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문화로는 성장 한계…전환 과정 진통 감수해야

[신현만의 CEO 코칭] 경영자들이 팀플레이에 목숨 거는 이유
Q 우리 회사는 개인주의 문화가 강합니다. 업무 특성상 혼자 일할 때가 많아 자연스럽게 개인주의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새로 구성하고 업무 시스템을 바꿔 협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은 함께 일하는 게 불편하기만 할 뿐 성과에 도움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합니다. 특히 성과를 잘 내는 고참 직원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협업 분위기를 깨고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을 축소하자니 당장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고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계속 방치하면 개인주의 문화를 바꿀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기업에서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혼자 일하는 것보다 성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함께 일하는 게 혼자 일하는 것보다 업무 효율성이 훨씬 높습니다. 굳이 함께 일할 필요가 없다면 수십만 명의 직원이 모여 일하는 기업이 존재할 이유도 없을 겁니다. 또 많은 비용을 들여 함께 일하는 직장도 만들 필요가 없겠죠. 이에 따라 함께 일하는 게 혼자 일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낮다면 아직 협업의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귀하 회사의 직원들이 혼란을 느끼고 불편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혼자 일하는 시스템에서 함께 일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과정은 직원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직원들은 오랫동안 혼자 일해 왔기 때문에 협업이 불편하고 효율도 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직원들이 협업에 익숙해질 때까지 혼자 일하는 것보다 실제로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협업이 익숙해지면 생각은 바뀔 것입니다.

둘째, 협업을 하는 이유는 혼자는 못해도 같이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은 혼자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혼자 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고 난이도가 높아지면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큰일을 하려면 여럿이 같이 모여 일해야 합니다. 조직이 필요하고 팀플레이가 불가피해지는 거죠.

예를 들어 혼자 애를 쓰면 작은 집 한 채는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십 층짜리 건물을 혼자 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가능합니다. 건설 회사는 많지만 모두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건설 회사는 아파트를 짓고 조그마한 다리를 놓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신도시를 짓고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세우지는 못합니다. 수많은 전문가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조사하고 작전을 짜야 수행할 수 있는 고난도 공사들이기 때문입니다.


클럽 축구와 국가 대표 축구의 차이는 신뢰
경영자가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회사의 업무 효율성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 자신의 꿈이 원대할 때 경영자들은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팀플레이를 위해 조직과 시스템을 바꿉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경영진이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에 차는 결과를 쉽게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들은 팀플레이가 잘될수록 성과도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팀플레이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팀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 부족 때문입니다. 팀플레이는 신뢰를 전제로 합니다. 자신이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저렇게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프로 구단들의 클럽 축구가 국가 대표 축구보다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팀플레이 때문입니다. 클럽 축구 선수들은 매일 작전을 짜며 연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동료에 대한 신뢰가 생깁니다. 동료들의 능력과 행동을 신뢰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가 대표 축구 선수는 능력이 최고 수준이지만 팀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같이 연습할 기회가 부족하다 보니 선수들이 서로 잘 알지 못하고 믿지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개인기에 의존하게 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료를 믿으면 자신의 업무에 더 충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료를 믿지 못하면 모든 일을 혼자 다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팀플레이에서는 그만큼 서로를 얼마나 믿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신뢰는 말을 넘어 조직과 시스템으로 구체화돼야 합니다. 신뢰는 동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선수와 감독, 부하와 상사, 직원과 경영진 간 신뢰도 중요합니다. 만약 직원들이 상사나 경영진을 믿지 못한다면 팀플레이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수가 감독을 믿지 못하면 감독의 뜻대로 뛰지 않을 것입니다.

작전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감독의 구상은 단순한 말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작전으로 구체화됩니다. 마찬가지로 팀플레이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는 조직과 시스템으로 구현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팀 성과를 위해 애썼는데 보상은 팀 성과가 아니라 개인 성과를 토대로 이뤄진다면 팀플레이가 잘 이뤄지겠습니까. 그런데 가끔 회사는 팀 성과로 평가를 보상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실제 보상은 개인 성과를 기준으로 진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보상한다면 아무리 회사가 팀플레이와 팀 성과를 강조하더라도 직원들은 자기 성과를 먼저 챙기려고 할 겁니다. 이에 따라 팀플레이가 정착하려면 경영진의 의지가 조직과 시스템에 반영돼야 합니다. 회사의 모든 것이 팀플레이에 적합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팀플레이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야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팀플레이 정착하려면 유능한 팀장 필요
팀플레이와 관련해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팀장입니다. 팀플레이가 성과를 거두려면 유능한 팀장이 필요합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팀장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팀원들은 모든 업무를 팀장과 협의하고 팀장으로부터 처리 지침을 받습니다. 또 업무 처리 결과를 팀장에게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팀장이 어떻게 조직을 이끄느냐가 팀 성과를 좌우하게 돼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만연된 조직에서 팀장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팀플레이로 전환된 조직에서 팀장은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이 때문에 유능한 팀장을 발굴하고 그들을 교육 훈련하고 그들에게 동기부여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자의 핵심 과제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팀플레이가 성공하려면 전환 과정에서 오는 부작용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팀플레이가 정착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성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상황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일시적 혼란과 그에 따른 성과 부진을 감수해야 합니다. 만약 CEO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직원들이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개인 성과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혹시라도 직원 가운데 회사의 방침에 위배되는 언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세요. 직원들에게 경영자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만드세요. 최악의 경우 성과를 많이 내는 고참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경영자가 추상같은 의지를 내보일 때 직원들은 비로소 자신의 행동을 바꾸기 시작할 겁니다.