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을 가다]
AI 활용 신제품 개발…IBM과 협업해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 선봬
롯데,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신성장 동력 찾는다
(사진)고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AI 챗봇 서비스 ‘로사’에 상품을 추천받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롯데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혁신을 이뤄야 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에 따라 첨단 ICT와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든 사업에 ICT 접목하라’

롯데는 2016년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와 IBM이 왓슨을 활용해 진행할 AI 혁신 테마는 크게 두 가지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이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챗봇(AI를 기반으로 사람과 자동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백화점 등 유통 관련 계열사에 도입해 고객이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상품 추천이나 매장 설명 등을 들을 수 있도록 구축하기로 했다.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식품 계열사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전략 수립에 활용하기로 했다. 왓슨을 통해 외부 시장의 데이터와 내부 시스템의 매출·제품 정보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신사업 개발·출시를 위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신승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디지털혁신TF팀 수석은 “AI 기반의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은 롯데정보통신이, 데이터 분석은 롯데멤버스가 맡고 있다”며 “롯데는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 서비스를 구축해 5년 안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AI 분석 소비자 트렌드를 토대로 개발한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를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왓슨을 이용해 8만여 개의 인터넷 사이트와 식품 관련 사이트에 게재된 1000만여 개의 소비자 반응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의 정보를 수집했다. 확보한 데이터를 노출 빈도와 관련성 등 각 항목별로 분석해 식품·과자·초콜릿 등의 카테고리별로 소비자가 좋아하거나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은 소재와 맛을 도출해 냈다.

롯데제과는 향후 AI 적용 소비자 분석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그룹과 IBM 간 업무협약 직후인 지난해 1월 자체 AI팀을 구성해 ‘챗봇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해 12월 모바일을 통해 고객과의 음성 대화는 물론 채팅이 가능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AI 챗봇 서비스 ‘로사(Losa : Lotte Shopping Advisor)’를 출시했다.

로사는 ‘AI 딥러닝 추천 엔진’을 바탕으로 고객의 구매·행동·관심도·선호도 등 약 100여 가지 특징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올해 초 로사를 정식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롯데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신입 공채에도 AI 기술 활용
롯데,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신성장 동력 찾는다
(사진) 고객이 롯데백화점 분당점에서 장바구니 없이 ‘스마트 쇼퍼’로 쇼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부터 IT를 접목한 ‘고객 체험형’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2016년 10월 분당점 식품 매장에 백화점업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 쇼퍼’가 대표적이다.

스마트 쇼퍼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인 ‘쇼퍼’를 들고 식품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은 뒤 매장 출구에 있는 무인 계산대에서 최종 구매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집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노원점에 스마트 쇼퍼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등 관련 점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롯데월드타워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하며 ‘무인 편의점 시대’를 앞당겼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카드의 정맥 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 페이 시스템’을 비롯해 ‘바이오 인식 스피드게이트’, ‘무인 계산대’, ‘전자동 냉장 설비’ 등 각종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AI 편의점이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 2호점을 오픈했다.

롯데는 올 상반기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서류 전형에 AI 서비스를 활용한 평가도 본격 도입한다. 롯데정보통신과 국내 언어 처리 전문 기업이 공동 개발한 AI 시스템을 3월 말부터 접수하는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입사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심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AI는 서류 전형에서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 ‘직무 적합도’, ‘표결 여부’ 등 3가지 방향으로 지원서를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지 판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롯데는 AI 시스템이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해 백화점·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시범 적용한 후 적용 계열사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혜영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디지털혁신TF팀 상무는 “AI 시스템 기반 서류 전형을 통해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여 능력 중심 채용에 더욱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서류 전형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인사팀 등의 업무 효율성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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