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효과로 안정성 등 뛰어나…배당 확대도 호재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이투자증권 이상헌·김종관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5년 지주회사 전망’을 선정했다. 대다수 국내 그룹의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지주회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요 기업 지배 구조의 한 형태로 지주회사 체제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 등이 지주회사의 2015년을 전망했다.
저성장기에 강한 지주회사의 매력
지주회사의 2015년 전망을 살펴보면 3마리의 양이 지주회사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3마리 양은 각각 대체재(substitutional goods), 그룹 지배 구조, 배당을 뜻한다.

먼저 지주회사의 대체재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지주회사는 여러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선 자회사들보다 레버리지 효과가 적다. 그러나 저성장하는 상황에서는 포트폴리오 효과 등에 의해 이익의 안정성 및 향상성 측면에서 개별 자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자회사들은 2014년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2015년에 동일한 적자가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지주회사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는 독자적으로 섹터 내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효과로 실적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지주회사가 대체재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의 주요 가치는 자회사 등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지주회사는 자회사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나아가 지주회사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회사들을 합병하거나 매각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 기업이 재평가되면서 지주회사들은 본래 목적인 자회사 지배뿐만 아니라 대체재로서의 역할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 구조 전환·승계 ‘핫 이슈’
국내 그룹의 지배 구조는 이제 지주회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지 않고 대주주인 그룹 오너의 지분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에 따라 승계 과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2015년에는 대다수 그룹에서 2·3세의 경영 승계를 위해 후계 구도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 구조의 전환·승계에 앞서 반드시 수반돼야 할 1단계는 2·3세 경영의 정착이다. 선대가 아닌 자신의 업적으로 신수종 사업 등을 발굴해 그룹의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면 신뢰성·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2단계는 그룹 지배 구조 전환·승계다. 이 과정에서 그룹 오너, 외부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 사이에 이해가 상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룹 지배 구조 전환의 결정권자가 대주주인 그룹 오너라는 것이다.

2015년에는 배당 촉진 정책으로 지주회사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그룹사들이 점점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지주회사는 주요 기업 지배 구조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오너들이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체제로 지배 구조가 안정되면 결국 오너 가치가 주주 가치와 동일시돼 기업 지배 구조가 견고해지면서 지주회사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의 지주회사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숨겨진 가치를 발산할 수 있는 한진칼, 정상화가 기대되는 한화 및 두산, 브랜드 로열티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LG 등을 들 수 있다. 또 그룹 지배 구조와 관련해서는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전환 가시화로 삼성 지배 구조 핵심 기업들이 부각될 수 있다.

2014년 삼성은 사업 구조 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 삼성SDS 상장, 제일모직 상장 등으로 지배 구조가 이슈화됐다. 삼성의 지배 구조 전환이 가시화된다면 다른 그룹들의 지배 구조 전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상장한 삼성SDS·제일모직 역할 주목
삼성SDS는 삼성그룹 지배 구조상 맨 하단에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의 지분이 있어 지배 구조 전환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 지배 구조 전환의 시발점은 삼성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현물출자 용도로 사용하며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곳이 삼성SDS다. 상장을 계기로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전환 시 삼성SDS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에서 최상위에 위치하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설립한 위탁 생산 전문 업체 삼성바이올로직스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은 2013년 8월 1일 대한항공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된 후 자회사 관리 및 신규 사업 투자 등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4년 10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공개 매수를 통해 대한항공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절차를 실시했다. 이때 예상됐던 수준의 물량으로 현물출자를 완료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기에 강한 지주회사의 매력
한화건설은 2014년 3분기 영업이익이 285억 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2분기의 해외 사업장 관련 손실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한화건설의 실적 정상화가 기대되면서 한화의 주가 역시 그동안의 부진을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2015년 기준으로 주당순자산배율(PBR)이 0.5배로 저평가돼 거래되고 있고 한화건설 정상화 및 방산사업 매출 본격화 등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자회사들은 재무 관련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지만 두산건설이 2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하고 두산중공업이 상환 전환 우선주(RCPS) 발행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당 부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자 및 산업 차량 부문의 실적 향상 등을 비롯해 모트롤(mottrol) 부문의 흑자 전환과 연료전지 부문의 성장성 등이 향후 두산의 실적 개선에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의 자회사 중 LG화학·LG생활건강 등이 주축인 화학 및 생활 소비재 부문은 순자산가치(NAV)에서 55.5%를 차지하며 그동안 LG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2014년 기준 49.5%로 비중이 낮아지고 그 대신 비교적 부진했던 전자 부문(26.1%), 통신 및 서비스 부문(22.7%)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 부문에서의 의존도에서 벗어나 향후 실적의 안전성과 향상성을 모두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유가 하락세로 영업 실적이 급감했지만 2015년 유가가 어느 정도 완화될 전망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의 주가는 그동안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하락하고 SK그룹의 지배 구조 관련 이슈가 터지면서 부진했다. 그러나 2015년 실적 회복 가능성 등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정책 환경 하에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건설·SK해운 등의 자회사의 리스크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홀딩스는 일진그룹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일진의 주력 자회사인 일진전기가 고부가 제품 위주의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의 턴어라운드(Turn around)가 이어지고 있다. 또 일진홀딩스의 히든 밸류 역할을 하는 알파니언메디칼시스템의 매출이 급성장하며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정리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