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엔씨소프트·카카오·네이버 ‘플랫폼 3인방’, 지배구조 개편 주목할 때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제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환경에서 구글은 2015년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 대신 융합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기 위해서였다. 엔씨소프트·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게임 업체들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회사가 각각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지면 다양한 신사업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판 알파벳’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의 사업 구조 개편, 왜?

2015년 8월 출범한 지주회사 알파벳은 구글의 기존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들을 구글의 하위 단으로 모으고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사업들은 개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또 미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들은 구글X라는 자회사 아래로 편입했다.

이와 같은 사업 구조의 개편으로 구글의 주력 사업이던 구글서치·유튜브·앱스·지도·광고·메일·크롬 등은 구글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사업부인 접속&에너지(Access & Energy), 초기 단계 벤처기업 투자회사인 GV(Google Ventures), 후기 단계 벤처투자를 지원하는 구글캐피털 등 벤처투자 및 네트워크 관련 사업부들은 자회사로 독립했다.
4차 혁명 시대, ‘한국판 알파벳’ 탄생에 주목하라
또한 혁신적인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암·노화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는 칼리코, 헬스 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버릴리, 스마트 홈 서비스를 위한 네스트, 스마트 시티와 관련된 사이드워크랩, 무인 자동차 서비스 셀프드라이빙카,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관련 웨이모 그리고 구글X라고 일컬어지는 프로젝트 자회사가 있다.

구글X는 현재 상용화가 어렵지만 미래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서비스와 접목하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다.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일반 사업부로 분사되거나 매각되거나 혹은 소멸되는 단계를 거친다.

구글X에서 다루는 주요 프로젝트는 로봇, 무인 자동차, 글로벌 와이파이 구축 프로젝트 룬, 드론을 통한 저렴한 배송 서비스 프로젝트 윙, 구글 글라스 등이 포함돼 있다.

결론적으로 구글은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융합 신산업의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투명성 강화 및 집중화가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지주회사 구조는 효율적으로 자산을 배분할 수 있고 독립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다양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 경영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알파벳의 주가는 출범일인 2015년 10월(600달러) 이후 최근 ‘꿈의 주가’라고 불리는 1000달러를 넘어서기까지 대략 40% 가까이 올랐다.

◆비대해진 몸집 탈출구는 지배구조 개편

제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후반 들어 시작됐다. 1960년대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을 시작으로 1970년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거쳐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인터넷의 발달을 주도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른 디지털 혁명이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비로소 정보화 자동화 체제가 구축될 수 있었다. 동시에 전혀 다른 분야의 기술들이 결합되거나 융합되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4차 혁명 시대, ‘한국판 알파벳’ 탄생에 주목하라
(사진) 한성숙 네이버 대표

제3차 산업혁명으로 IBM과 같은 컴퓨터 관련 기업이 부상했고 벤처 붐을 통해 구글·애플·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들은 물론 국내에서도 엔씨소프트·다음·NHN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탄생했다. 이들 기업은 초고속망 보급 및 각종 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인터넷 대중화의 촉매제가 됨에 따라 플랫폼화에 성공해 짧은 시간에 놀라운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4차 혁명 시대, ‘한국판 알파벳’ 탄생에 주목하라
(사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의 성장은 PC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이 확산되는 기폭제가 됐다.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라인 등으로 대변되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2013년 NHN은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인적 분할했고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했다.

제3차 산업혁명으로 성장한 엔씨소프트·카카오·네이버는 현재 자산과 조직이 비대하게 커진 상황이다. 신성장 동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대처 능력 및 의사결정 등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4차 혁명 시대, ‘한국판 알파벳’ 탄생에 주목하라
(사진) 임지훈 카카오 대표

문제는 이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4차 산업혁명인 초연결성 지능화 융합 시대를 맞아 역량을 확충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효율적인 자산 배분은 물론 집중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등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구글 사례와 마찬가지로 엔씨소프트의 가장 핵심적인 기업 가치인 ‘뛰어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성장’, 카카오의 핵심 기업 가치인 ‘AI 확대’, 네이버의 기업 가치인 ‘비즈니스 확대’ 등이 한 단계 레벨업 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카카오·네이버 등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대주주의 지분율이 취약하기 때문에 지배구조의 변화 니즈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 변환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