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 판 바뀐 재테크]
주식 1위 복귀…부동산 2위로 밀리고 P2P 등 각광
키워드로 본 2017년 재테크, 투자수단 1위는?
(사진) 12월 8일 서울시 중구 다동에 있는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객장 모습. 이날 비트코인은 개당 2400만원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2017년 투자 시계도 어느덧 밤 12시를 가리키고 있다. 올 한 해 누군가는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전혀 새로운 투자 수단에 올라타 성공과 실패를 맛봤을 것이다.

‘2017 투자시장’을 뒤흔든 주역은 어떤 자산일까. ‘한경비즈니스’가 빅데이터 전문 분석 업체 다음소프트와 함께 올해의 투자를 되짚었다.

◆‘박스피 탈피’ 주식 웃었다
키워드로 본 2017년 재테크, 투자수단 1위는?
올 한 해에도 재테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컸다. 아니,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다음소프트가 2017년 1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블로그·트위터·뉴스 등 소셜 미디어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매체에서 ‘재테크’를 언급한 횟수는 총 9만4479건이었다.

이는 지난 3년 내 최대치다. 2015년 7만6919건에서 약 2만 건 늘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심화하면서 예·적금으로만 자금을 굴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재테크에 대한 국민적 반향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 사이 재테크의 수단에 대한 관심도 크게 변화했다. 다음소프트를 통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재테크 수단 톱10’을 뽑은 결과 1위부터 10위의 순위가 요동쳤다.

올해 1위는 ‘재테크의 절대 강자’ 주식이다. 주식은 13만5593회 언급되며 2위인 부동산(9만4122회)을 크게 앞섰다. 올해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며 증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특히 코스피는 2011년 5월 2일 2228.96을 기록한 이후 6년간 2000~2200 사이에서 횡보해 왔지만 올해 5월 4일 2241.24를 기록하며 기존 박스피 장세에서 탈피했다. 이후 지속적인 상승장을 나타낸 코스피는 10월 30일 사상 최초로 종가 2501.93을 기록한 후 2500선에 안착했다.

‘아우’도 함께 기쁨을 누렸다. 2007년 11월 6일 800.92를 기록한 이후 10년간 800선을 회복하지 못했던 코스닥지수가 올해 11월 24일 장중 803.74를 기록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탔다.

앞선 11월 21일에는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이 10조32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지속된 바이오주 상승과 코스닥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 그리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1위의 주인공이었던 부동산은 올해 2위로 내려갔다. 문재인 정부의 8·
2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고 이례적인 증시 활황에 주식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언급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6년 14만 건에서 올해 9만여 건으로 1년 새 약 5만 건이 줄었다.

3위와 4위는 흔들림이 없었다. 펀드와 채권이 3년간 순위를 유지하며 자리보전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와 비교해 언급량이 1만 건씩 줄며 예년과 같지 않은 인기를 보였다.
키워드로 본 2017년 재테크, 투자수단 1위는?
◆‘금’ 지고 ‘비트코인’ 떴다

‘재테크 수단 톱10’의 관전 포인트는 5위부터다. 비트코인을 축으로 하는 암호화폐와 P2P 등 신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투자 수단의 등장은 투자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비트코인 광풍 현상은 톱10 순위에도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2015~2016년 9위에서 4계단 순위가 상승해 5위를 기록한 것. 여기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가상화폐(8위)까지 언급량에 포함하면 제도권에 있는 채권에 맞먹을 정도다.

비트코인의 광풍에 떨어져 나간 것은 재테크의 전통 수단인 ‘금’이었다. 금은 2015년 5위에서 2016년 P2P에 의해 6위로 떨어진 뒤 올해도 새로운 재테크 수단에 의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순위만 떨어진 게 아니다.

금값도 급락했다. 국내 기준으로 3개월 동안 하락세를 지속하며 4만3000원 선을 터치, 연중 최저치(4만3193.31원)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하락의 원인이 비트코인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미국의 주요 언론인 CNBC는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수그러들면 금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위의 주인공인 P2P는 비트코인의 돌풍에 7위로 하락했다. P2P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P2P 투자 규제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투자 규모가 쪼그라든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9위와 10위는 ‘세테크’를 위한 절세와 재테크를 돕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차지했다. 절세와 앱은 2015년부터 1~2단계씩 나란히 하락해 6~7위에서 9~10위까지 내려앉았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