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168호 (2018년 04월 18일)

거래량, 늘어도 줄어도 ‘집값 하락’?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거래량 증감과 매매가 추이는 별 연관성 없어…지역의 특징을 봐야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 광장에 따르면 2018년 3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분은 하루 평균 664채로,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세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대거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집값 하락의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서자 거래량이 하루 평균 305채로 크게 줄어들며 한 달 사이 반 토막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집값 하락의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았던 이들은 매수세가 실종됐기 때문이라는 진단과 함께 집값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에게는 거래량은 늘거나 떨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거래량 증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쳐둔 채 ‘집값이 떨어진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할 구실이 필요한 것이다.



◆ 단순하지 않은 거래량 증감의 이유

거래량 증감만으로는 단순히 집값의 향방을 예상하기 어렵다. 거래량 증감과 매매가 추이를 같이 분석해야 한다. 특히 특정 시기에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

가령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예로 들면, 이런 지역은 집값이 떨어지거나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률이 낮다. 이런 면만 보면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악재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팔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경우다. 다시 말해 팔려고 한 사람들은 이미 거래를 다 마쳤기 때문에 지금까지 팔지 않았던 사람들은 팔 의사가 없거나 ‘팔아도 그만 팔지 않아도 그만’ 식으로 느긋한 사람들이다.

이런 지역은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면서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차이가 크다. 이때 매수자가 추격 매수하면 시세가 오르고 매수자가 매수를 포기하면 거래량이 줄어든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악재가 아니라 호재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거래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같아도 그 원인이 매수세의 부족인지 아니면 매물의 부족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정반대일 수 있다.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자. 서울에 25개 자치구가 있다. 이들 자치구의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률의 변화를 8·2 조치를 전후로 8개월(2016년 12월~2017년 7월)의 거래량과 8·2 조치 후 8개월(2017년 8월~2018년 3월)의 거래량을 비교해 봤다.

그중 노원구·구로구·관악구·도봉구·금천구·중랑구·종로구 등 7개 지역(C그룹, 그래프의 제3사분면)과 마포구·강동구·광진구·성동구·송파구 등 5개 지역(D그룹, 그래프의 제4사분면)은 상대적으로 거래량 증가율이 낮거나 거래량이 감소한 지역이다. C그룹은 8·2 조치 이전보다 거래량이 4.6% 감소했고 D그룹은 1.3% 감소했다.

두 그룹 간의 차이는 극명하다. 8·2 조치 후 4월 초까지 8개월간 C그룹은 매매가 상승률이 3.3%에 그친 반면 D그룹은 9.6%에 달한다. 매매가 상승률이 차이가 거의 세 배나 된다.

C그룹이나 D그룹 모두 거래가 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집을 살 사람이 적어 거래가 부진한 지역과 팔 집이 없어 거래가 부진한 지역은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8·2 조치 후 거래량이 많이 늘어난 지역은 13개 자치구다. 이런 지역의 특징은 집을 팔려는 사람도 많지만 사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다.

은평구·강북구·강서구·성북구·중구·서대문구 등 6개 자치구(A그룹, 제2사분면)는 8·2 조치 이전에 비해 거래량이 27.5%나 늘어났고 동대문구·동작구·서초구·영등포구·양천구·용산구·강남구 등 일곱 개 자치구(B그룹, 제1사분면)는 거래량이 16.1% 늘어났다.

그런데 A그룹이나 B그룹 모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지역이지만 매매가 상승률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A그룹의 8·2 조치 후 4월 초까지 매매가 상승률이 7.0%에 달하는 반면 B그룹은 그 절반 수준인 3.7%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거래가 늘어났다는 현상은 같지만 A그룹은 매수세가 매도세에 비해 강한 지역이다. 쉽게 말해 집을 팔려는 사람도 많고 사려는 사람도 많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 지역이다.

반면 B그룹은 매도세가 매수세에 비해 강한 지역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도 많고 사려는 사람도 많지만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지역이다. 집값이 오르려면 싼 매물이 점점 소진되면서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이런 지역은 매물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거래는 늘어나지만 가격이 오르지 못한다.

◆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흐름

이번에는 특성을 비교해 보자. 거래량도 많이 늘고 매매가 상승률도 높은 A그룹의 평균 매매가는 ㎡당 868만원이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D그룹의 평균 매매가는 ㎡당 785만원이다.

반면 거래량은 많이 늘었지만 매매가 상승률은 낮은 B그룹의 평균 매매가는 ㎡당 505만원이다.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률도 낮은 C그룹은 443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저가 지역은 매매가 상승률이 낮고 고가 지역은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흐름이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저가 지역이냐, 고가 지역이냐에 따라 매매가 상승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지 거래량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거래량 변화와 집값 상승률과의 연관성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률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그래프>에서 대부분의 지역이 빨간색 화살표 안에 분포하거나 노란색 화살표 안에 분포해야 한다.

전자는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집값이 오른다는 의미이고 후자는 거래량이 줄어들수록 집값이 오른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의 세계에서는 어떤 특정 흐름을 가지지 않는다.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률의 연관 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가 지역마다 다르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이유 또한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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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4-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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