자금은 투자처를 정하지 못해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A 씨는 앞서 언급한 자산 배분의 원칙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기로 했다.

먼저 기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단기 신탁 등의 현금성 자산을 머니마켓펀드(MMF)로 묶어 운용하되 현금성 자산 비중을 낮췄다. 국내 펀드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직접 투자는 초기 원금 회복을 위한 투자 대안으로 삼기에는 리스크가 큰 점을 감안해 국내 주식형 펀드와 직접 투자의 비중을 다시 국내와 해외로 분산해 배분했다.
[신자산 배분] 장기 투자보다 어려운 분산투자
해외는 선진국과 이머징으로 배분 기준을 갖고 자산을 배분했다. 선진국은 이머징 지역과 달리 성장이 정체되면서 상대적으로 고령화 진행 정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장기 관점에서 유망한 헬스 케어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을 제안했다.

이머징은 장기 성장성과 지속적 인구 증대 요인을 감안해 소비재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자산을 배분했다. 역사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5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는 빠르게 증가한다.

현재 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1인당 GDP가 이제 막 3500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 여력의 또 다른 지표인 인구수를 보면 3개국의 합이 15억 명이 넘는다. 13억5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 2020년까지 2010년 대비 2배의 소득수준(GDP)을 목표로 ‘신형 도시화’라는 정책을 내세웠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도시화는 소득 증가와 소비수준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머지는 선진국 채권과 주식에 분산해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에 30%를 투자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주식형 비중은 30%, MMF 비중은 40%, 혼합형 비중을 30%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주식시장에의 투자 비중을 낮추고 주식형 상품의 위험 노출 지역을 선진국과 이머징에 투자하는 국내외 펀드로 분산했다.


김왈수 미래에셋증권 천안지점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