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VOD로 소비 패턴 달라져…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수혜주

[화제의 리포트] ‘불금’에도 ‘미생’ 시청률은 왜 오르나
최근 케이블 방송사인 tvN의 금·토요일 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케이블 방송은 시청률이 3%가 넘으면 ‘대박 드라마’ 반열에 오르는데, ‘미생’은 지난 10월 17일 첫 방송 이후 한 달여 만에 시청률 6%를 돌파하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미생’의 인기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탄탄한 작품성이 큰 몫을 했지만 모바일과 주문형 비디오(VOD)로 요약될 수 있는 최근 미디어 업계의 변화에서도 그 비결을 찾을 수 있다.

2015년에는 모바일 가입자 확대 가속화에 따른 양적 성장과 VOD 매출 증대, 초고화질(UHD) 방송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가시화가 전망됨에 따라 유료 방송 산업에 대해 ‘비중 확대(Overwieght)’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


유료 방송 가입자 매년 4% 성장
‘미생’의 인기 비결은 공간적·시간적 방송 시청 제약에서 탈피하려는 최근 미디어 트렌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모바일 인터넷 속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 크기도 커지고 있어 모바일 기기를 통한 미디어 시청 환경이 개선됐다.

또한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이동통신사 간의 경쟁이 신규 고객 유치에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유선 상품과 무선 상품의 결합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옮겨 가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미디어 콘텐츠 소비를 증가시켜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고 유·무선 상품 결합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모바일의 환경 개선과 유·무선 결합 경쟁으로 가입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의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2013년 이후 연평균(CAGR) 4%의 성장을 지속해 2018년에는 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디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VOD를 통한 ‘양방향’ 미디어 소비의 증가다. 양방향 방송 서비스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능동적으로 선택해 시청하는 것으로, 기존의 방송국 중심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본방 사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VOD는 미디어 콘텐츠 시청의 시간적 제약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다음 편을 기다리기 싫어하는 시청자의 니즈까지 해결해 줄 수 있다.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가 단시간에 드라마 전편을 모아 보는 ‘빈지 뷰잉(Binge viewing:몰아 보기)’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시즌 1, 2의 13편을 동시에 공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이에 따라 국내 유료 방송사의 VOD 판매 규모는 2013년 말 4000억 원을 초과하면서 2011년 이후 10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였다. 또한 향후 유료 방송사의 주요 수익원 중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료 방송사들의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UHD TV 보급 확대에 따른 UHD 서비스 도입과 콘텐츠 확보 등이 유료 방송 시장 구도 변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제의 리포트] ‘불금’에도 ‘미생’ 시청률은 왜 오르나
새로운 미디어 기술 방식의 도입은 디바이스(주로 TV)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존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20% 수준으로 좁혀져 가격 부담이 줄게 되면 신사양 제품의 보급이 확대된다.

이를 통해 신기술의 발전 및 콘텐츠의 급격한 증가가 잇따르게 되는데, 2012년 말 50인치의 UHD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771달러에서 지난 3분기 말 282달러로 하락하면서 기존 풀 HD 패널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111%에서 19%로 좁혀졌다.

이는 제품 가격을 하락시켜 UHD TV의 보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2015년과 2016년 UH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각각 136%, 62% 증가하고 2018년에는 전체 TV 출하량의 28%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UHD TV의 보급 확대는 유료 방송사의 추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데, 최근 미국 넷플릭스가 UHD 요금제를 기존 대비 33~50% 인상한 예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통한 유·무선 결합 상품 경쟁력 제고를 바탕으로 모바일 중심의 제2차 유료 방송 성장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의 방송 사업 매출은 모바일 유료 방송 가입자의 급속한 증가로 향후 3년간 연평균 34%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Mbps급 광 랜 도입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던 2006~2007년 동안 SK브로드밴드의 주가는 106% 상승하면서 가입자와 주가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향후 IPTV 가입자 증가와 2015년 SK브로드밴드의 높은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타 유료 방송 플랫폼 대비 VOD 매출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동통신사의 포인트를 이용한 VOD 구매 경험의 축적에 기인한다. 포인트를 이용해 VOD를 시청한 고객은 효용성을 인지하고 있어 추후 VOD 구매에 대한 가격 저항도를 낮춰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고 VOD의 재구매율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유·무선 결합 상품으로 경쟁력 제고
중·장기적으로는 UHD TV 보급 확대로 고용량의 UHD 콘텐츠가 증가해 더 빠른 인터넷 속도에 대한 요구를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돼 기가 인터넷 상품(500Mbps, 1Gbps)의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Buy)’ 및 목표 주가 6000원을 제시한다.

국내 최대 케이블 TV 가입자를 보유한 CJ헬로비전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 ‘매수(Buy)’, 목표 주가 1만4000원을 제시한다. 방송 사업 부문에서 가입자 확보를 통한 홈쇼핑 및 지역 광고 매출 증대를 통한 성장이 전망되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사업에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유입 증가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 증대가 예상된다.

또한 스마트 셋톱박스 및 티빙 스틱 등의 차세대 디바이스를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엔스크린(N-screen) 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적극적인 케이블 TV 사업자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난 1년간 가입자를 350만 명에서 420만 명으로 빠르게 확대했다. 케이블 TV는 가입자당 평균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타 유료 방송 플랫폼 대비 높게 형성돼 있어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 지역 기반의 케이블 TV 사업자 인수는 지역 기반과 자체 채널을 활용한 지역 광고 매출 증대가 예상되, 향후 3년간 연평균(CAGR) 1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MVNO 사업 부문에서는 LTE 사용자 증가가 기대된다. 지난 10월 시행된 단통법으로 신규 단말기 구입 시 보조금에 상한선이 정해져 기존 대비 낮은 수준의 보조금이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신규 휴대전화 구입 시 기기 부담금이 증가하게 돼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MVNO로 이동하는 LTE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CJ헬로비전의 MVNO 사업의 ARPU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직접 구매한 언록 폰의 유입 증가도 MVNO 가입자 증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