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6월 중순까지 변동성 장세…이후 무역 분쟁 해소 기대감 상승하며 주가 회복 전망
미·중 무역 분쟁, 지난해와는 다를 것
[한경비즈니스 칼럼=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다시 격화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대중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보복 조치로 대미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5~10%에서 5~25%로 인상하며 미·중 무역 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미·중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 기대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당분간 주식시장에 변동성 장세가 전망된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에 따른 달러 강세,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경제지표 약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 자금 유출 요인이다. 코스피지수도 지난 무역 분쟁 심화 당시 저점이었던 200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행인 것은 미·중 무역 분쟁 격화 시 미·중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이 기대되는 점이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유동성 완화 정책이 기대된다.

지난 4월 경기 반등 당시에는 중국 통화정책 기조가 기존 완화적 자세에서 중립적 자세로 바뀌었다. 이는 주식시장에 단기적으로 부담 요인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으로 경기 둔화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주식시장과 경기 안정 차원에서 중국은 부양책 카드를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인민은행은 5월 6일 중소은행 지준율을 5월 15일부터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지난 3월 말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 이후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지표도 개선되면서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됐다.

이 기간 중국 상하이은행 간 기준금리인 시보(SHIBOR) 금리(3개월물)는 상승했다. 하지만 5월 미·중 무역 분쟁이 재차 격화하며 시보 금리가 다시 하락 반전됐는데 이는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기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 분쟁, 지난해와는 다를 것
◆하반기 증시 반등 시점 대비해야

한편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공포는 6월 중순부터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분쟁에 대해 ‘최종 담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G20 정상회담을 앞둔 6월 중순부터 무역 분쟁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며 주가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은 결국 타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모두 마지막 합의를 앞두고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올해 연초와 달리 양국의 금융시장과 경기가 모두 안정됐기 때문이다. 합의가 미뤄져도 경기가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재 상황을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양국 모두 무역 분쟁이 길어지고 그 합의 기한이 불확실해졌을 때의 경기에 대한 여파가 얼마나 큰지는 지난해 경험했다. 따라서 무역 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를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과도한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는 1분기를 고점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 와중에 1분기 기업 부채가 크게 늘어난 점도 부담 되는 부분이다.

이 상황에서 무역 협상 불발로 경기가 더 크게 하강 압력을 받게 되면 예상보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은 과거 버블 붕괴 당시 수준에 거의 육박했다.

또한 미국은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3차 품목에 관세율 25%가 적용되면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완화적 통화정책 운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무역 분쟁 우려로 6월 중순까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지만 경기 둔화를 대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이 기대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 분쟁에 따른 미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기를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달리 2000억 달러의 관세율을 25%로 상향함에 따라 미국 경기에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미국 경기 둔화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는 무역 분쟁 영향에 따른 위안화 약세 그리고 상반기 우리 경제의 수출 둔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190원까지 상승하는 점이 부담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수출 둔화는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반도체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하반기부터 한국의 수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6월 말 예정된 G20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된다면 위안화 약세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현시점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변동성 장세 이후 하반기 대내외 경기 우려 완화와 그에 따른 증시 반등 시점을 차분히 준비할 때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