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2020년 수익 급증하는 SK디앤디 추천…HDC현대산업개발도 눈여겨봐야
‘종합 건설사’에서 ‘종합 개발사’의 시대로
(사진) SK디앤디가 개발한 제주 가시리목장의 친환경 풍력발전단지. / SK디앤디 제공
[정리=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건설업 주가는 수주의 함수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주 실적과 건설업 순자산배율(PBR)의 상관관계는 0.7 이상의 높은 관계를 보였다. 따라서 건설 업종의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해외와 국내 수주 전망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쉽게도 한국 건설업은 과거와 같은 수준의 수주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건설사 수주는 해외와 국내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 2015년까지 한국 건설사들의 성장은 해외 수주가 견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해외 수주가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건설사들의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늘려 왔던 데는 국내 수주 성장의 성향이 컸다.
다만 향후에도 국내 건설 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실제로 택지 공급 감소에서 비롯되는 미래 착공 물량 감소는 필연적인 상황이다. 건설 업종 내 새로운 시장 형성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약 20년 한국에 선행하고 있다는 일본의 부동산 시장을 연구하면 한국의 건설 업종을 분석하는 데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선행적으로 건설 업종 성장 둔화 이슈에 직면했다. 선진국의 건설사들은 성장 둔화를 밸류체인 확장, 즉 종합 개발사(디벨로퍼) 마켓을 키움으로써 극복했다.
재미있는 점은 디벨로퍼가 매출 성장성·영업이익률·시가총액 등 어떤 지표로 보나 종합 건설사 대비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성장성이 정체된 종합 건설사 대비 디벨로퍼 마켓 우위의 시장으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 건설 업종은 하락 사이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설 업종은 크고 작은 사이클이 반복되는 업종이다. 이에 따라 긴 사이클뿐만 아니라 짧은 사이클에 대해서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0년 건설 업종은 큰 사이클에서는 하향기, 작은 사이클에서는 소폭 상향기로 판단된다.
한국 건설사의 강점인 주택 발주가 2020년 소폭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2019년은 수주 공백과 부동산 관련 불확실성 증가로 주가 낙폭이 과도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업종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
최선호 투자 기업은 한국의 대표 디벨로퍼이자 실적 성장세가 기대되는 SK디앤디다.
‘종합 건설사’에서 ‘종합 개발사’의 시대로
◆한국 건설업은 이미 ‘성숙기’ 진입
건설 업종이 성숙기에 돌입한 현시점에선 종합 건설 기업보다 디벨로퍼 기업에 더 주목해야 한다. SK디앤디는 국내 대표 종합 개발 기업이다. 부동산 개발 관점에서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또 연간 6000억원 정도의 수주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췄다.
SK디앤디의 2019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101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6% 증가한 15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디앤디의 실적은 2019년보다 2020년 훨씬 기대가 된다. 이는 인도 기준으로 인식되는 성수동 SK V1센터와 W센터의 매출이 2020년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한꺼번에 인식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0년 SK디앤디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8억원, 18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229억원, 51억원 대비 연간 200%, 257% 성장하는 것이다. 연간 이익 기준으로 이익 기여도는 SK V1센터가 1613억원, W센터가 1285억원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이익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 전체적인 회사의 성장세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요소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군위 풍력발전의 개발 이익과 매출이 인식될 예정이다. 이미 발전소 허가는 마무리된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2단계 인허가를 진행 중인 의성(80MW)과 포항(70MW) 등의 사업이 대기 중이다. 이를 통한 이익 기여도는 2020년 3%에서 2021년 24%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 프로젝트도 매년 1개 이상 목표로 진행돼 성공 시 성장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SS 부문도 2020년까지 정부보조금이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개발과 마찬가지로 2020년 최대 매출과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가는 3만9000원으로 건설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
‘종합 건설사’에서 ‘종합 개발사’의 시대로
◆현대건설도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돋보여
HDC현대산업개발의 3분기 매출액은 9019억원, 영업이익은 91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와 공급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이 아쉬운 요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4분기 예정돼 있는 분양 사업들의 성과를 1만2000가구로 내다봤지만 1만 가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부동산 디벨로퍼를 표방하며 다양한 개발 운영 사업을 진행 중이다. 풍부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활동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자체 사업의 인도 매출 감소, 외주 주택의 성장 둔화, 주택 신규 분양 둔화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단기 성장성은 아쉽지만 복합 개발 업체를 지향하는 큰 그림은 높게 산다. 중·장기적 방향성에서 건설 업종 내 둘째 추천 종목으로 선정했다. 목표 주가는 4만3000원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5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분양된 자체 사업 현장이 본격적으로 매출 인식될 예정이고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마르잔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큰 성과를 냈다. 현대건설은 3분기 수주 실적이 아쉽지만 이라크 해수 공급 시설(CSSP)과 알제리 발전소, 카타르 종합병원 연내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다. 파나마 메트로, 우나이자 가스 저장 시설의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연내 해외 수주 목표치를 충분히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지역과 공종 다양화로 가장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다. 건설업 주가가 수주의 함수인 것을 고려할 때 4분기부터 이어지는 현대건설의 수주 모멘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목표 주가는 5만7000원이다.
이 밖에 순수 엔지니어링 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부동사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데서 긍정적인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목표 주가는 2만원이다. 대림산업은 주택 매출이 내후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점이 긍정적이다. 목표 주가는 11만원이다. GS건설은 해외 수주 부진으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그에 따라 주가가 떨어져 반대로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 목표 주가는 4만1000원이다. 대우건설은 해외 수주 실적 증가가 확인되는 시점에서 제대로 된 재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목표 주가는 5200원이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9호(2019.11.04 ~ 2019.11.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