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913호 (2013년 05월 27일)





[넥센 히어로즈 둘러싼 법정 공방 불붙다] 야구단 들어간 20억 성격 놓고 이장석 사장 vs 홍성은 회장 ‘한판’

올 프로야구는 ‘넥센 히어로즈’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위를 달리는 이들의 행보는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짜릿하게 한다. 그런데 연일 잔치 분위기인 구단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부터 불거져 나온 ‘구단 주주 지위’와 관련한 서울히어로즈(이하 히어로즈) 구단과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갈등이 결국 법정으로까지 불붙었다.

분쟁의 발단은 ‘주주 지위’ 여부였다.  2008년 홍 회장이 히어로즈 측에 건 넨 20억 원이 ‘대여금’이냐 ‘투자금’이냐에 따라 주주 지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홍 회장과 히어로즈는 2008년 7월 14 일, 2008년 8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장석 서울히어로즈 사 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을 확보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매일 자살을 꿈꾸던 시기에 구세주처럼 투자자가 나타났다”고 했다. 

 이렇게 자금난에 허덕이던 히어로즈에 투 자금을 냈던 홍 회장은 “지분 양수를 전제 로 한 투자였고 주식의 40%를 받기로 했 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식 취득 등과 같은 조건 없이 자금난에 처한 히어로즈에 단순 히 돈을 건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라운드보다 뜨거운 두 건의 민사소송

이 사장은 상반된 입장이다. “계약서가 위 조됐다. 홍 회장에게 받은 돈은 프로야구단 운영을 위한 자금 조달 차원, 즉 대여금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사장의 이러한 주장으로 홍 회장은 구 단의 적이 됐다. 결국 이 사장은 지난해 5월 대한상사중재원에 ‘홍 회장이 서울히어로 즈의 주주 지위에 있지 아니함을 확인하는’ 중재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히어로즈의 바람과 달리 중재원은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2월 18 일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는 “히어로 즈구단이 신청한 홍 회장의 주주 지위 부인 신청을 ‘각하’하고 신청인(히어로즈)은 피 신청인(홍 회장)에게 신청인 발행의 액면금 5000원인 기명식 보통주 16만4000주(히 어로즈 구단이 발행한 41만 주의 40%)를 양도하라”고 판정했다.

판정의 근거에 대해 서는 “각 계약서에는 히어로즈가 홍 회장에 게 자금을 투자하는 대가로 신청인이 자신 의 지분을 히어로즈에 양도하기로 약정돼 있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 역시 명백하 다. 히어로즈 스스로도 계약서에 날인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각 계약서 전체의 진정 성립이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 나 이는 분쟁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히어로즈는 중재판정을 완강히 거부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당연히 ‘홍 회장에게 40%의 지분을 양도하라’는 집행을 이행하 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홍 회장 측은 히 어로즈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집행 판 결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홍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대한상사중 재원의 판정은 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니고 있어 법원을 통해 중재판정을 강제 집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히어로즈 역시 홍 회장을 상 대로 ‘중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해 공방 2라운드가 시작됐다. 양측이 제기한 두 건 의 민사소송은 오는 6월 28일 첫 공판이 열 린다. 히어로즈는 ‘중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 한 이유에 대해 중재판정이 강행법규에 위 배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강행법규에 위배된다는 뜻은 ‘집행을 이행할 수 없는 것 을 명령했으므로 이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 이다.

 히어로즈가 말하는 ‘집행을 이행할 수 없 는 것을 명령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답은 히어로즈 구단의 지분 구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신주 발행해야”  vs “현금으로 갚을 것”

2012년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를 보면 히어 로즈의 주식 41만 주 중 이 사장이 66.83% (27만4000주)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돼 있다.

나머지는 남궁종환 부사장(4.88%, 2 만 주), 조태룡 단장(1.46%, 6000주), 차길진 구단주 대행(2.44%, 1만 주), 박지환 (24.39%, 10만 주) 등 4명이 나눠 갖고 있 다. 모두 개인 주주며 구단이 소유한 지분은 없다. 즉, 홍 회장과 체결한 투자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은 ‘서울히어로즈 구단 명의’ 인데, 구단의 지분이 없기 때문에 홍 회장에 게 양도할 주식이 없다는 얘기다. 히어로즈 측의 방침에 대해 홍 회장의 법 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신주를 발 행하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히어로즈 측은 “대한상사중재원이 언급한 주식 양도는 강 제 사항이 아니라 권고 사항일 뿐 히어로즈 가 주식 발행의 의무까지 진 것은 아니다.  또 신주를 발행하려면 이사회 등 내부 절차 를 거치지 않고는 법률적으로 강제할 수 없 다”고 반박했다. 히어로즈는 빌린 돈에 대해 서는 현금으로 갚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태평양의 안영수 변호사는 “지난 중재 분 쟁의 핵심은 주주 지위 여부로, 히어로즈가 홍 회장을 40%의 지분을 가진 히어로즈의 주주로 만들어 줘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판정해 홍 회장이 승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재판정부는 홍 회장 이 지출한 중재 비용까지 히어로즈가 모두 환급해 줘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러한 결정 은 히어로즈가 중재 신청 시 제기한 주장이 사실무근의 부당한 것이라는 점을 중재판 정부가 참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가 판정을 부 인하며 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러움 을 표명했다. 안 변호사는 “홍 회장은 진실 에 대한 논의 이전에 이런 일에 휘말린 것 자 체가 매우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급할 때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어떻게 이리 다를 수 있는지, 어려웠을 때 앞도 뒤도 안 돌아보고 무조건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사람 들이 이제 상황이 좀 나아지니까 그 돈의 성 격을 탈바꿈시키는 것은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사업은 절대 그런 식으로 하 면 안 된다며 안타까워한다”라고 전했다.


