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H지수 1년 새 30% 상승…화색 도는 ELS 투자자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올 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H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대기업으로 구성된 중국 기업 지수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 자산으로 홍콩H지수를 활용할 때가 많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홍콩H지수는 2월 16일 1만455.02로 마감됐다. 2015년 11월 9일(1만506.41) 이후 최고치로, 1년 전(7864.84)에 비해 30%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올 연초(9459.55)와 비교해도 10% 정도 올랐다.

지난해 홍콩H지수는 급락을 겪으며 ELS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다. 2016년 2월 700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서서히 오름세를 타던 H지수는 올해 2월 들어 급등세를 보이더니 지난 2월 9일 심리적 저항선인 1만을 돌파(1만75.17)했다.

홍콩H지수의 상승은 중국 본토에서 흘러나온 자금이 홍콩 증시로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올 들어 홍콩 시장에 투자한 중국 자금은 261억 위안(약 4조3800억원)이다.

최근 미국의 달러화 강세로 중국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상대적으로 홍콩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게 홍콩H지수의 매력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중국 국가통계국이 2월 1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지수도 각각 2.5%, 6.9%씩 상승한 영향도 컸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있는 H주로의 자금 유입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ELS 투자자들도 화색이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5개 H주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6~8%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수익률은 마이너스 4.57%였던 것과 비교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ELS 조기 상환 규모는 4조45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 H지수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H지수 1년 새 30% 상승…화색 도는 ELS 투자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