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 웹스토어’ 이용해 보면 컴퓨팅 미래가 보인다

구글이 ‘크롬’을 기반으로 올해 웹과 컴퓨팅을 혁신할까요. 구글이 작년 11월 크롬 운영체제(OS)와 크롬 노트북을 공개한데 이어 크롬 웹스토어를 열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크롬 O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4반세기 윈도 독점을 깨기 위해 구글이 야심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OS입니다. 구글은 이 OS를 탑재한 크롬 노트북도 개발해 개발자·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죠.

크롬 웹스토어는 크롬 노트북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입니다. 아이폰용 앱을 거래하는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합니다. 구글이 최근 업데이트한 크롬 브라우저 9.0 버전을 깔고 구글 계정만 가지고 있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교육·게임 등 9개 분야에 걸쳐 수천 개의 앱이 올라와 있죠. 유료 앱도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 공짜 앱입니다.

구글이 크롬 웹스토어를 개설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크롬 노트북에서는 컴퓨팅 방식이 많이 달라집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합니다. 인터넷 서핑할 때 사용하는 크롬 브라우저가 OS를 겸하게 되죠. 컴퓨터를 돌리고 작업하는데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 서버)에 올려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앱을 내려 받아 씁니다.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면 컴퓨터 하드웨어는 단순해지고 빨라집니다. 컴퓨터의 각종 기능과 응용 프로그램을 앱으로 만들어 웹스토어에 올려놓고 저마다 필요한 걸 내려 받아 쓰게 됩니다.

따라서 컴퓨터가 박살나도 저장된 데이터가 날아가는 일은 없죠.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크롬 OS와 크롬 노트북을 개발했고 크롬 웹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크롬 웹스토어에 오른 앱을 사용해 보면 웹과 컴퓨팅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구글이 만든 ‘브라우저와 웹에 관해 터득한 20가지’란 제목의 전자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앱은 HTML5라는 최신 인터넷 언어로 만들어져 있어 플러그인 없이도 인터랙티브 영상을 돌릴 수 있습니다. 도중에 인터넷 접속이 끊겨도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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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소프트웨어 필요 없어

구글 북스 앱을 내려 받으면 구글 북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북스토어에는 저작권 시효가 끝난 300만 권의 공짜 전자책 앱이 올라와 있습니다. 세계 주요 도서관에 소장된 책을 디지털로 변환한 앱이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등 최신 책도 있습니다. 읽고 싶은 전자책 앱을 골라 클라우드에 올리면 PC·태블릿·e리더·스마트폰 등 어떤 디바이스로든 읽을 수 있겠죠.

뉴스 읽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크롬 웹스토어에는 뉴욕타임스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의 앱도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패드 앱처럼 직관적인 형태로 뉴스를 보여줍니다. 더욱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냅샷 앱이 혁신적입니다.

‘오늘의 사진’을 방향키를 눌러 구경하고 구매할 수도 있죠. 고화질 사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뜹니다. 이 앱은 접속이 끊겨도 작동합니다. 크롬 웹스토어에 가장 많이 오른 앱은 게임입니다.

구글 크롬은 금년 중반 삼성과 델이 ‘크롬 노트북’을 발매하면 시험대에 오릅니다. 현재는 컴퓨팅 환경이 윈도 위주로 구축돼 있어 급격한 변화가 먹혀들지 알 수 없습니다. 컴퓨팅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갈 것이란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보안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하거든요. 구글의 크롬 시도는 HTML5라는 새로운 인터넷 표준을 확산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