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반도체 급락…10월 D램 수출가격 -7.2%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반도체 수출 물가가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기 무섭게 다시 고꾸라졌다. 반도체 수요 부족으로 벌어진 재고 과잉 현상 때문이다. 각 분기 초마다 반도체 제조 기업과 고객사 간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것도 10월 반도체 수출 물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D램 수출물가지수(58.89, 2015년 100 기준)는 전월 대비 7.2% 하락했다. D램 수출 물가는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연속 내림세를 타다가 지난 8월(2.5%) 반짝 상승했다. 당시엔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재고 우려 때문에 D램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반사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D램 수출 물가는 9월부터 마이너스 0.9%로 다시 하락세를 그리더니 10월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수출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재고 과잉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기업들 간 거래 가격 조정이 일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D램 수출 물가를 전년 동월 대비로 살펴보면 10월에 49.7% 하락했다. 2011년 12월(-56.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10월 전체 수출 물가(99.04)는 전월 대비 1.9% 하락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곡선을 그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마이너스 7.3%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 위기로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떨어지던 2016년 9월(-8.3%) 이후 2년 11개월 만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 물가가 전반적으로 내려간 것은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내려간 영향을 받은 와중에 수출 물가를 산출할 때 가중치가 큰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수출 물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품 수출 물가는 3.9%, 공산품은 1.9%씩 떨어졌다.
수입 물가(108.45)도 전월 대비 마이너스 2.1%,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7.7%를 기록했다. 역시 유가 하락과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다. 원재료는 마이너스 3.7%, 석탄·석유제품과 1차 금속 제품을 포함한 중간재는 마이너스 1.6%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9월 1197.55원→10월 1184.13원), 유가는 2.8%(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9월 61.13달러→10월 59.39달러)씩 각각 하락했다. hawlling@hankyung.com
반도체 급락…10월 D램 수출가격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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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2호(2019.11.25 ~ 2019.12.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