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남북 화해 무드에 ‘최첨단 방어 전력’보강 예상…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강추’
저평가된 방산주에 ‘역발상 투자’ 할 때
(사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직원들이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4·27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은 평화 협력의 시대를 맞이했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밝혔고 양국 간의 적대 행위를 일절 중지, 무력 불사용,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했다. 또한 단계적 군축에 대한 내용도 포함했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군비 경쟁이 완화되고 군비 통제(군축)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산 업체들의 성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방산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실질적인 군축을 위해서는 먼저 장기간의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된 평화 체제 안착이 전제돼야 한다. 또 남북 간에 평화 체제가 안착돼도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군사적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축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방산 업체들의 매출 축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군비 통제가 국방 전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군비 통제는 운용적 통제와 구조적 통제로 구분된다. 운용적 통제는 비무장지대(DMZ) 내 화기 제거, 타격 무기 후방 배치 등 전력 운용 변화를 통해 긴장감을 완화하는 단계다. 남북 간의 신뢰 관계가 확립된다면 비교적 쉽게 진행될 수 있다.

구조적 통제는 상비군과 대량살상무기 축소, 공격형 무기 도입 제한 등 공격 전력 증강을 억제하는 단계다. 의미 있는 평화 체제 안착 없이 구조적 통제를 감행하기에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따른 군사적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저평가된 방산주에 ‘역발상 투자’ 할 때
◆방위비 43% 달하는 병력 운영비 축소될 것

만약 남북한 평화 체제가 안착되며 구조적 통제가 진행된다면 가장 먼저 상비군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육상 타격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등 공격형 전력이 방어형 전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된다. 방어형 전력은 전술통신·항공전자·정밀타격·군사위성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상비군이 축소된다면 전투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1인당 전력 강화가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무기 체계가 현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공격 전력 대신 방어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더욱 고도화된 무기 체계가 필요해진다는 의미다.

한국의 국방비 예산은 2017년 40조원, 2018년 43조1581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중 화력·함정·항공기 등 신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무기 증강과 연구·개발비로 사용되는 방위력 개선비는 31.3%를 차지한다. 나머지 69%는 전력 운영비로 사용된다. 전력 운영비는 62만 명의 병력을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와 급식비 등에 해당하는 병력 운영비 43%와 현존 전력을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정보화, 군수 지원 교육훈련 등 전력 유지비(26%)로 구성된다.

군축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군축의 핵심은 아마도 상비군 유지를 위한 전력 운영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산 업체의 매출로 직결되는 방위력 개선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주한미군 축소, 전시작전권 환수 등 자주국방의 필요성이 커지며 방산 기업들의 매출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육상 공격 무기 체계들은 배치가 완료됐거나 생산을 마감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산 업체들은 육상 무기 매출 감소 피해보다 방어적 성격의 전력 전환 과정에 필요한 첨단 무기 지출 확대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방어 체계, 정밀타격, 정찰위성, 고성능 레이더, 전수 통신 체계 등이 그것이다.

공군력도 방어형으로 전환되며 조기경보통제기·공중급유기·장거리정밀유도무기·해상초계기 등 첨단 무기 체계 증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F-35와 같은 공격형 첨단 전투기의 추가적인 해외 도입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공군 전투력의 국산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 PBR 0.66배 그쳐
저평가된 방산주에 ‘역발상 투자’ 할 때

장기적으로 남북 평화 체제가 안착된다면 해군력 강화도 필수적이다. 일본은 60여 척의 헬기모함·구축함·호위함·잠수함과 110여 대의 해상초계기를 운영하며 아시아 2위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5월 초 기준 주요 방산 3사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3.8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PBR은 0.66배, LIG넥스원의 PBR은 1.5배에 불과하다.

2017년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방산 3사들의 실적도 2018년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는 수리온 사업 정상화와 KFX 사업 매출 증가로 이익 안정성이 확보됐다. LIG넥스원도 현궁 등 유도무기 양산 매출 증가로 이익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분기부터 민수 부문 이익 개선과 방산 부문 매출 증가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6월 미국 훈련기 교체 사업 수주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동·터키·인도 등으로의 지상 무기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도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3곳의 기업 중 톱픽스로는 밸류에이션이 절대 저평가 구간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시한다.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