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큰손', 제주도 이어 유망 투자처로 눈독…가격 상승 신호탄?

강남 아파트, 왜 오르나 했더니…
강남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가운데 중국의 큰손들까지 강남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20일 기준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전주 대비 0.35% 상승)을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들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률과 분양권 거래 급증 현상을 보이며 전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강남 재건축의 ‘불패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고 7월 분양 예정인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의 분양가는 3.3㎡당 최고 50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명씩 몰려다니며 투자 쇼핑”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점령(?)하고 강남으로 향한 것 같습니다. 빌딩은 물론 아파트나 고급 빌라까지 무차별 공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근 중국인이 반포동 아파트를 고가에 사들인 소식도 들었어요.”(강남구 서초동 A부동산 관계자)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왕서방’의 등장이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 두 채가 각각 32억원에 팔렸다. 주변 시세보다 3억~5억원 정도 비싼 가격이었고 매수자는 중국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인 10여 명이 인근 ‘래미안 퍼스티지’를 비롯해 강남의 주요 아파트들을 살펴보고 돌아갔다는 후문도 있다.

자국의 경기 침체와 증시 불안에 중국 큰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증가 추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제주도가 중국인 투자 열기로 몸살을 앓았다. 전문가들은 제주도를 점령(?)한 중국인들이 서울로, 특히 강남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중국 투자자들은) 아직까지는 빌딩 매입에 집중하고 있지만 점차 아파트나 고급 빌라에 대한 투자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중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향후 강남의 집값을 전망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곧 집값 상승을 의미하고 강남의 집값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중국인은 부동산 투자 가치에 대한 분석이 치밀하고 깊이 있기로 유명하다”며 “결국 중국인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투자 수요 증가를 넘어 강남의 투자 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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