 “애초부터 경영 생각 없었다”

 이어 “히어로즈 구단이 중재원의 판정에 따 라 주식 40%를 넘기면 홍 회장은 구단 경 영에 참여하고 상황에 따라 최대 주주가 돼 주인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 견도 분분하지만 홍 회장은 당초 투자할 때 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구단 경영에 일절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왔고 실제로 관 여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의 분쟁이 격해진 데는 몇 가지 이유 가 있다. 히어로즈는 중재판정부의 판결 후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언론에 유포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12월 27일 보 도 자료를 통해 “대한상사중재원은 홍 회 장의 투자금에 대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구 단 내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히어로즈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아니라고 했다. 대한상사중재원으로부터 홍 회장의 넥센 히어로즈 주주 지위가 최종적으로 부 인됐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재원 의 판단과 상이한 해석이다.

 중재판정이 내려진 당시 히어로즈 측은 “중재판정부는 홍 회장을 구단의 주주로 인 정하지는 않았다”며 “홍 회장의 자금을 투 자금이라는 성격으로 해석했다면 당연히 그 의 주주 지위를 인정했을 텐데 실제로는 주 주 지위를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주주가 아닌 홍 회장에게 주식을 교부할 이유가 없다는 게 히어로즈 측의 주 장이었다. 이어 “중재원에서 홍 회장의 주주 지위를 부인한 만큼 주식 교부는 물론 주주 로 경영에 참가시킬 계획이 없다”고 말하며 히어로즈가 승소한 것처럼 알렸다.  

안 변호사는 “히어로즈는 홍 회장이 중재 과정에서 주주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며, 단지 중재 심리 과정에서 히어로즈가 주식 양도 의무를 불 이행해 투자 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됐 기에 홍 회장이 반대 신청을 주주 지위 확인 청구에서 주식 양도 청구로 변경하게 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히어로즈가 배포한 보도 자료를 보고 황당했다”며 “이 사장의 그러한 태도가 홍 회장을 더욱 화나게 했 다”고 전했다.

 그는 “홍 회장은 돈을 원하지 않는다. 훼 손된 명예가 문제다. 재외 동포 사업가로 저 명한 분이다. 그런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하고 투자했는데 결국 이런 모욕을 당하고 말도 안 되는 분쟁에 휘말린 것에 대해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 국의 사업가가 이런 식으로 프로 구단을 운 영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6월 28일 이들의 첫 심리가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히어로즈의 법적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에 수차례 취재를 요청했으 나 결국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다. 사건 초 반이어서 아직 말씀 드릴 내용이 없고 추후 판결로 말씀 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히어로즈 구단 역시 묵묵부답이다.
 


2008년 출범한 서울히어로즈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 2010년 3월 넥센타이어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출범식은 2010년 3월 5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자산 7000억 원 부동산 거부… 재계·정계 ‘맹활약’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홍성은(66) 레이니어그룹 회장은 미국 워싱턴·뉴욕을 비롯한 미국 내 5개 주에서 부동산 개발 업체와 30여 개의 호텔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성공한 이민 1세대’다. 명지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 햄버거를 굽던 그 청년이 현재 자산 규모 5억 달러(약 7000억 원)가 넘는 부동산 재벌로 성공했다. 그는 종합 휴양·레저 시설인 타미먼트 리조트 앤드 콘퍼런스 센터, 힐튼·베스트웨스턴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골프·스키장을 갖춘 수십여 개의 호텔 리조트 지사 및 자회사를 이끌고 있다. 미국 정부도 그의 성공을 인정했다. 성공한 이민자를 대상으로 주는 ‘엘리스 아일랜드상’을 받았다. 한국계 가운데 이 상을 받은 사람은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과거 수상자들이다.

해외 동포 사업가의 모임인 ‘세계한상대회’ 창설 주역이기도 하다. 2010년 대구 한상대회 때는 대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한상대회 고문단인 ‘리딩CEO(최고경영자)’ 멤버다.

또한 홍 회장은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백남준재단 전체를 인수, 일본 총독부에 있는 105점의 한국 문화재도 사들인 애국자이자 문화 예술 유산 지킴이로 통한다.

국내에서의 활약도 눈부시다. 2007년에는 사단법인 H2O청소년사랑품앗이운동본부로부터 제3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2008년 초에는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추진하는 유전 개발 등 약 17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권을 확보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2009년에는 인천시로부터 ‘인천광역시 국제고문’으로 위촉됐다.

정·재계에서는 홍 회장의 정체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사업이나 유전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홍 회장에게 끝없는 물음표가 던져졌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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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3-06-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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