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175호 (2018년 06월 06일)

해외 채권은 ‘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화제의 리포트]
-일반 채권과는 성격 많이 다른 브라질 채권 투자…‘공격적 투자’ 성향에 적합


[정리=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브라질 국채, 채권이라고 쓰고 환율이라고 읽는다’를 선정했다. 공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국채 투자는 금리보다 환율을 먼저 살펴야 한다며 높은 환율 변동성에 따라 ‘공격적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투자시장에서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연이은 금융시장 불안 때문이다.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최대 국가다. 브라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머징 국가들을 대표하는 벤치마크라는 상징성 외에도 지난 수년간 한국이 해외 자산 투자 중 브라질 국채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는 이른바 ‘브라질 붐’이라고 할 정도로 투자가 활발했다. 이 때문에 최근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브라질 국채는 애널리스트들이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자산이 됐다.

하지만 브라질 국채에 대한 전망과 위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작성하는 쪽과 이를 참고하는 투자자들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사실 애널리스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채의 전망과 위험 점검을 입체적으로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브라질 국채 투자는 일반적인 채권 투자 성격과 좀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브라질 국채를 비롯한 해외 채권 투자는 보통의 채권 투자와 달리 기대할 수 있는 금리가 투자의 핵심 포인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 환율의 변화를 중심에 놓고 투자해야 한다.


브라질 국채의 신용 위험은 없다고 봐도 돼

주식 투자는 주로 투자 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노린다. 반면 채권 투자는 주식과 투자 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안정적인 이자 수입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에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는 것이 마냥 순탄할 수만은 없다. 발행된 채권의 만기까지 투자자들이 감수하거나 해야 할 위험 역시 상당하다.

채권 투자의 위험 요인 중 가장 본질적인 것은 ‘크레디트 리스크’ 이른바 ‘신용 위험’이다. 즉 채권을 발행한 쪽에서 만기까지 디폴트를 내지 않고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그래서 채권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신용 위험’ 분석은 특별한 영역 중 하나로 간주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채는 크레디트 위험이 없다는 가정하에 분석과 투자가 이뤄진다. 적어도 자국 통화로 표시된 국채는 해당 국가가 존속하는 한 어떤 식으로든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의 또 다른 위험은 중간 중간 발생하는 가격 변화의 위험이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만기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채권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이 해당 자산의 가치를 계속 평가한다. 그리고 그 평가 내용을 근거로 보유를 지속할지 매도할지 혹은 추가 매수할지 고민한다. 가격 변화의 위험은 이른바 ‘시가평가(mark to market)’ 위험이라고도 하는데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주로 분석하고 투자 전략 제시의 대상으로 삼는 사안이다.

경제 여건이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채권 가격 변화의 위험은 투자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다. 신용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가정하는 국채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물론 시가 평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해당 채권의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해당하는 위험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선택의 하나이지 그 위험에 아예 노출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면 앞서 언급됐던 위험들을 기준으로 브라질 국채에 대한 위험 요인들을 점검해 보자. 브라질 국채는 현지 통화로 발행한 국채이기 때문에 신용 위험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물론 시가 평가의 위험은 남아 있다. 시가 평가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면 된다. 실제로 브라질은 그간 자신들이 발행한 자국 통화 표시 국채에 대해 디폴트를 낸 적이 없다.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모두 원금과 이자를 지급했다.

이제 정리해 보면 브라질 국채 투자자는 만기까지 기다리면 당초 지급을 받기로 한 이자와 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물론 중간에 채권을 매도한 투자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자본이득을 보거나 반대로 자본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위험에 대한 진단은 한국 국채 혹은 다른 국가에서 발행된 국채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 여기까지가 브라질 국채를 채권의 관점에서 진단해 볼 수 있는 위험이다.



장기보다 모멘텀 중심으로 투자해야

하지만 이 같은 위험 분석은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궁금증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왜냐하면 브라질 국채는 채권 투자의 성격보다 브라질 헤알화에 대한 환 투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5년 10년 만기 브라질 채권 금리는 14%에 육박했다. 그런데 헤알화의 환율 변동 비율은 거의 50%에 달했다.

일각에선 브라질 국채가 제시하는 높은 금리가 브라질 국채의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볼 때 고금리는 상대적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수혜를 보면 수익률을 더 높이거나 반대로 환율로 손실을 보면 그 손실을 줄이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가 타당할지 점검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헤알화가 투자처로서 지닌 매력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헤알화가 지닌 투자 통화로서의 매력이 다른 통화보다 우수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되는 시기에 절대적인 금리 레벨을  체크해 논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브라질 헤알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변동성을 지닌 통화로 분류된다. 강세를 보일 때는 그 상승 폭이 다른 통화들을 압도하지만 반대로 약세를 보일 때는 그만큼 투자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충격도 크다는 의미다.

대신증권은 브라질 국채 투자는 이른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그리 적합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신용 위험이 거의 없는 국채라고 할지라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가 지니는 높은 변동성 위험이 다른 통화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라질 국채 투자는 앞서 보수적 성향이나 목적을 지닌 투자자에게는 권할 만한 자산이 아니다. 반대로 철저히 거시 환경이나 금융시장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모멘텀 투자자들에게 타당한 투자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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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6-0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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