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 전망…‘더 리얼리얼’, ‘포시마크’ 등 추천

[정리=한경비즈니스 김정우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장환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를 선정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이 계속 높은 성장세를 보여 왔고 향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성장 중인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 주목해야
글로벌 시장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중고 명품’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경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신상 명품을 구매하는 데 있다. 자연스럽게 중고로 되파는 물건 수가 늘어나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특히 재판매 상품 유형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고 최신 유행 제품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상품도 판매되는 상황이다.

◆명품 소비 확대로 중고 거래도 늘어

여기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웹사이트 수도 늘어나면서 상품 판매와 구매도 이전보다 크게 쉬워졌고 체계화됐다. 또 중요한 것은 중고 상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같은 이른바 ‘젊은 층’들은 중고 명품 구매를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기회, 즉 ‘보물찾기(treasure hunting)’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설문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현지에서 2018년 한 조사 기관이 18세 이상 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중고 구매를 한 적이 있거나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2016년 진행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5%만이 구매한 적이 있거나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018년 5600만 명의 여성이 중고 명품을 구매했고 이는 전년 대비 1200만 명 늘어난 것이다. 이 밖에 미국 내 전체 백화점 쇼핑객 중 25%, 명품 구매자 중 26%가 중고를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도 글로벌 주요 패션 업체 경영진 중 상당수가 올해부터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맥킨지에 따르면 자동차·요트 등을 제외한 전 세계 ‘개인 사치품(personal luxury good)’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2600억 유로(345조1000억원)로 집계돼 지난 8년간 연평균 2% 성장했다. 향후 7년간 연평균 3% 성장하며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3200억 유로(424조75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개인 중고 사치품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220억 유로(29조2000억원)로 지난 3년간 연평균 9% 성장했고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시마크는 올가을 상장 예정

결론적으로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의 이 같은 고성장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 시 관련 수혜주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여러 관련 업체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더 리얼리얼(The RealReal)’과 ‘포시마크(Poshmark)’다. 이미 미국에선 해당 시장을 선도하는 ‘쌍두마차’로 꼽힌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2011년 설립된 ‘더 리얼리얼’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판매 대행 서비스 수수료 수익과 직접 판매 수익이다.

온라인·모바일 마켓 플레이스와 함께 뉴욕·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 3곳을 통해 샤넬과 에르메스를 비롯한 5500개의 럭셔리 브랜드에서 생산한 62만 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인기가 많거나 비싼 상품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부과되는 수수료율은 15~60%로 다소 높은 편이다.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판매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편리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쟁 업체들은 판매자가 상품 등록부터 배송까지 직접 한다. 반면 ‘더 리얼리얼’은 사진 촬영부터 상품 등록, 판매 가격 설정,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대신한다.

자체적으로 보석감정사·시계공·학예사·의류전문가 등 100명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이 고객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해당 상품을 픽업하고 진품 판별과 감정가 측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진품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고객 신뢰도까지 확보했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현재 누적 회원 1140만 명을 돌파했다. 2018년 매출액은 2억1000만 달러(2484억원)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GMV)은 7억1000달러로 전년 대비 44% 늘었다.

빠른 성장을 토대로 지난 6월 28일 나스닥에 상장했고 첫날 주가는 공모가인 20달러에서 40% 급등한 2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기도 했다.

‘포시마크’도 2011년 설립됐다. ‘더 리얼리얼’과 달리 오프라인 판매점이 없고 온라인·모바일 마켓 플레이스만으로 운영된다.

판매자가 상품 촬영부터 등록·배송까지 직접 해 ‘더 리얼리얼’보다 수수료율이 저렴하다. 15달러 미만 상품은 2.95달러의 수수료가 일괄 적용되며 15달러 이상 제품은 20%의 수수료율이 부과된다.

가장 큰 특징은 ‘공유’와 ‘즐겨찾기’ 기능이다. 판매자가 홍보하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본인 계정을 팔로우하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공유 기능을 통해 실시간 상품 홍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향후 구매자가 사이트에 접속할 때 첫 화면에 보여준다. ‘포시마크’의 즐겨찾기 기능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과 흡사하다.

선호하는 옷장(판매자 계정)을 팔로우할 수 있고 팔로우 후에는 해당 판매자가 새로운 상품을 게시하거나 공유할 때마다 알람이 즉각적으로 표시된다. 현재 ‘포시마크’ 가입자는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판매자는 500만 명으로 7500만 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2018년 매출액은 1억5000만 달러(1774억6000만원)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이지만 그 폭이 계속 감소 중이다.

기업 가치만 12억5000만 달러(1조4788억7000만원)로 평가받는 ‘포시마크’는 올가을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4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간사회사로 선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이들을 위협할 뚜렷한 업체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2만5000여 개로 추산되는 오프라인 중고 명품 업체들은 로컬 마켓에만 집중하며 취급 상품 수가 제한적이라는 약점이 있다.

이미 온라인에서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가운데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케링 등 글로벌 명품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에 대한 우려로 중고 명품 시장 진출을 꺼리는 실정이다.

향후 글로벌 중고 명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더 리얼리얼’과 ‘포시마크’에 집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