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치사율 100%’ 중국·몽골·베트남 등에서 발병…이지바이오·선진 등 주목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치솟는 돼지고기 값, 수혜주는?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 지역뿐만 아니라 몽골·베트남 등 주변국에까지 확대되며 아시아 축산업계에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게만 발생하며 급성 바이러스는 폐사율이 100%에 이른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감염 경로는 야생멧돼지·물렁진드기와의 접촉을 통한 직접 감염과 육가공품, 음식물 쓰레기 등을 통한 간접 감염으로 분류된다. 2010~2011년 전국에 확산됐던 구제역보다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강하고 폐사율(구제역은 5~50% 수준)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 유입 시 축산 농가와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작년 8월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서 발병했다. 4월 21일 유일한 미발생 지역이었던 하이난성에서도 발병하며 본토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아프리카 풍토병이 아시아 지역에까지 확산된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중국 농업농촌부의 2018년 발병 사례(68건) 분석에 따르면 방역 처리하지 않은 인력과 차량의 출입, 잔반 급여, 살아있는 돼지나 돈육 제품의 수송 등이 주요 전파 원인으로 꼽혔다.

5월 25일 북한의 아프라카돼지열병 발병이 공식 확인된 이후 국내 유입 우려까지 제기됐다. 양돈 농가의 철저한 방역과 급여 방식 개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방역주·사료주의 수혜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돈육 생산량 급감으로 대체재인 닭고기 생산 기업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를 막기 위한 방역 강화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생명력이 높다. 섭씨 영상 70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하거나 특정 소독제로 살균해야 사멸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인정 제품인 버콘S(1%)·차아염소산나트륨(2%) 등 특정 소독제로 사멸시킬 수 있다. 세간의 우려대로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돼도 사전 방역으로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강한 생존력 때문에 한 번 발병한 농가는 재입식이 어렵다. 과거 유럽에서도 살처분 조치한 농가에 몇 개월 후 새로운 돼지를 넣었다가 재발되는 사례가 있었다. 그만큼 다른 가축 전염병 대비 사전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치솟는 돼지고기 값, 수혜주는?
‘잔반 급여 방식’이 확산의 주범

현재 국내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제는 1개뿐이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해외 자료를 바탕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응할 수 있는 권고 소독제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권고 소독제 지정으로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는 상장 업체는 모두 6곳이다. 우진비앤지·코미팜·제일바이오·대성미생물·씨티씨바이오·이글벳 등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주범은 잔반 급여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전환이 필요해 사료 제조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 중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잔반 급여 방식은 바이러스 초기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 초기 발병한 사례 21건 중 62%가 잔반 급여에 의한 감염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냉장육이나 냉동육에서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돼지 사료로 쓰이는 잔반에 감염 돼지고기가 포함되면 사육 돼지에게 치명적이다.

농식품부는 주변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시 잔반 급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양돈업계는 정부에 잔반 급여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잔반 급여 농가는 2018년 상반기 기준 전체의 약 6.2%다. 잔반의 열처리가 미흡한 농가도 약 1.5% 수준이다.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시기에는 국내 돼지 사육 두수 감소로 사료 수요가 급감했다. 현재 상황은 다르다. 배합사료의 원료인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8년 전에 비해 하향 안정화됐다. 이미 전역에 확산된 중국과 달리 국내 돼지 사육 두수는 현재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돼지고기 공급 부족에 따른 닭고기 등 대체재 생산 업체의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 두수는 4월 25일 기준 100만 두를 돌파했다. 5월 중국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달 대비 11%, 전년 대비 29.3% 올랐다. 중국 돈육 소비량은 세계 1위로 2018년 기준 전 세계의 약 46%를 차지한다. 미국 농무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2019년 중국 돈육 수입량이 전년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연간 육류 소비량 추이를 보면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대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15년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03~2004년(조류독감 첫 발생)과 2010~2011년(구제역 전국 확산)에 돼지고기 닭고기 소비량의 방향성이 반대로 나타났다. 가축 전염병 확산과 그에 따른 대규모 살처분이 육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호 변화 등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가축 전염병과 축산물 유통가격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닭고기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력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업 대부분이 실적 예상치가 없어 구체적인 수혜 예측이 어렵다. 이에 따라 종목 접근 시 관련 매출액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 돈육 가공품의 검역 적발 사례가 발생해 확산 방지를 위한 사육 농가의 소독제, 사료 구입 확대가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돈육 가격 상승에 따른 대체재 수요 증가와 계절성에 따른 닭고기 소비 증가가 맞물려 육계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따라서 방역→사료→육계 순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주요 사료 육계 업체와 비교해 국내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 5월 말 기준 전년 대비 사료주의 주가 상승률은 중국 평균 151.9%, 한국은 8.4%다. 육계주의 전년 대비 주가 상승률은 중국이 평균 113.7%, 한국이 평균 27.2%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치솟는 돼지고기 값, 수혜주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치솟는 돼지고기 값, 수혜주는?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9호(2019.06.17 ~ 2019.06.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