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두드러진 매파적 요소들…장$단기 금리 역전 후 바로 주가 하락은 아냐

[한경비즈니스=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보,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미국 중앙은행(Fed)은 6월 13일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75~2.00%로 상향 조정했다. 5월 23일 발표된 FOMC 의사록과 달리 매파적 요소들이 두드러졌다.

첫째, 2018년 점도표의 기준금리 전망이 연내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됐다. 둘째, ‘기준금리는 당분간(for some time)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즉 기준금리가 조만간 더 이상 완화적이지 않은 중립 수준에 도달할 것을 암시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2017년 11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청문회와 1월 말 FOMC의 ‘조금 더(some further)’ 표현으로 이미 예견됐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빨라지는 금리 인상, Fed의 메시지는
셋째, 2019년 말 점도표(3.125%)도 중립 금리 혹은 장기 균형 금리(2.875%)보다 0.25%포인트 높아졌다. Fed의 금리 인상이 중립 금리를 넘어 ‘긴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고 그 시점이 2019년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넷째, 내년 1월부터 매번 FOMC 때마다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기자회견이 있는 회의에서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는 시장의 고정된 기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장기 성장에 대한 Fed의 보수적 시각은 금융시장에 부정적

매파적 서프라이즈에 가렸지만 완화적 요소들도 여전했다. 앞선 매파적 요소들을 보호 장치로 깔아야 할 만큼 특히 인플레 오버슈팅을 용인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강했다. 실업률은 2020년까지 자연실업률(4.5%)을 1.0%포인트나 밑돌 것이고 2018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1.9%에서 2.1%로 높여 올해부터 장기 PCE 물가(2.0%)를 지속적으로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목표인 2%를 오랫동안 밑돌았던 만큼 2%를 웃돌더라도 이를 일정 수준 동안 용인해야 한다는 의미인 ‘대칭적(symmetric) 2% 인플레 목표’ 표현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빨라지는 금리 인상, Fed의 메시지는
(사진) 제롬 파월 Fed 의장.

결론적으로 이번 Fed의 메시지는 뚜렷하다. “미국 경제가 상당히 좋다. 재정 확장 정책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의 단기 성장과 인플레 전망이 높아졌다. 아직 물가가 2% 목표를 지속적으로 웃돌 것을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플레 오버슈팅을 용인할 것이다. 다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도 지나치게 완화적이면 물가가 크게 오르고 금융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과열로 확산되지 않도록 단기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조금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2019년 안에 중립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될 수도 있다. 인플레 오버슈팅의 폭을 그리 크게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하지만 장기 성장에 대한 Fed의 보수적 시각은 금융시장에 부정적이다. 파월 의장은 “재정정책이 향후 3년 동안 수요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만 아직 장기적인 수준에서 영향을 줄 것인지는 사례가 많지 않아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 결과 성장과 인플레의 2018~2019년 단기 전망은 강화했지만 2020년과 장기 전망은 변함이 없었다.

Fed의 보수적인 장기 성장 전망과 단기적인 금리 인상 강화는 장$단기 금리 차의 축소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 국채 10년-2년 금리 차는 11년 만에 최저치인 0.4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장$단기 금리 차 축소는 향후 경기 둔화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도 올해 기업 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Fed의 통화 완화 기조가 기대보다 약해지면서 주식의 상승 기울기는 다소 완만해질 것이다. 장기 실질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인플레 용인이 강조되는 흐름이라면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도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이다.

현재 미국 스와프 시장에서는 6개월 후 0.38%포인트, 1년 후 0.65%포인트의 금리 인상만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다만 장기 성장 기대가 높아지지 않아 미 국채 10년 금리의 상승 폭도 제한적일 것이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연내 3.3%까지의 완만한 상승할 전망이다. 장$단기 금리 차 축소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장기 균형 금리 상향 논쟁은 시차를 두고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장기 성장을 기대해야 한다.

◆장$단기 금리 차에 대한 오해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경기에 부담이 될 정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야 한다. FOMC에서는 장기 기준금리 추정치를 발표하는데, 현재 추정치는 2.875%다. 기준금리를 2.875%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의미다.
빨라지는 금리 인상, Fed의 메시지는
장기 기준금리 추정치가 2.875%이므로 현재 1.75~2.00%인 기준금리가 4차례 인상되면 장기 기준금리 추정치에 닿는다. 기준금리가 장기 기준금리 추정치를 넘어서면 경기 과열을 의미한다. 이러면 향후 10년 동안의 성장과 물가 전망을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 금리는 더 이상 오르기 어렵다. 반면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 금리는 기준금리와 함께 오르고 장$단기 금리는 역전될 수 있다.

시장은 장$단기 금리 차 축소를 강력한 경기 침체의 시그널로 여기고 있다. 1985년 이후 미 국채 10년과 2년 금리의 차이인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돼 역전이 나타난 사례는 모두 세 차례다. 금리 차 역전 이후에는 어김없이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몇 가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장$단기 금리 차가 0.5%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후 역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1988년에는 단 5개월 만에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됐지만 1990년대에는 0.5%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후 역전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2000년대 중반에도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둘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고 주가가 바로 하락하지는 않았다. 1985년 이후 3차례의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를 살펴보면, 역전 이후 주가가 고점을 기록할 때까지 시간은 약 1년이 걸렸다. 3번 중 2번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도 5개월이 지날 때까지 계속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주가 고점 형성까지는 평균 8개월이 걸렸다.

주식시장이 고점을 형성하는 시점에서 장$단기 금리 차는 양(+)의 값으로 복원됐는데, 이는 주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면서 단기 금리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제는 주식시장 고점 이후 평균 7개월이 지나서 침체에 진입했다.

참고로 6월 FOMC는 2020년까지의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외에도 2019년 3차례, 2020년 1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즉 금융시장은 장$단기 금리 차 축소에 긴장하고 있지만 장$단기 금리 차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등을 고려하면 주가 고점 시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금리 차 축소는 경기와 주가의 고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Fed는 장$단기 금리 차 축소를 막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3월 FOMC에서 0.125%포인트 상향 조정한 장기 균형 금리 전망치를 더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면 장기 균형 금리 전망치는 추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지만 경기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상승이라면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 않다.

주) 본 기고문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KB증권의 투자 의견과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